아름다운 한글로 섬세한 감정을 담아낸 조선시대 시조, 문화 속 한글- 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2018년 9월 제62호

문화 속 한글, 아름다운 한글로 섬세한 감정을 담아낸 조선시대 시조

시조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정형시입니다. 고려 중기에 형성되어 조선 초기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본래 양반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여성(기녀)과  평민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답니다.

양반과 평민 모두가 지었던 국민 문학, 시조! 사대부를 중심으로 관습화된 시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던 기녀시조를 감상해볼까요?

동지(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니불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가운데 허리를 베어 내어 봄바람 이불 밑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고운 임 오신 날 밤이 되면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다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아, 내가 한 일이여! 그리울 줄 몰랐단 말인가? 있으라 하였더라면 구태여 갔겠는가? 보내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나도 모르겠구나.,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연희에서 사대부의 흥을 돋우기 위해 시작된 기녀시조는 여성의 섬세한 감성으로 사랑과 이별이라는 인간의 구체적인 내면을 표현했습니다.

더위가 꺾이고 밤이 깊어져만 가는 늦여름, 시조 한 편과 함께 감성의 더욱 깊은 곳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