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사진. 가장 왼쪽 상단에 국립한글박물관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그 밑으로는 파란색, 초록색, 분홍색, 주황색, 회색 등의 알록달록한 색의 말풍선으로 하나씩 등장한다. 그리고 말풍선은 ‘사투리는 못 참지’라는 글자로 변해 글자마다 다른 색으로 얽혀져 나타난다. 그림 아래로는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사투리는 못참지! 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그 옆으로는 2024. 4.19.~10.13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이라고 적혀있다.

기획 기사 <사투리는 못 참지!>
(4/19) 개막 준비,
어떻게 하고 있을까?

4월 19일, 국립한글박물관의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가 열립니다.
한창 전시를 준비 중인 문영은 학예연구사를 만나 전시의 내용과 준비 과정을 물어봤습니다.

Q.

전시 주제로 ‘방언’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립한글박물관의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인 만큼 우리 모두의 언어적 삶과 관련 있으면서 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의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주제를 고민했고 그 결과 ‘방언’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방언 화자입니다. 그래서 언어로 펼쳐지는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이번 전시의 콘텐츠이고요, 이를 기록으로 생생하게 남긴 한글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Q.

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방언’은 입말의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주제이지요.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드물고요. 그래서 문헌뿐만 아니라 음원, 영상,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내고 이를 전시 콘텐츠로 풀어내는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방언은 과거에 멈추어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변화하는, 살아 있는 말 그 자체이기 때문에 방언의 어떤 장면을 어떻게 포착해서 의미 있게 보여드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시 팀원들 모두가 유쾌하고 창의적이어서 김희수 과장님의 총괄 아래 재밌게 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남자와 여자 사진이 있다. 여자는 갈색 머리를 하나로 묶은 채로 남자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남자는 회색의 모자 위에 주황색 안경을 걸친 차림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 전시의 내용과 연출을 총괄하는 김희수 과장

다섯 명의 사람이 해변을 배경으로 서 있는 단체 사진이다. 가장 왼쪽의 여자는 양 손바닥을 편 채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옆의 남자는 안경을 끼고 브이 모양의 손가락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노년의 해녀가 어망을 들고 손가락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옆의 남자도 손가락 자세를 취하며 웃고 있다. 그 옆의 여자는 손바닥을 편 자세로 웃고 있다. ▲ 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문영은 연구사, 이강원 연구원, 이주원 연구원, 윤의랑 연구원

여자가 사무실에서 큰 화면으로 일을 하는 사진이다. ▲ 전시 공간을 설계, 연출하는 이보영 디자이너

여자가 사무실에서 큰 화면으로 일을 하는 사진이다. 화면 안에는 '사투리는 못 참지' 기획 전시의 포스터 그림이 있다. ▲ 전시 그래픽을 기획, 연출하는 이수지 디자이너

안개가 낀 것 같은 흐린 배경의 사진이다. 왼쪽에 바다가 있고, 가운데에 한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다. 그 옆으로는 트럭이 한 대 서 있다. 가장 왼쪽에는 여자가 한 명 서 있다. ▲ 전시 영상을 기획, 연출하는 이은솔 디자이너

Q.

관람객들에게 특히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이번 전시에서는 방언의 말맛과 다양성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들을 선보입니다. 과거에 녹음된 방언 화자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코너도 있고요, 팔도 화자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 「팔도의 말맛」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토박이분들을 찾아 ‘서울 토박이말’을 듣기도 하고요, 현장 조사를 통해 제주 해녀들의 말도 생생하게 담아왔습니다. 저희가 직접 발로 뛰어 만든 생생한 자료들이 많으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모자를 쓴 노년의 남성 네 명이 의자에 앉아 편 가르기 놀이를 하고 있다. ▲ 어릴 때 했던 편 가르기 놀이를 보여주는 서울 중구 토박이회 회원들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자가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들고 있다. 그 앞에는 하얀색 종이가 놓여 있다. 그 옆에 마이크가 달린 카메라가 놓여있다. ▲ 서울 토박이들의 사투리에 푹 빠진 문영은 연구사

바다를 배경으로 그물을 들고 출근을 하는 해녀들의 사진이다. 박숙희 해녀가 카메라 앞에 앉아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다. 옆으로는 다양한 사진들이 붙어있다. 카메라 뒤에는 사람들이 인터뷰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
망사리를 들고 있는 이희순 해녀와 전시팀 여자 직원의 사진이다. 이희순 해녀는 분홍 셔츠에 회색 웃옷을 걸치고 있다. 전시팀 여자 직원은 청바지를 입은 채로 웃고 있다.
▲ 1.해녀들의 왁자지껄 출근길 , 2.인터뷰 준비 중인 박숙희 해녀 , 3.전시팀에게 테왁과 망사리를 선물로 주신 이희순 해녀

Q.

전시 준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방언을 조사하고 연구하신 국어학자 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말씀을 나눈 것들이 마음에 깊게 남습니다. 이동 수단과 통신 매체가 발달하면서 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에 따라 각 방언의 특성 또한 중화되고 있습니다. 언어란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기 마련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방언을 조사하고 연구하여 기록으로 남긴 국어학자들의 노력과 흔적은 매우 값진데요, 이러한 것들을 전시에 보여주고 싶어서 선생님들의 연구실과 댁을 찾아다니면서 선생님들을 많이 귀찮게 했어요. (웃음) 오래된 녹음기와 녹아서 붙어 버린 테이프, 낡은 노트와 서류들, 가방에 내려앉은 뿌연 먼지들까지 선생님들의 삶이 담긴 눈물겹게 소중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언사전 또한 단순한 종이책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담긴 하나의 우주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시를 통해 여러분들에게도 생생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개의 방언 음성 테이프 사진이다. ▲ 방언 음성 테이프

노트에 적힌 방언 조사 기록의 사진이다. 글자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 방언 조사 기록

여러 가지의 일기장 사진이 있다. 방언 조사에 사용한 노트와 일기장 사진이다. ▲ 방언 조사에 사용한 노트와 일기장

Q.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요?

문화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방언은 우리말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언어적 자산입니다. 뱃속에서부터 들은 말, 나를 가장 나답게 우리를 가장 우리답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고요. 이 전시가 방언의 다양성과 가치뿐만 아니라 이를 보전하는 한글의 힘을 발견해 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낯선 저희에게 곁을 내어주시고 삶의 언어를 들려주신 제보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금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이번 전시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안내서뿐만 아니라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수어 해설 영상도 제공합니다.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국립한글박물관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4383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
대표전화 02-2124-6200, 단체 관람 02-2124-6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