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아 놀자
국립한글박물관 해설사,
목소리로 관람객과 만나다
코로나19로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온 지금.
국립한글박물관은 ‘거리두기’ 관람을 하며 전시 내용에 궁금증이 생기거나
보다 폭넓은 감상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음성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 해설을 준비했다.
가장 가까이서 관람객들을 만나는 해설사들의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 녹음 현장을 함께해 보았다.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전은 5월 15일 개막해 관람객을 맞았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대중가요 100년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로 모든 세대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자리이다. 개막과 함께 많은 이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지만,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한 휴관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전시해설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립한글박물관은 해설사와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마치 옆에서 말해주듯 전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비대면 전시 해설’을 준비했다. 지난 6월 29일, 한 녹음 스튜디오를 찾은 류순옥, 오용환, 박하늘, 이고훈 네명의 해설사 선생님 목을 가다듬거나 발음과 읽는 속도 등을 연습하며 녹음 준비에 집중했다. 이후 마이크 앞에 서서 관람객에게 보다 좋은 목소리, 보다 풍성한 전시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마음을 담아 각각 맡은 부분을 녹음했다.
모두가 숨죽인 녹음실 안에 각각 해설사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때론 명랑하게 깔리자, 즐거운 음악과 가지각색 볼거리가 다양한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 전시장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집중해서 경청하는 모습에서 전시에 대한 열정과 관람객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박물관에서 해설사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은 항상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전시의 맥락과 각각의 개별 유물을 이야기로 엮어 생생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혼자 볼 때와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해설사 음성해설 녹음을 준비한 이은희 담당자는 “움직이는 시간과 시선, 동선을 모두 고려하여 스토리를 만들었다”면서 해설사를 직접 만나지 못해도 옆에서 마치 해설을 듣는 듯 생생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박물관이 휴관중이지만 재개관을 하면 관람객이 즐겁게 전시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하루빨리 박물관이 관람객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치 심야 라디오 진행자처럼 잔잔하고 맑은 목소리로 녹음을 진행한 해설사 선생님들은 “대중가요 노랫말이 꼭 내 이야기 같아 가슴 찡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노랫말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직접 들려드리기는 어렵지만 음성 해설을 통해 관람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전시를 보며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 전시 음성 해설에는 전시 내용과 노랫말에 얽힌 재미있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각각의 개성 넘치는 목소리로 담겨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찍고, 약 40분 동안 해설사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