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아 놀자 ①
국립한글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은 생방송 중!
코로나 19로 인해 모두가 ‘처음’으로 겪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는 요즘,
국립한글박물관 교육 담당자들은 7월부터 비대면 원격 교육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박물관 교육이 만나는 교육 현장으로 찾아가 본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온라인 개학 실시와 연계하여 7월 한 달간 전국 초·중학교 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원격 교육을 운영했다. 학생들과의 실시간 참여와 소통에 중점을 두었으며 선착순 온라인 접수로 수강생을 받았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 19 장기화로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의 오프라인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학생들도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였다. 모두에게 새롭고도 낯선 환경 속에서 박물관 교육 담당자들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대안과 방법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고민의 일환으로 국립한글박물관 교육팀은 7월부터 온라인 개학과 연계하여 실시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비대면 원격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담당자들은 필요한 장비와 기기 작동, 방송 송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원격 형식에 맞춘 교육 내용을 기획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교육 운영진은 여러 차례 기획 회의를 거치며 신체 활동, 실험, 질문 제시 등 학생들이 화면에 지속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방법과 내용 구성을 세밀하게 고민하면서 여러 차례의 수정 작업을 거쳐 시나리오를 완성하였다.
7월 7일, 박물관 3층에 위치한 한글배움터 공간을 원격 교육 전용 공간으로 조성하여 진행한 첫 원격 교육 수업 준비 현장은 긴장감이 넘쳤다. 수업 2시간 전부터 대기한 담당자들은 장비를 켜고 기기 작동을 점검하고 소품들과 화면에 보이는 시각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으로 분주한 상황. 수업 1시간 전부터 도착한 교육 강사들은 밤새 외우고 연습한 시나리오를 다시 숙지하고 담당자와 함께 대본 리딩을 하며 자막 노출 시간과 강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맞추었다. 단어 하나까지 다시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수업 시간으로 접어든다. 수업 시작 1분 전,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교육 강사들은 화면 앞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대기 화면이 꺼지고, <한글 보따리> 수업에 접속하기 시작한 학생들은 박물관 담당자와 댓글 창을 통해 소통하기 시작하였다. 아침 일찍 교사의 사전 공지를 받은 학생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온라인 국립한글박물관 교육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어색하게 서로 안부를 주고받기도 하였으나, 방송이 시작하면 곧 교육 강사들의 질문에 답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며 활발히 참여하였다. 약 40분 동안 진행된 원격 교육이 끝나고 카메라는 꺼졌지만 학생들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댓글 창에서 오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7월 한 달 동안 진행된 초등학생 단체 대상 <한글 보따리 1, 2, 3>, 중학생 단체 대상 <노랫말에 몸을 맡겨봐!> 원격 교육 수업을 통해 전국 각지의 학생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에 접속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따라 박물관 교육은 현장의 수요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육 참여를 희망하는 누구라도 쉽게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접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낯설고 어려운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도 국립한글박물관의 교육 담당자들은 학생들에게 지성과 감성을 획득하고, 창작과 감상의 교류가 상호 발생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조만간 학교 교육 현장의 생생한 상황과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 교사들과 만나는 자리도 만들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국립한글박물관은 전국의 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한 원격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물관과 거리가 먼 곳에 있어도,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박물관 교육을 경험하고 한글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오프라인 현장 교육의 일시적인 대안이 아니라, 이제는 일상생활에 포함되어 버린 온라인 공간으로의 접속을 박물관 교육 영역의 확장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
원고 : 연구교육과 김서영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