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
2019. 4. 25. - 8. 18.
국립한글박물관은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첫 기획특별전으로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과 아들, 손녀 3대가 쓴 한글 자료와 생활 자료 200여 점을 한곳에서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덕온공주 관련 한글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2019년 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구입하여 이관해 준 자료 68점이 더해지면서 국립한글박물관은 왕실 한글문화 유산을 가장 많이 소장한 기관 중 한 곳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2019년 기획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2019.4. 25.-8.18.)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 집안의 미공개 한글 유산을 소개하는 두 번째 전시이다. 2016년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2016.9.13.-12.18)에서 아들 효명세자, 딸 명온·복온공주, 남편 순조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고 막내딸 덕온공주의 혼례를 홀로 준비하는 순원왕후純元王后(1789-1857)의 애틋한 모정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덕온공주德溫公主(1822-1844)와 아들 윤용구尹用求(1853-1939), 손녀 윤백영尹伯榮(1888-1986) 3대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글을 통해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따뜻한 가족 사랑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장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덕온,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에서는 덕온공주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친필로 쓴 우아한 한글 궁체를 만날 수 있다. 2부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하다’에서는 덕온의 양아들 윤용구가 여성들을 위해 한글로 편찬한 중국 역사서와 딸 윤백영에게 써준 여성 교훈서 등을 선보인다. 3부 ‘윤백영, 왕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다’에서는 덕온의 손녀 윤백영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한글 서예 작품들과 윤백영이 고증한 왕실 한글 자료에 대한 기록들을 소개한다. 덕온과 그 후손들이 왕실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옛 한글 편지의 특성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덕온공주의 친필이 대거 소개된다. 아버지 순조의 『자경전기慈慶殿記』, 여성을 위한 가르침 ‘규훈閨訓’을 비롯하여 『고문진보언해古文眞寶諺解』의 중국 명문장을 베껴 쓴 공주의 글씨들을 만날 수 있다. 덕온의 아들 윤용구가 고종의 명으로 편찬한 중국 역사서 『정사기람正史紀覽』, 중국 여성의 열전인 『동사기람彤史紀覽』, 모범이 되는 여성 이야기를 추린 『여사초략女史抄略』 등도 전시된다. 그 뒤를 이어 왕실 궁체가 현대 한글 서예로 이어지는 데 기여한 윤백영의 한글 서예 작품도 소개된다. 지혜로운 중국 여성 사도온의 전기 ‘사도온전謝道韞傳’, 효도에 관한 노래 ‘훈민가訓民歌’ 등 윤백영이 10대부터 80대까지 쓴 다양한 한글 서예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덕온공주 집안 3대의 한글 자료를 통해 가족 사랑의 마음을 한글에 담아 전하고 왕실 한글 유산을 소중히 지키고 가꾼 덕온공주와 그 후손들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
전시 구성
1부 덕온,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
2부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하다
3부 윤백영, 왕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다
[옛 한글 편지는 어떻게 쓸까]
[자료 소개]
『경뎐긔』: 덕온공주가 어머니 순원왕후純元王后(1789-1857)의 명으로 아버지 순조純祖(1790-1834)의 『자경전기慈慶殿記』를 한글로 쓴 것이다. 자경전慈慶殿은 정조正祖(재위 1776-1800)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惠慶宮 洪氏(1735-1815)를 위해 1777년에 창경궁 내에 지은 전각이다. 순조는 어머니 효의왕후孝懿王后(1753-1821)의 명으로 1808년에 자경전에 대한 유래 등을 적은 글 『자경전기慈慶殿記』를 지었다. 『경뎐긔』는 정조-순조-덕온공주로 이어지는 조선 왕실 3대의 효심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여사초략女史抄略』: 윤용구가 12세 된 딸 윤백영에게 한글로 써준 여성 교훈서이다. 중국의 수많은 여성 중에서 모범이 될 만한 30명의 인물을 골라 그 행적을 적었다. 주나라 문왕文王의 어머니 태임太任에서부터 명나라 말 궁녀까지, 조선 시대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여성 교육서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인물들이 수록되어 있다.
원고 : 전시운영과 고은숙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