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나누기 기획기사
오늘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한글 자판의 원형은 1969년 과학기술처에서 정한 ‘한글 기계화 표준 자판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글 자판 표준안 제정 50주년에 되는 2019년에 국립한글박물관은 상설전시실 테마전
“한글 타자기 전성시대”를 마련하여 정보화 사회로 가는 길목이었던
1970~80년대 한글 타자기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스피드시대의 필수품 한글 타자기
1970~80년대는 한글 타자기 전성시대였다. 이런 전성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 1969년에 시행된 타자기 자판 표준화였다. 타자기는 한글을 빠르게 입출력함으로써 한글 전용을 가능하게 했지만, 당시 타자기마다 자판이 달라 타자기 보급과 확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논의 끝에, 1969년 과학기술처에서 4벌식 한글 자판을 표준안으로 정하고 공무원 대상 타자경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타자기 사용을 권장함으로써 한글 전용을 가속화했다. 민간에서도 타자기 배우기 열풍이 일고 타자수는 인기 직업이 되었다. 타자기로 원고를 작성하는 작가와 저술가들도 늘어났다. 작가 한강(韓江, 1970~)의 아버지 한승원(韓勝源, 1939~)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서 타자기로 원고를 썼다. 이 전시에서는 한승원이 사용했던 타자기 외에 70~80년대에 실제 생산된 타자기, 타자기 교습 교재, 타자기 관련 광고 등 70~80년대 타자기 열풍을 체감할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된다.
한강을 세계적인 작가로 이끈 한글 타자기
2016년 5월 16일,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韓江, 1970~)은 어느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 타자기 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일상 속에서 문학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라고 밝힌 적 있다. 세계적인 작가 한강에게 영감을 준 한승원의 타자기와 타자기 원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7월 25일부터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 테마전 ‘한글 타자기 전성시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