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아 놀자
한글 관련 자료들이 가득!
국내 유일의 한글 전문도서관을 탐방해볼까
우리말글 도서를 찾는다면 한글도서관으로!
오늘 소개할 한글도서관은 한글과 한글문화 관련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전문도서관으로
2014년 10월 9일 국립한글박물관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다.
한글 전문도서관이라 왠지 딱딱한 책들만 소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박물관 방문자와 어린이를 위한 자료도 소장하고 있기에 관람객들이 꼭 한번은 들르는 곳이다.
그럼, 한글도서관을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국립한글박물관 1층에 자리한 ‘한글도서관’에는 월 평균 3,500~4,500명에 달하는 많은 이용자가 찾아온다.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모든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뿐만 아니라 국어 교사, 글꼴 개발자, 외국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어교사,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매일 이어진다.
한글도서관의 총 소장 자료는 23,361점·책(2020. 2. 29. 기준)으로 한글 관련 교양서와 연구서, 박물관 소장유물 및 전시·연구 관련 자료, 인문·문화예술 자료, 어린이 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자료는 서가 위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한글 사전이다. 한글 창제 이후부터 20세기 초까지 우리말 고어를 담은 『고어대사전』, 한글학회에서 지은 『큰사전』 같은 국어사전뿐만 아니라 『우리말 토박이말 사전』이나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 등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390여 종의 사전을 볼 수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이 뿐만 아니라 ‘한글 길잡이’ 서가를 운영하여 세종대왕, 훈민정음 등 한글박물관에 방문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한글 관련 주제를 한자리에 모아 손쉽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글박물관 발간자료’ 서가에는 박물관 전시도록 및 연구자료 등 한글박물관에서 발행한 자료들을 별도 비치하고 있어 개관 이래 전시 및 연구 자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외서 서가에는 한글 관련 외국어 자료 속에 다국어로 된 한국 전래동화 그림책이 눈에 띈다. 이 그림책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한국 전래동화를 한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자로 표기하여 자신이 배운 글자로 쉽게 읽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도서관하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한글도서관 ‘옛 한글책’ 서가에는 전시장 유리관 안에 있을 법한 옛 유물을 직접 만지고 읽으며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18종의 옛 한글책이 있다. 유물을 실제 유물과 거의 흡사하게 복제하여 제공하기에 이용자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서가 중에 하나이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자료는 1446년에 편찬한 훈민정음의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우리의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을 직접 살펴볼 수 있어 연령대를 불문하고 인기가 있다. 두 번째 자료는 조선시대 병학서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인 《무예제보》이다. 책에서 다양한 무기들과 병법을 그림으로 접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 번째 자료는 주시경 등의 국어학자들이 일제로 인해 사라져가는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고자 만든 <말모이> 원고이다. 이 자료는 영화 <말모이>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최근에는 방문자들이 <말모이> 원고를 먼저 알아보고 반가워한다.
또 한글도서관 기증서가에서는 옛 한글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영인본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주시경이 펴낸 『말의 소리』를 비롯하여 조선총독부가 펴낸 교과서 123책, 해방 후 한국전쟁기에 문교부가 주도하여 펴낸 교과서 164책, 한국전쟁 이후 시기의 교과서 118책도 살펴 볼 수 있다. 이 서가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서가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각 EBS와 KBS 등에서 한글날 방영한 한글 특집 방송을 DVD로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자료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열람신청서 작성 후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글도서관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책나눔장’ 행사도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이처럼 한글도서관은 한글 전문도서관으로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관람객에게 한글문화를 친근하고 다양하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한글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배운다. 이곳에서는 당연하다 느껴졌던 한글의 새롭고 흥미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을 탐구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한글을 이색적으로 체험해보고 싶다면 국립한글박물관 전시를 둘러보고 한글도서관을 방문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