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어떤 인물을 만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읽은 책과 그 책에서 만난 인물에게 쓴 한글 손 편지를 소개한다.
To. 제인 구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사는 개금초 2학년 박소희라고 해요.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동물을 좋아해서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을 읽다가 궁금한 내용이 있었어요. 침팬지가 무섭다고 들었는데, 제인 구달 선생님한테는 무섭게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러스티한테 어떻게 훈련을 그렇게 잘 시켰는지 너무 궁금해요. 제인 구달 선생님은 러스티한테 어떻게 훈련을 정말 잘 시킨 것 같아요. 저는 침팬지 인형 이름 주빌리를 정말 잘 지었고, 주빌리가 귀여워서 꼭 안아주고 싶었어요. 이 책의 좋은 점은 동물이 너무 귀여웠어요. 제인 구달 선생님은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인 구달 선생님이 어렸을 때 지푸라기에 숨어서 닭이 알을 어디로 낳는지 5시간 동안 보고 있다가 궁금증을 풀은 게 대단해요. 저라면 냄새가 나서 못 할 것 같아요. 저한테 물개 인형이 있어요. 이름이 달달이예요. 설탕처럼 하얗고 달콤해 보여서 달달이라고 지었어요.
저는 잘 때도 달달이랑 같이 자요.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토론해요. 저는 달달이가 너무 좋아요. 저한테 정말 소중한 인형이에요. 저희 집에 앵무새도 있어요. 한 마리는 초롱이, 한 마리는 예삐에요. 저는 앵무새들이 정말 귀여워요. 다른 동물들도 키우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커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왜냐하면 동물이 아픈 걸 싫어해요. 그래서 동물을 치료해 주고 싶어요. 저는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제인 구달 선생님처럼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제인 구달 선생님 나이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86세 라구요? Wow! 짝짝 제인 구달 선생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2019년 7월 24일 수요일 -소희 올림-
<제인 구달>은 익히 알려진 세계적인 동물 행동학자 구달의 인물전이다. 구달은 어릴 적부터 동물과 함께 지내고 마음을 나누며 마치 친구처럼 함께 자랐다. 이렇게 성장한 그는 당시 여성이 영국에서 아프리카로 떠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케냐에 머물게 된다. 그러던 중 인류학자인 리키 박사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침팬지 연구에 몰입하며 하루 12시간 이상씩 관찰을 통해 그 결과를 세상에 발표한다. 그것은 바로 초식동물이라고 알려졌던 침팬지들이 고기를 먹을 줄 알고 도구를 사용하며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후 1960년대에는 동물 행동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안타까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더욱 더 침팬지 연구에 몰입한다. 그 결과 ‘곰베의 침팬지들’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침팬지 관찰과 더불어 보호에 더욱 더 힘을 쓰게 됐다.
To. 짱이에게
짱짱이가 시장에 가요. 동생 팔러 시장에 가요. 뭐든지 다 파는, 길 건너 시장가요.
나도 동생 시윤이를 팔러가고 싶을 때가 있었어. 내 동생 시윤이도 느림보 거북이에다 꼼꼼하고 늦잠투성이... 고자질쟁이, 누가 해주는 걸 좋아하고 또, 울보에다 자기 마음대로 한다. 그치만 시윤이가 없다면 나 대신 버섯이랑 조개류를 엄마 몰래 먹어줄 사람이 없고 실뜨기를 같이 할 수도 없고 ‘빼빼로’도 같이 할 수 없게 된다. 짱짱이처럼 동생 때문에 힘들지만 짱짱이처럼 동생들을 사랑해. 참 난 시윤이,다현이 동생이 2명이야. 두 배로 힘들지만 두 배로 즐겁다. 우리 동생들과 잘 지내보자.
2019년 7월 25일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고 싶은 짱짱이에게, 소윤이가-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동생이 얄미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동생 싸게 팔아요>에서는 주인공 짱짱이의 이야기를 통해 마치 원수지간처럼 얄밉다가도 유일한 내 편이 되어주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이 관계를 잘 풀어내고 있다. 짱짱이는 고자질쟁이에 욕심꾸러기 먹보인 데다가 말썽 피우는 동생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뭐든지 다 파는 길 건너 시장에 내다 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빵집 아줌마는 빵 하나에, 꽃집 할아버지는 꽃 한 다발과 동생을 바꾸자고 하는 게 아닌가.
짱짱이에게 동생이란 거저라도 팔아버리고 싶은 존재였지만 이 과정을 거치며 엄마 놀이할 때 아기 역할도 시켜도 잘하고, 공주 놀이할 때 하녀가 되어주거나 이따금 심부름도 하는 동생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만복이에게
만복아, 안녕? 난 아영이라고 해~ 나도 너처럼 10살이야.
처음에 네가 맘에도 없는 욕이나 엉뚱한 나쁜 말들이 자꾸 나왔을 때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 하지만 만복이네 떡집이 생긴 후 네가 달라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 그 떡들이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게 신기했어. 그냥 평범한 떡이 어떻게 만복이 너의 입을 움직이고 다른 친구들의 마음까지 알게 해 준 것일까? 아마도 그 가게가 마법 가게였던 것 같아. 나는 만복이 네가 먹었던 떡 중에 바람떡이 가장 먹고 싶었어. 왜냐하면 바람이 내 몸속에 들어와 자꾸 간지럽힌다면 작은 미소와 함박웃음을 많이 지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만큼 좋은 일들도 많이 생기고 옆 사람들도 같이 실컷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서야.
만복아, 사실 나한테도 무엇을 할 때 시간을 끄는 습관이 있는데 ‘아영이네 떡집’이 생겨서 나의 안 좋은 습관이 고쳐졌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하지만 우리 동네는 그런 마법의 떡집이 없어. 그래서 나는 마법의 떡보단 왜 그런 떡집이 생겼는지 생각해보고 나 스스로 그 습관도 고치고 싶어. 만복아! 이제 너는 욕쟁이가 아닌 친구들에게 미소 지어주는 정말 좋은 친구야!
여기까지만 쓸게. 그럼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 안녕.
2019년 8월 6일 화요일
매미 울음소리 들리는 더운 여름날 -아영이가-
<만복이네 떡집>의 주인공 만복이는 부잣집 외동아들로 태어나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아이다. 부족함 없이 자란 만복이는 외모도 준수하고 공부도 잘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데, 그런 만복이 앞에 신비의 떡집이 눈에 띈다. 마치 마법이 서린 듯 입이 척 달라붙어 말을 못하게 되는 찹쌀떡은 착한 일 한개, 달콤한 말이 술술 나오는 꿀떡은 아이들 웃음 아홉 개라고 써져있는 떡집덕분에 만복이는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기에,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로 표현하곤 한다. 이 동화는 그것이 친구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마치 판타지 동화처럼 떡을 하나씩 먹으며 욕쟁이, 심술쟁이, 싸움꾼 만복이가 점차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