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한글
“이제는 게임에도 한류 바람이 분다고?”
세계인을 사로잡은 한국의 e-스포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한류’의 흐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의 게임과 e-스포츠가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e-스포츠를 하나의 문화로 소비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한국의 선수들, 그리고 한글에 대한 관심 역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은 명실상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불린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한국 e-스포츠 역사는 2000년대에 넘어와 세계 대회를 주름잡은 우수한 실력의 선수들을 배출하며 전설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e-스포츠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트렌드를 이끌 콘텐츠로 변화를 모색했다. 그 예로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 종목으로 진행되는 국내 e-스포츠 프로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LCK)’을 온라인 대회로 진행했는데, 총 463만여 명의 온라인 시청자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2%인 약 51만 명이 해외 시청자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사실 ‘롤(LoL)’게임하면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는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본명 이상혁)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페이커 열풍은 그의 조국 한국과 그가 사용하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켰다. 페이커의 중국 팬들은 그의 생일날 미국의 타임스퀘어에 생일 축하 광고를 걸기도 했고,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대형 스트리머들의 ‘페이커를 만났을 때의 반응’을 모은 영상은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러한 페이커의 영향력은 관광 상품으로까지 이어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e-스포츠 투어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e-스포츠계에서 갖는 영향력이 커지자, 이에 비례하여 한국문화와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해외의 게임 회사들은 게임 그래픽 내에 한글과 한국어를 삽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티에이(GTA)>시리즈에서는 ‘토끼머리’(미용실), ‘자연 미용’이라는 간판이 게임 배경에 등장했고,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에서는 서울 시내 한복판, 한글 간판이 즐비한 학원가를 재현했다.
짧은 한글 단어를 활용한 게임들 가운데 ‘오버워치’ 게임사의 한글 활용도는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오버워치의 사찰 맵에서는 ‘쓰러진 자들은 영원히 기억되리라’라는 한글 문장이 쓰인 비석이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뿐만이 아닌 시내 맵에서는 현실적이고 다양한 한글 간판이 눈에 띈다. 간판에 활용된 단어의 배치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모두 실제 있을법한 모습이다.<오버워치> 제작사인 블리자드는 이러한 맵을 만들기 위해 부산을 직접 방문하고 답사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코로나19로 인해 축구, 야구 등 모든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못했을 때, 유일하게 개막한 ‘e-스포츠’는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선수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이때. 전 세계에 e-스포츠 뿐 아니라 그 문화를 떠받치고 있는 ‘한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홍보 역시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본 기사는 세계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적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