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열풍이 프랑스에도 불고 있다.
2017년 프랑스 대학 입학 국가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에 한국어 과목이
정식으로 채택됐고, 프랑스 24개 대학과 전국 15개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는 등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 관심에 부응할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특별전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국립한글박물관은 9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주프랑스한국문화원과 함께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특별전을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제1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2016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글실험프로젝트는 한글의 조형성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글디자인의 발전 가능성을 실험해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이다.
프랑스에서 열린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특별전은 세 번째 한글실험프로젝트 시리즈에 속한다.
이번 특별전은 ‘형태’를 주제로 하며 한글 창제원리가 가진 조형적 특성 중 ‘조합’과 ‘모듈’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현재 디자인 및 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22개 팀의 작품 46점이 전시되며, 한글의 모아쓰기 방식에 대한 그래픽 실험, 한글의 유연성과 모듈적 결합방식 및 한글의 공예적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프롤로그 ▲1부 디자이너 세종 ▲2부 한글의 규칙과 질서 ▲3부 일상에 스며든 한글 등으로 구성됐다. 프롤로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노랫말부터 시작해 15세기 문자·언어생활까지 한글과 관련된 현상을 역순으로 모아 소개한다. 1부에서는 세종대왕의 문자 창제와 관련된 전시물을 볼 수 있으며 2부에서는 한글 고유의 형태 체계와 질서를 활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한글이 패션, 도자기 등 다양한 디자인 산업까지 확장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샤넬 한글 재킷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프랑스 대표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제작한 ‘샤넬 한글 재킷’도 전시된다. 카를 라거펠트는 지난 2015년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고 극찬한 바 있으며,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그가 디자인한 한글 재킷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샤넬’, ‘서울’ 등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 이 재킷은 2018년 프랑스 국빈방문 때 김정숙 여사가 착용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관람객들은 특별전에 방문해 재킷에 수놓아진 한글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 태싯그룹(Tacit Group)의 <모르스 쿵쿵(Morse ㅋung ㅋung)>
화려한 개막 기념 특별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전시 첫날에는 문화원 외벽의 대형 한글 프로젝션 맵핑과 어우러진 DJ 디디한(Didi Han)의 공연이 열렸다.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시된 태싯그룹(Tacit Group)의 <모르스 쿵쿵(Morse ㅋung ㅋung)>을 통해서는 오감으로 한글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는 한글 창제원리를 활용한 작품으로 글자 획이 바뀔 때마다 한글이 리듬을 만들어내 눈과 귀로 동시에 한글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 김명남 교수의 인솔하에
전시장을 방문한 베르사유 보자르 학생들
▲ 빅토아르 방과 후 학교 활동으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아이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시 연계 체험 활동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현지 담당자는 방과후 학교를 시행하는 파리 소재 유치원의 어린이들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문화 관련 협회, 샤넬,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등 협력 기관 관계자들의 관람도 이어지는 등 전시 내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단체방문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10월 21일(한국 시각) 기준 단체방문을 예약한 인원이 약 52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실험프로젝트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한글디자인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에 이어 계속해서 한글문화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