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한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한글의 매력에 흠뻑 취하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이 예술이라는 옷을 입었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주로 선보였던 ‘한글 패션’이 해외 유명 브랜드에도 등장해 패션계 인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한글의 그래픽적인 요소와 선의 아름다움이 예술, 패션으로 뻗어 나가 문화유산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전 세계에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한글은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하나의 문화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글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 문자로서의 가치를 넘어서 미적인 요소에 초점이 쏠리며 디자인과 접목한 것이다. 더욱이 브랜드 로고나 고유의 슬로건 등을 담은 레터링 패션이 유행으로 떠오르며 서양인이 보기에 ‘신선한 글자’인 한글이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먼저 벨기에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는 2018 봄/여름 컬렉션에서 한글 패션을 선보였다. 그는 크리스찬 디올의 예술 감독 출신으로,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독립 브랜드 라프시몬스와 캘빈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하고 있다. 당시 그는 ‘아메리카’라는 한글이 들어간 30만 원대 티셔츠를 공개했다. 그리고 아디다스와 만든 협업 운동화와 이스트팩과 만든 가방에 ‘자연이 빚은 상주곶감’, ‘삼도 농협’이란 한글이 들어간 보자기 원단을 포인트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고급 남성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2019년 처음으로 한글을 넣은 신제품을 전 세계에 내놨다. 가을 겨울 상품으로 브랜드 이름을 한글로 프린트한 점퍼와 니트를 선보인 것이다. K팝 열풍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디자인으로 활용했다고 알려졌으며 전 세계 매장에 설치된 화보에도 한글 의상을 입은 모델을 선택했다. 제냐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사르토리는 “한글은 에너지 넘치는 서울을 닮았다. 전통과 현대가 흥미롭게 섞인 서울 젊은이들의 태도, 재능, 예술적 자유, 문화적 움직임, 이 모든 쿨한 것이 한글을 통해 창의적으로 재해석 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계 디자이너가 많아진 것도 패션계는 물론이고 세계에 한글문화를 퍼트리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캐럴 림이 공동 디자이너인 뉴욕 브랜드 ‘오프닝 세레모니’와 뉴욕 출신 디자이너 김인태·김인규의 ‘이세’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닝 세리머니가 2017년 선보인 코리아 바시티 재킷(대학이나 운동팀이 입는 재킷)에는 ‘오프닝 세레모니’가 한글로 적히고, 태극기, 무궁화 등의 이미지가 새겨져 화제가 됐다.
또한 전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 중 하나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최고의 패션·이미지 박물관인 팔라초 모란도에서는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한글을 주제로 제작한 의상들을 선보여 현지 문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패션문화협회가 밀라노와 팔라초 모란도의 초청을 받아 주최한 ‘경계를 잇다: 한글 × 패션 아트’라는 행사였으며, 지난 2019년 7월에 진행됐다. 현지 기자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전시회를 둘러보며 한글 문자와 한글의 다양한 서체를 응용한 각양각색의 옷들을 진지하게 감상했다. 이 행사는 그동안 유례없던 한글 관련 전시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러한 최근의 시류를 반영한 한글과 미술의 만남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며, 이러한 시도의 결과를 지난 2019년 9월 9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을 개최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한글 창제 원리가 가진 조형적 특성 중 ‘조합’과 ‘모듈’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글자와 사물 간 연관 유희로서 ‘한글’을 바라보고자 하였다. 특히 한글과 패션의 접목을 꾀한 점이 눈에 띄었던 이 전시는, 오는 10월쯤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다시 개최해 문화와 인종,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본 기사는 세계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적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