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무더위로 인해 실내 생활이 불가피해진 요즘,
어린이들의 알찬 여름방학을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은 온라인 원격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진행되는 원격 수업 촬영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바쁘게 돌아가는
<예술로 온 한글 이야기> 원격 수업 촬영 현장을 탐방해보았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7월 28일, 여름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해 온라인 원격 수업 <예술로 온 한글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 수업은 광고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한글의 특징을 알아보는 내용으로, 일방적인 지식 전달형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하는 참여형 수업이었다.
촬영장은 실시간 온라인 원격 수업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화면의 배경을 합성할 수 있도록 마련된 초록색 벽지부터 카메라, 마이크는 물론 실시간으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커다란 모니터도 설치됐다. 수업에 사용될 소품 역시 촬영장 한쪽에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었다.
즐겁고 유익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강사들은 밝으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으며, 실시간 방송인만큼 실수가 없도록 방송 장비를 재차 확인한 뒤 담당자의 신호에 맞춰 원격 교육을 시작했다.
수업에는 시대별 광고 소품이 들어있는 세 개의 보따리가 활용됐다. 첫 번째 보따리에 들어있는 일제강점기 광고지와 신문에서는 일본어와 한글이 섞여 있는 모습을 통해 당시 시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보따리 속에서는 라면, 아이스크림과 젤리 포장지가 등장했다. 매운 제품은 불을 이용해 한글을 디자인한 것처럼 각 제품의 특성을 잘 반영하여 한글을 디자인한 것이 눈에 띄었다.
세 번째 보따리에는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상품점에서 판매하는 한글 디자인 상품들이 등장했는데, 한글의 조형적 특징을 활용한 ‘뽕’ 모양 병따개, 자음 ‘ㄹ’로 디자인한 주전자 등 기발한 소품들을 선보여 수업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흥미를 높였다.
그다음 한글을 직접 디자인해보는 시간에는 강사가 그린 한글 글꼴에 대한 아이들의 실시간 투표가 진행됐다. 글꼴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말에 아이들은 ‘칼날체’, ‘동글뾰족체’ 등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답을 채팅창에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원격 교육은 단지 듣고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채팅을 이용해 상호 소통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수업을 마무리 짓기까지 카메라 뒤에는 많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자료 영상이 화면으로 송출되는 동안 강사들은 곧 이어질 다음 수업 내용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마이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도 빠르게 대처해, 수업을 매끄럽게 이어나갔다. 강사들은 다채로운 자료를 통해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었으며, 아이들의 대답에는 환한 미소로 응답했다.
원격 교육을 담당한 성나래 연구원은 “온라인 원격 교육으로 인해 거리의 제한이 없어졌고, 익명으로 진행되다 보니 좀 더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온라인 수업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국립한글박물관은 현재 온라인 원격 수업만을 위한 온라인 방송실을 따로 마련해 본격적으로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며 원격 수업에 대한 국립한글박물관의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이 외에도 국립한글박물관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소설로 온 한글 이야기>, <우리 한글 멋지음> 등의 온라인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난히 뜨거운 올해 여름, 국립한글박물관 원격 수업과 함께 시원하고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기를 추천한다.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시작했는데요. 박물관에서 직접 만나진 못해도 다양한 환경의 친구들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고, 또 수업을 통해 한글의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서로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친구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즐거웠어요. 대면 교육을 할 땐 일방적으로 수업이 흐를 때도 있었는데, 온라인은 실시간으로 의견을 들으며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박보람 교육 강사
여름방학 온라인 원격 수업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들어와요. 그래서 채팅창을 주의 깊게 보고 아이들의 수준을 빨리 파악한 다음, 거기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했어요.
여름방학 온라인 원격 수업을 진행하면서 앞으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친구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국립한글박물관을 몰랐던 친구가 수업을 듣고 한글박물관에 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오재은 교육 강사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작가로 활동하면서 강의도 병행하고 있어요. 이번 원격 수업에는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제가 한글을 직접 그리는 모습을 수업 과정에 넣었습니다.
수업과 관련해 글꼴 디자인 활동지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만든 활동지 속에서 기발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온라인 수업에서도 표현에 옳고 틀린 것은 없으니, 친구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고 당당하게 펼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경민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