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서운 추위가 우리 곁을 서성이고 있는 2월,
여전히 야외에서 활동하기에는 쉽지 않은 날씨이다.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아쉬운 요즘,
갑갑한 집안을 벗어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한박웃음이 관람객의 소중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줄 특별한 박물관 관람길을 함께 살펴보자.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놀며 한글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인 한글놀이터가 대표적이다. 아침, 점심, 저녁 세 공간으로 나뉜 한글놀이터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알록달록한 한글 젤리 캐릭터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인터렉티브 체험물이 설치되어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디지털 한글 간판 만들기, 음성 인식 기술과 영상 기술을 접목한 체험 등을 하면서 오감을 활용해 한글을 배울 수 있다.
한참을 신나게 뛰어놀았다면 도란도란 쉼터를 방문할 차례다. 따스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된 이 공간은 이름처럼 부모와 아이가 편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쉴 수 있는 곳이다. 쉼터 한편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한글 도서와 독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놀이의 연장선으로 자연스럽게 한글 도서를 접할 수 있다.
실내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박물관 건물 앞 잔디마당과 용산가족공원에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직은 겨울의 모습이 완연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잠시 산책을 즐기다 보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지하철을 이용해 박물관에 간다면 역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길인 박물관 나들길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 방문하는 설렘을 한층 더해주는 나들길을 지나 경치를 마음껏 감상하며 걷다 보면 한글 모음의 제자 원리인 천지인을 형상화한 한글박물관 건물을 볼 수 있다.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시는 과거 여성들의 삶과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표현한 내방가사를 소개한다. 친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며 당시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발견하고 우리의 삶과 비교하다 보면 즐거운 추억이 켜켜이 쌓일 것이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박물관을 나서기 어쩐지 아쉬운 기분이 든다면 2층 카페 옆 문화상품점을 들러보자. 이곳에는 한글과 관련된 다채로운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상품은 컵, 손수건 등 생활 도구부터 어린이용 한글 교육 도서까지 다양하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발간한 소장자료 총서와 도록은 물론 한글 창의 산업·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함께 준비되어 있으니 한글박물관에서 보낸 특별한 시간을 되새겨 보길 추천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대표 전시실인 상설전시관은 이번에 새로 개편되어 ‘훈민정음’을 주제로 전시공간이 꾸며졌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한글 유물들은 물론, 직접 만져서 체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북(글자와 그림이 움직이는 책)이 설치되어 있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관람객은 전시장을 돌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글의 변화를 맘껏 즐길 수 있으니 홀로 방문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상설전시를 마치고 기획전시를 관람하기 전, 지쳐있다면 2층에 마련된 카페에 방문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전시의 여운을 만끽하는 것도 국립한글박물관을 즐기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전시를 관람한 뒤 한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면 박물관 1층에 있는 한글도서관에 방문하면 된다. 도서관에는 한글에 대한 도서 및 영상 등의 자료가 모여있다.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아놓은 ‘한글길잡이’ 서가는 한글도서관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조선어학회’, ‘한글 서체’ 등 한글 관련 주제에 관심은 있었으나 어떤 자료를 살펴보아야 할지 몰랐다면, 길잡이 서가가 유용할 것이다. 고요한 도서관 속에서 한껏 책 내음을 맡으며 한글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 밖에도 박물관 곳곳에는 관람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관람하다 지친 관람객들을 위한 한글박물관의 섬세한 배려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한숨 돌리고 싶다면, 한박웃음이 제안하는 관람길을 따라 2월의 한글박물관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