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참여 행사

  • 한박웃음
    소식지의 이름 ‘한박웃음’은
    2018년 공모전에서 당선된 이름으로
    ‘함박웃음’에서 착안한 이름입니다.
    ‘한박웃음’에서 ‘한박’은 국립한글박물관을
    의미합니다.
    ‘한박웃음’의 글씨는 ‘민체民體’로 유명한
    여태명 교수님께서 만들어주셨습니다.
기획기사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강정원 관장 사진이다. 안경을 쓰고 있는 강정원 관장이 팔짱을 끼고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 검은색 터틀넥과 짙은 남색 정장을 입었으며 오른쪽 손에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 그의 뒤에는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 작품 중 하나인 훈민정음해례본 원형 33장을 활용한 설치 조형물이 놓여 있다.

기획 기사 소통하는 박물관,
한글을 더 가깝게
강정원 관장이 전하는 2025년 청사진

국립한글박물관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공사 후 10월 재개관을 앞둔 박물관은
한글의 가치를 국내외로 확산하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려 합니다.
강정원 신임 관장은 직접 재개관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안전하고 혁신적인 박물관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전시, 교육, 그리고 세계화를 아우르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한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현대성과 미래를 동시에 담아낼 국립한글박물관에 대해
관장님의 목소리를 담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새로운 관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특히 박물관 개관 10주년을 지나 2025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박물관을 이끄시게 된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박웃음 구독자 여러분! 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먼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한글과 한글문화를 확산하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근무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자긍심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년 개관한 후 지난 10년간 정말 많은 일을 해 왔습니다. 약 88,000의 유산 수집(보물 11점), 기획전시 31회, 국내외 순회전시 30회, 맞춤형 교육 312,733명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한글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도전 의지도 생깁니다.

우선 2025년은 교육 공간 증축 공사와 재개관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비록 증축 공사로 불가피하게 휴관 중입니다만, 박물관의 기본적인 기능은 계속 유지해야 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역량을 축적하고 내실을 기해야 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박물관은 자료 수집과 관리-연구-전시-교육 등 다양한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제공되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박물관 현장에서의 전시, 교육은 어렵더라도 그동안 선보였던 한글문화유산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과 가치를 지역과 세계로 확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 박물관은 고객 중심의 문화서비스, 지역 균형발전, 해외 한글 가치 확산, 인공지능(AI) 시대 대비라는 4가지 방향에서 운영해 나가려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시설 개선 공사가 완료되면 관람객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건물 공사 현장 앞에 흰색 안전모를 쓴 두 사람이 서 있다. 검은색 롱패딩을 입은 남성은 공사 중인 건물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고, 노란색 작업복을 입고 있는 강정원 관장은 그의 얘기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박물관 증축 공사를 계획대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박물관을 찾고자 하는 관람객을 빨리 만날 수 있으니까요. 먼저 이번 공사를 통해 교육 공간이 대폭 확충됩니다. ‘한글놀이터’가 어린이 취향을 저격하는 공간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외국인의 교육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교육 공간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공감각 체험실, 유아 체험실, 외국인 교육체험실과 같은 맞춤형 교육 전용 공간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공감각 체험실은 장애인의 관람을 지원하는 음성해설, 다감각 교구재 등이 설치됩니다. 국민 ‘모두’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을 갖추게 되는 거죠.

둘째, 한글전문도서관도 한글의 다채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합니다. 체험형 큐레이션 공간, 어린이 독서 공간을 확충하고, 무장애 환경으로 조성합니다. 아울러, 지난 2022년에 개편한 상설 전시도 한글의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한글의 기계화, 정보화 등의 내용을 보강하여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2025년에는 어떤 전시를 통해 한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새롭게 준비 중인 특별전이나 기획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올해는 지역 전시를 확대합니다. 그동안 한글박물관 학예연구관과 연구사들이 열정을 쏟아 준비했던 훌륭한 전시들을 지역을 순회하면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우리 언어의 근간을 이루는 방언의 의미를 조명한 <사투리는 못 참지!>는 강릉과 제주에서, 일제 강점기 어린이의 우리말과 글 교육에 크게 기여한 한글 잡지 『어린이』를 다룬 <어린이 나라>는 공주와 구미에서, 근대 시기 한글의 변화상을 디자인 작품으로 풀어낸 <근대한글연구소>는 김포와 부산에서 관람객을 만나, 한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조명합니다.

이와 함께 재개관을 기념하는 기획특별전 <제5회 한글실험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글을 쓰는 도구의 시대적 변화와 창작 도구로서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한글이 지닌 문자적 질감과 언어적, 디자인적 가치 발견하는 내용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이 기획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협업하여 한글 산업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고자 합니다.

한글 교육과 체험 행사는 박물관의 핵심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5년에는 어떤 교육으로 관람객들에게 한글의 매력을 전달할 계획인지, 특히 새로운 접근 방식이나 대상층에 맞춘 교육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대 박물관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기능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박물관에서 유아, 다문화가정, 외국인에 특화된 10종의 새로운 교육을 개발하였고,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합니다. 현재 박물관 공간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늘봄학교, 다문화센터, 국제어학원, 특수학교 등 국내와 국외 찾아가는 한글문화 교육을 대폭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원격 교육도 총 8종(외국인2, 초등 5종, 방학 가족1)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지역 전시와 함께 교육과 문화행사도 지역으로 확산합니다. 세종시에서 한글박물관의 대표 콘텐츠인 한글놀이터를 상설 운영하고, 창원(진해군항제)과 순천(푸드앤아트페스티벌)에서 지역축제와 연계한 한글문화 강연과 문화예술 공연, 한글체험 부스를 진행합니다.

박물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하면서 공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강정원 관장이 국립한글박물관 유리 진열대에 전시된 유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뒤쪽에는 ‘왕이 쓴 한글 편지들 보존, 「정조한글편지첩」 등 한글 유물 관련 전시 패널이 걸려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년 개관 이후 88,892점의 한글문화자원을 수집하였고, 박물관 활동 기록 및 국내외 한글과 한글문화 관련 기록물 40만 점에 달하는 아카이브를 구축해 왔습니다. 또한 한글문화유산의 수집 정책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수장여건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자료 수집과 보존은 매우 중요한 박물관의 역할이지만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소장자료, 고화질 사진 등 문헌의 원문과 해제·현대역 등에 최적화, 고도화된 디지털한글박물관을 2월 중에 개편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아카이빙과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문체부 소속 기관들과 협력하여 파주 박물관 클러스터 내에 통합수장센터를 건립하여 부족한 수장공간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한글문화유산 수집·관리·대국민 서비스를 통해 국립한글박물관의 외연확장에 노력하겠습니다.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드라마, 영화, K-팝 등 우리의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K-컬처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은 클래식 음악과 문학 등 순수예술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올해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한 것은 보면 알 수 있죠. 한류 확산과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결합하면서 한식을 비롯한 생활 문화, 우리말과 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한국어 학습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어요. 세종학당의 통계에 따르면 24년에만 88개국에서 21만 명, 누적으로는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학습하고 있고, 상기 수강 대기자 수도 15,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 한글박물관이 개최한 한글 사진·영상 공모전에도 외국인 응모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박물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한글의 탁월성, 과학성, 조형성은 물론이고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할 때 품었던 정신, 애민정신, 실용정신, 자주성을 함께 세계와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문체부 소속 해외문화원, 세종학당 등 국제문화교류 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할 것입니다. 둘째, 해외에서 공감을 끌어내기 유리한 한글 디자인 주제 전시를 개최하여 해외 현지인에게 한글과 한글문화의 가치를 전파하고, 셋째 해외 한글 수요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한글 교구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조선 후기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의 생각과 삶을 주체적으로 표현한 문학인 ‘내방가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여 우리 한글문화유산의 저력을 알리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글과 관련된 국제 네트워크나 해외 기관과의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ICOM 한국위원회와 협력하면서 국제박물관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에도 제3회 포럼을 개최하여 언어 문자 관련 박물관뿐 아니라 국제 박물관들과 공통된 의제를 논의하며 교류 협력의 지평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우리 박물관은 7개 국가 소재 문화기관과 업무협약을 추진해 왔는데 내실을 기하면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협약을 맺은 기관과 교류 전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매력적인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향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검은색 소파에 앉아 있는 강정원 관장이 앞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한글의 창제 정신 중 하나는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백성들이 한자를 배우기도 어려웠고, 당연히 자기 생각을 글로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던 거죠. 우리나라가 문맹률이 낮고,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글 창제의 영향이 큽니다.

홍보는 우리 박물관의 일을 국민이나 관람객에게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계속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박웃음도 소통의 도구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누리 소통망(SNS)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람객의 소리가 반영되도록 운영되어야 합니다. 사실 제가 공직 생활을 처음 한 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이고 처음 맡은 업무가 박물관신문 발행, 관람객 만족도 조사, 언론 홍보였습니다. 문체부에서도 국민소통실과 대변인으로 재직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체감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살려서 국립한글박물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어떤 경험과 가치를 얻길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존 F. 케네디 (John F. Kennedy)는 “박물관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명을 정의하고 미래를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글과 관련된 유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과학기술, 디자인, 산업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오늘의 한글, 그리고 미래의 한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관람객들께서 한글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를 만들어 낼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받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느끼시길 바랍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전시, 교육, 문화행사를 통해 관람객이 그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복합문화시설입니다. 방문객들께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시기, 문자사용 방법 등이 기록으로 남은 문자인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면서,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글과 국립한글박물관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04383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
대표전화 02-2124-6200, 단체 관람 02-2124-6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