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2017. 10.

어린이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어린이 해설사가 들려주는 상설전시 해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한글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매년 국립한글박물관에 찾아오는 수많은 어린이 관람객들은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떤 것을 궁금해 할까? 이 질문에 대해 가장 명쾌한 답변을 줄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어린이일 것이다. 한글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누구보다 상세하고 친절하게 전시장을 소개해주는 어린이 해설사의 활동이 시작됐다.

어린이에게 꼭 맞는 해설은 어린이가, 어린이 해설사 운영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박물관 유물에 대한 새로운 해설을 제공하고자 어린이의 눈높이로 보는 <어린이 해설사 상설전시 해설>을 진행한다. 박물관은 지난 8월 전시관 내 주요 유물을 안내하는 어린이 해설사를 양성하기 위해 한글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교 5~6학년생을 선발하여 약 두 달여간 한글 유물, 전시 해설 방법 등에 대해 공부하고 실습 교육을 받았다.

한글박물관의 어린이 해설사로 선발된 총 8명의 어린이들은 지난 9월 23일 첫 번째 실습 활동을 시작으로 10월 8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주 일요일마다 직접 해설사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한글날 행사가 열리는 10월 8일과 9일 양일 동안에는 어린이 해설사의 특별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해설의 출발은 《훈민정음》

“안녕하세요, 국립한글박물관에 오신 것을 확인합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을 기념해 2014년 10월 9일에 개관했습니다. 저를 따라 세종 <어제서문>, 《훈민정음해례본》, 《훈민정음》 제자원리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어린이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장 내부로 들어선 관람객들은 세종대왕이 우리에게 준 커다란 선물, 《훈민정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 만나본 어린이 해설사의 능숙한 해설에 “와 잘한다!”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관람객들은 어린이 해설사의 물 흐르는 듯한 안내를 따라 한글 창제의 원리를 배워나갔다.

▲ <세종 어제서문>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관객들

▲ 전시해설사와 함께 공부하는 어린이 해설사

조선 시대에 한글은 어떻게 사용됐을까? 생활 속으로 파고든 한글

▲ 《용비어천가》에 대해 설명하는 어린이 해설사 “《용비어천가》는 집현전의 7인의 학자들이 함께 만든 책으로, 《훈민정음》이 우리나라 말에 합당하게 쓰일 수 있는지 실험한 것입니다. 《용비어천가》의 2장을 함께 살펴보시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기에,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 성하도다.’라고 적혀있습니다. 한자와 같이 쓰인 1장과는 달리 2장에는 오직 한글만이 쓰여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 어린이 해설자에게로 안내 순서가 옮겨가자 관람객들은 자연스레 눈길을 돌렸다. 두 번 해설사는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 《삼강행실도》 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관람객들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난 한글의 모습을 살펴본 뒤 한글의 근대화를 살펴보는 ‘근대의 물결과 마주하다’ 코너로 이동했다.

한글의 근대화 보여주며 마무리된 해설

“딱지본 소설은 어린아이들이 갖고 노는 딱지처럼 표지가 알록달록하다 해서 딱지본이라 불렸습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춘향전》 다양한 제목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고, 한글을 보급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날의 마지막 코스는 한글의 근대 출판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딱지본 소설’과 한글 타자기로 대변되는 한글의 기계화를 알아보는 순서였다. 기계식 인쇄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각종 한글 신문과 잡지류, 소설 등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나오게 된 근대 한글의 발전상을 보여주며 해설은 마무리됐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이정희 씨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해설사들이 또박또박 설명해주는 유물들의 특징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며 “어린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되는 만큼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의 이은희 담당자는 “어린이 해설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안내할 수 있도록 두 달가량 열심히 교육했다”며 “우리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격려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한글의 근대화를 이룬 한글 타자기를 돌아보는 관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