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제57호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문화 속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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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왕실의
한글 편지 (1) 정조의 편지 문화 속 한글
  •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은 조선 22대왕 정조가 직접 쓴 한글 편지를 모아 만든 어필첩입니다.
지난 3월호에서 소개한 정조의 어린 시절 한글 편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왕위에 오른 이후의 한글 편지들을 소개합니다.
  • 1. 정조의 편지 
(봉투) 홍 참판 댁에 삼가 편지 드림
섣달 추위에 평안하신지 문안 알고자 합니다. 저번에 들어와 계실 적에 뵌 일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세찬 몇 가지를 보내오니 수대로 받으시고 최대에게도 주셨으면 합니다. 경황이 없어 잠깐 적사옵니다.
납월 념일 (12월 20일) - 이 편지는 12월에 쓴 편지로 새해 선물 목록이 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종류와 수가 꽤 많은 편인데 정조는 큰외숙모께 수대로 선물을 받되 최대에게도 나눠주기를 부탁하였다.
  • 2. 정조의 편지
(봉투) 국동에 즉시 바침
요사이 몹시 더운데 기후 평안하신지 문안 알고자 합니다. 어머님 환갑 생신을 하루 앞두고 있으니 제 심정의 경축하고 기쁘고 다행함을 어찌 다 적겠습니까? 날씨가 매우 덥사오니 들어와 기운을 잃으실 듯하여 삼제 다섯 첩을 보내오니 들어오시기 전에 잡수시고 들어오셨으면 합니다. -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하루 앞둔 1795년 6월 17일에 쓰인 편지이다. 조선조에서 자궁(慈宮)이 환갑을 맞는 경사는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이로 인한 정조의 감격스러운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 3. 정조의 편지
(봉투) 국동에 전달하여 바침. 삼가 봉함.
새해에 기후 평안하십니까? 문안 알고자 하오며 마마께서 아주 평안하시니 제 심정에 경사스럽고 다행하게 지냅니다. (큰외숙모님께서) 올해는 칠순이시니 희귀하여 먹을 것을 보내었는데 보셨사옵니까? 수영이는 새해부터 쾌히 낫기를 바라며 마음 졸입니다. 너무 경황이 없어 잠깐 아룁니다.
무오 정월 삼일 (1798년 1월 3일) -이 편지는 정조가 47세일 때 큰외숙모께 보낸 것으로 혜경궁 홍씨의 안부도 함께 전하고 있다. 내용 중 등장하는 정조의 외사촌 홍수영(1755~1798)은 안타깝게도 이 해 7월 15일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 지금까지 살펴본 정조의 한글 편지들은 18세기 국어의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연령대에 따른 한글 필체 변화까지 살펴볼 수 있어 그 가치가 뛰어납니다.
외가 식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편지 내용에서는 정조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정조어필한글편지첩》을 만나 보세요.
문화 속 한글의 지난 기사
문화 속 한글의 지난 기사
[2018. 03. Vol.56] 조선 왕실의 한글 편지 (1) 정조의 편지
[2018. 02. Vol.55] 한국의 겨울 문학,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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