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조혜란, 보리, 2007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는 제비 오는 봄날에 반찬거리를 구하러 들로 산으로 갯가로 뛰어다니는 일곱 살 옥이와 옥이 할머니 이야기이다. 쑥개떡, 엄나무 순, 고사리나물에 얽힌 엉뚱하고 재미있는 내용, 노랫말 같은 대화 글과 화사하고 정겨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나물의 향취가 책 밖에까지 풍기는 듯하다.
할머니는 손녀 옥이에게 ‘맛난 반찬 귀한 반찬’ 해주려고 산으로 들로 갯가로 시장을 활보한다. 할머니는 향긋한 쑥을 캐서 쫀득쫀득 쑥떡을 만들고, 뾰족뾰족 엄나무 순을 따서 쌉쌀한 엄나무 순 쌈을 만들고, 고불고불 고사리를 꺾어 고소한 고사리나물을 만든다. 옥이와 할머니는 맛난 반찬 귀한 반찬을 동네 이웃들과 나누어 먹고, 남은 봄나물을 시장에 가서 손님들에게 팔며 알콩달콩 살아간다.
옥이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소박하고 정직하게 오늘을 살아간다. <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으러 간다!>는 갈수록 척박해지는 이 시대에 우리와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공동체의 가치와 소중한 자연의 모습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담은 그림책이다.
옥이에게
- 이채민(대상) -
옥이에게
옥이야, 안녕? 나는 대구에 사는 채민이라고 해. 요즘 어떻게 지내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할머니는 건강하시지? 할머니와 여름방학은 잘 보내고 있지?
나는 잘 보내고 있어. 옥이야,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내 동생 채원이도 네 팬이야. 특히 <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으러 간다!> 책의 내용을 다 외웠어. 그것도 글자를 모르는 데 말이야!
내가 어렸을 때 ‘일곱 살 옥이 언니’처럼 하고 싶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산에 갔어. 쑥도 뜯고, 고사리도 꺾고, 꽃밥도 만들었어. 나는 쑥 뜯는 것 보다, 고사리를 꺾는 게 더 재미있었어. 고불고불 올라온 고사리를 톡! 톡! 꺾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 동생들과 누가 더 많이 꺾는지 내기도 하고, 고사리 꽃다발을 만들어 할머니께 선물로 드리기도 했어.
이번 여름에도 앵두랑 오디 따러 갔니? 나도 앵두랑 오디 직접 따 보고 싶어. 다음에 갈 때는 나도 데려가 줄래? 내가 사는 대구는 무척 더워. 너는 바닷가 마을에 살아서 좋겠다. 그런데, 옥이야 여름에 더워도 아이스크림은 하루에 하나만 먹어. 나도 네가 사는 바닷가 마을에 놀러 가서 여름에는 물놀이하고, 겨울에는 함께 굴 캐고 싶어.
옥이야, 나는 네 학교생활도 궁금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니? 할머니와 친구들에게도 안부 전해줘.
-2019년 7월 31일 대구에서 너의 친구 채민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