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관련된 자료가 총망라된 이곳,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도서관.
2014년에 개관한 이후로 한글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꼭 들르는 인기 장소 중 하나다.
도서관 내에는 다양한 코너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시선이 쏠리는 곳이
바로 특별한 전시공간인 ‘한글길잡이’ 서가다.
이번 ‘이달의 박물관’에서는 한글도서관 속 한글길잡이 서가에 대해 소개한다.
한글길잡이 서가는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도서관이 한글 관련 주제로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먼저 주제를 정한 뒤, 관련 도서·비도서 자료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서가에 전시한다. 또한 전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과 자료목록을 정리한 유인물도 제공한다.
2019년부터 시작된 한글길잡이 서가 전시는 2019년 ‘세종대왕’, 2020년 ‘훈민정음’을 주제로 진행됐다. 그리고 2021년 올해 한글길잡이 서가의 첫 전시 주제로는 ‘조선어학회’가 선정돼, 지난 1월 19일부터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어학회는 일제 강점기인 1931년 우리의 말과 글을 연구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로, 처음 명칭은 ‘조선어연구회’였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기관지 《한글》을 발행했으며, 1931년 이름을 조선어학회로 바꾸고 1933년 오늘날 한글 표기의 기준이 되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했다. 현재는 ‘한글학회’가 조선어학회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를 관람할 때 가장 좋은 점은 바로 조선어학회에서 발간한 책을 당시 내용 그대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가에는 조선어학회에서 만든 《한글 첫 걸음》, 《중등국어교본》, 《큰사전》 등의 영인본이 구비되어 있어 직접 그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더불어 최현배, 주시경 등 조선어학회 관련 인물들에 관한 폭넓은 주제의 자료도 볼 수 있다.
▲ 영인자료 ▲ 조선어학회 관련 전문 서적들 ▲ 조선어학회 관련 아동 도서들
서가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조선어학회 관련 논문이나 백과사전 등과 같은 전문 서적에서부터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물론,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아동 도서까지 구비돼 있다. 때문에 한글과 조선어학회에 관심이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한글길잡이 서가에서 관련 자료를 즐길 수 있다.
현재 한글도서관은 서가 전시 자료를 포함해 조선어학회 관련 도서 68책, 전자책 11책, 비도서 자료 4점 등 총 83책·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모든 자료는 한글도서관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조선어학회 전시는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7월 1일부터는 ‘한글 활자’와 관련된 자료가 서가에 전시될 계획이다. 이후에도 ‘한글서예’, ‘한글과 불교’, ‘한글과 서양종교’ 등 다채로운 한글 관련 주제로 서가가 꾸며질 예정이다.
한글길잡이 서가 외에도 한글도서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전시 공간이 있다. 바로 ‘옛한글책’ 서가다. 이곳에는 한글 고서를 실제 모습 그대로 재현한 영인본이 전시돼 있다.
옛한글책 서가에서는 1911년부터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주시경, 김두봉 등과 같은 국어학자들이 제작한 원고 <말모이>를 만나볼 수 있다. 말모이는 ‘사전’의 순우리말 표현으로, 2020년 12월 22일 보물 제2085호로 지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 《무예제보》, 최초의 한글 음식 백과서이자 가장 오래된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최초의 순 한글 세계지리 교과서 《사민필지》 등의 자료도 접할 수 있다.
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3월, 가족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한글도서관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글도서관에 방문하려면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 혹은 한글박물관에서 현장 접수를 한 뒤, 박물관 출입구에서 이용 스티커를 받아 도서관에 입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