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제 91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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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우리는 독서를 통해 책 속의 인물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자신의 세상을 확장한다.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만난 인물과 어떻게 대화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가득 찬 한글 손 편지를 소개한다.

양파의 왕따 일기

2020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장상 버금상): 유서진 어린이

안녕, 정화야. 나는 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진이라고 해.
처음에 나는 정선이가 왕따를 당할 때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 널 보며 실망했어. 도와주지 않은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어. 너는 정선이와 친했잖아. 정선이는 너에게 배신감이 들었을 거야. 그런데 나도 너와 비슷한 일을 겪으며 생각이 바뀌었어.

작년에 우리 반에 수현이라는 친구가 있었어. 수현이는 여자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는 거야. 나도 처음에는 고민했어. 그런데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세진이가 나한테 수현이를 도와주자고 했어. 우리는 수현이 옆으로 가서 그 아이들을 막아주었어. 그리고 곧장 선생님께 말씀드렸어. 그때 일 이후로 지금은 나, 세진이, 수현이까지 셋이 아주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내가 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뿌듯해. 그러면서 정화 네가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야.

정선이가 전학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너희 반 아이들이 미희에게 대하는 태도는 바뀌지 않았어. 미희가 심부름을 시키거나, 자기 준비물을 대신 챙기라고 하면 싫으면서도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정화 너는 미희가 또 다른 친구를 따 시키자고 할 때 처음으로 미희한테 “싫어”라는 말을 했어. 그때 너는 참 용감하더라! 네 덕분에 다른 친구들도 용기를 얻어 미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싫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지. 난 너의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있는 너의 다짐이 감동적이었어. 너희 반에 못 하는 게 없는 새로운 친구가 전학 왔을 때 했던 이 다짐 말이야. ‘저 아이도 미희한테 왕따를 당하면 어쩌지? 저보다 잘났다는 이유만으로…. 아니 이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왜냐? 나 임정화는 그 친구가 혼자가 되도록 절대로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니깐….’ 나도 모르게 너의 다짐을 소리 내어 읽고 있었어. 함께 다짐하듯 말이야.

친구들이 함께 용기 낼 수 있도록 해 주어 고마워. 안녕.

2020.8.16.(일)
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진이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 정화야. 나는 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진이라고 해.
처음에 나는 정선이가 왕따를 당할 때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 널 보며 실망했어. 도와주지 않은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어. 너는 정선이와 친했잖아. 정선이는 너에게 배신감이 들었을 거야. 그런데 나도 너와 비슷한 일을 겪으며 생각이 바뀌었어.

작년에 우리 반에 수현이라는 친구가 있었어. 수현이는 여자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는 거야. 나도 처음에는 고민했어. 그런데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세진이가 나한테 수현이를 도와주자고 했어. 우리는 수현이 옆으로 가서 그 아이들을 막아주었어. 그리고 곧장 선생님께 말씀드렸어. 그때 일 이후로 지금은 나, 세진이, 수현이까지 셋이 아주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내가 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뿌듯해. 그러면서 정화 네가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야.

정선이가 전학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너희 반 아이들이 미희에게 대하는 태도는 바뀌지 않았어. 미희가 심부름을 시키거나, 자기 준비물을 대신 챙기라고 하면 싫으면서도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정화 너는 미희가 또 다른 친구를 따 시키자고 할 때 처음으로 미희한테 “싫어”라는 말을 했어. 그때 너는 참 용감하더라! 네 덕분에 다른 친구들도 용기를 얻어 미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싫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지.

난 너의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있는 너의 다짐이 감동적이었어. 너희 반에 못 하는 게 없는 새로운 친구가 전학 왔을 때 했던 이 다짐 말이야. ‘저 아이도 미희한테 왕따를 당하면 어쩌지? 저보다 잘났다는 이유만으로…. 아니 이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왜냐? 나 임정화는 그 친구가 혼자가 되도록 절대로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니깐….’ 나도 모르게 너의 다짐을 소리 내어 읽고 있었어. 함께 다짐하듯 말이야.

친구들이 함께 용기 낼 수 있도록 해 주어 고마워. 안녕.

2020.8.16.(일) 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진이가

<양파의 왕따 일기>
도서 《양파의 왕따 일기》의 표지. 야외에서 나무 아래 벤치에 다섯 명의 여자 어린이가 앉아있는 삽화가 그려져 있다. 맨 왼쪽 여자아이는 까만 단발머리에 무심한 표정으로 왼쪽을 보고 있다. 연두색 블라우스에 파란색 가방을 손에 쥐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앉은 여자아이는 분홍 반소매 셔츠와 빨간색 멜빵바지를 입고 다리를 꼰 채 앉아있다. 긴 생머리에 머리띠를 하고, 연두색 가방을 곁에 두었으며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가운데 여자아이는 검은 머리를 하나로 높게 묶은 채,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빨간색 가방을 쥐고 있다.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살짝 겁먹은 표정으로 빨간 멜빵 바지 아이를 보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 앉은 아이는 앞머리가 있는 단발머리로, 안경을 쓴 채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미소짓고 있다. 가장 오른쪽 앉은 아이는 머리를 땋았으며 파란 티셔츠를 입고 있다.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린 채 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학교 내 왕따 양상은 피해자 상당수가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 양상도 날로 다양해지고 확산하고 있지요. 왕따는 학교라는 환경적 특성상 일회성인 경우보다 한 학기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폭력은 일부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교직원과 학부모가 같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즉, 학교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가정과 사회의 교육적 역할 강화가 같이 중요하다는 거죠.

왕따 피해자들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자기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거였습니다. 의외로 부모님하고 소통을 잘할 것 같지만 부모님은 공부해라 이런 잔소리만 주로 하시고, 평소 자녀들 얘기는 경청하지 않아서 정작 힘들 때는 부모를 찾지 않고 외면하는 겁니다. 자녀얘기를 늘 잘 들어주는 것 여기서부터 모든 문제의 반 이상이 해결된다고 봅니다. 일상에서 자녀와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부모라면 아이가 왕따로 힘들 때 혼자 앓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부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겁니다. 아이 스스로가 부모와 소통하고 얘기할 수 있도록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양파의 왕따 일기]를 부모님들께서도 같이 읽으신 뒤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 푸른놀이터 <양파의 왕따 일기> 서평 중 발췌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읽고

2020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버금상): 이혜은 어린이

안녕! 스탠리야. 나는 망월초등학교 2학년 이혜은이라고 해. 난 납작이가 된 스탠리 책을 엄마랑 같이 흥미롭게 읽었어. 너는 납작이가 되었을 때 무섭지 않았니? 네가 납작이가 되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너무 두려웠어. 그런데 너는 무서워하지 않고 납작한 몸을 즐기는 거 같아서 난 신기한 생각이 들었어.

연이 없는 동생을 위해 연이 되어 하늘을 날았을 때 기분이 어땠니? 그 후에 아서가 너를 두고 그냥 가서 많이 속상했지? 나도 너처럼 동생이 있는데 동생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해. 그래도 우리가 언니, 오빠니까 그냥 봐주자. 그래도 아서 덕분에 네가 다시 돌아왔잖아. 동생도 가끔 쓸모가 있어.

그런데 왜 나는 너처럼 재미있는 일이 안 일어날까? 네가 도둑 잡아 유명해진 게 조금 부러웠어. 넌 다른 책에서는 투명 인간이 되어 TV쇼에도 나가잖아. 나도 너처럼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 스탠리야, 혹시 다시 납작이가 된다면 보트나 배의 돛이 되어서 바다에 나가 보는 건 어떠니? 네 친구가 되어서 너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어. 너의 이야기는 너무 재밌고 웃기거든. 그러니까 꼭 나와 친구 하자. 그럼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릴게. 안녕!!!

2020.8.14.
혜은이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 스탠리야. 나는 망월초등학교 2학년 이혜은이라고 해. 난 납작이가 된 스탠리 책을 엄마랑 같이 흥미롭게 읽었어. 너는 납작이가 되었을 때 무섭지 않았니? 네가 납작이가 되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너무 두려웠어. 그런데 너는 무서워하지 않고 납작한 몸을 즐기는 거 같아서 난 신기한 생각이 들었어.

연이 없는 동생을 위해 연이 되어 하늘을 날았을 때 기분이 어땠니? 그 후에 아서가 너를 두고 그냥 가서 많이 속상했지? 나도 너처럼 동생이 있는데 동생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해. 그래도 우리가 언니, 오빠니까 그냥 봐주자. 그래도 아서 덕분에 네가 다시 돌아왔잖아. 동생도 가끔 쓸모가 있어.

그런데 왜 나는 너처럼 재미있는 일이 안 일어날까? 네가 도둑 잡아 유명해진 게 조금 부러웠어. 넌 다른 책에서는 투명 인간이 되어 TV쇼에도 나가잖아. 나도 너처럼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

스탠리야, 혹시 다시 납작이가 된다면 보트나 배의 돛이 되어서 바다에 나가 보는 건 어떠니? 네 친구가 되어서 너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어. 너의 이야기는 너무 재밌고 웃기거든. 그러니까 꼭 나와 친구 하자. 그럼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릴게. 안녕!!!

2020.8.14. 혜은이가

<납작이가 된 스탠리>
도서 《납작이가 된 스탠리》의 표지. 노란색 바탕에 종이처럼 납작해진 남자아이가 작은 네모 상자 위에 한 발로 서 있다. 남자아이는 양팔과 다리를 벌리고 있다. 남자아이는 하얀색 셔츠와 연둣빛 바지를 입고 있으며 초록색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빨간색 넥타이를 하고 있다. 그 앞엔 작은 네모 상자들이 놓여있으며 상자마다 앞면에 ‘납’, ‘작’, ‘이’, ‘가’, ‘된’, ‘스’, ‘탠’, ‘리’ 글자가 빨간색으로 적혀 있다.

《납작이가 된 스탠리》는 어린이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기발한 이야기이다. 만일 내가 투명인간이 된다면? 만일 내가 납작이가 된다면? 어린이들은 늘 이런 상상을 한다. 정말 어느 날 갑자기 납작이가 된다면 무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와 생각이나 생김새, 혹은 생활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그런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또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잔잔한 교훈을 준다.

출처 : 시공사 <납작이가 된 스탠리> 서평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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