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고, 콘서트에 참여하고
전시장에 방문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바로 확장 가상세계(Metaverse, 메타버스) 덕분이다.
새롭게 등장한 가상현실 공간, 그 속에서 만난 한글문화는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자.
▲ 확장 가상세계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
운영되고 있는 의상 상점
(출처: 제페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 확장 가상세계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의
공원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아바타
(출처: 이프랜드 공식 페이스북 계정)
한글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을 배우고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한글문화는 더욱 쉽고 빠르게, 더욱더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향유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기술에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더해져 만들어진 신개념 공간 ‘확장 가상세계’의 문이 열리면서 이에 적응한 한글문화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확장 가상세계의 또 다른 말인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이란 뜻의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인 공간, 현실을 초월해 만들어낸 세계를 뜻한다. 즉, 확장 가상세계란 현실 세계처럼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이 새로운 공간에서 대중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웃고 싸우기도 한다. 또한 학교에 가서 행사에 참여하거나, 카페를 방문해 커피를 주문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공간의 제약이 없이 자유롭게 현실 세계와 비슷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내 아바타를 통해 내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 가상세계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 외국인 학생들이 확장 가상세계 플랫폼 ‘이프랜드’에 모여
백일장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출처: 유튜브 ‘성균관대학교 성균한글백일장’ 채널)
확장 가상세계가 점차 대중문화로 자리를 잡자, 확장 가상세계와 한글문화가 접목한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는 확장 가상세계 플랫폼 이프랜드와 협업하여 지난 8월 확장 가상세계에서 한글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세계성균한글백일장’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한글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한글 실력을 뽐내는 대회로 가상으로 만들어진 무대에서 참가자들의 아바타는 한복을 입고 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보기도 하고, 자유롭게 춤을 추기도 하며 대회를 즐겼다.
충청북도교육문화원은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제페토에 ‘제페토 메타버스 갤러리’를 구축해 <한글로 그려진 힙합 미술 그래피티 작품전시>를 진행했으며, 국토교통부 역시 제페토와 협업해 지난 10월 한글 자음과 모음, 도로를 활용한 한글디자인 공모전을 추진했다.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11억 원을 들여 확장 가상세계에서 세종학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혀 본격적으로 확장 가상세계 문화를 활용할 것을 예고했다.
확장 가상세계 속 일상에서도 한글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가상 공간 제페토의 이용자들은 직접 옷을 만들고 파는 등의 행위가 가능한데, 이용자들은 지난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 무늬가 들어간 의상을 직접 제작해서 팔기도 했다. 현실이라면 시간과 돈, 기술의 제약을 받았겠지만, 확장 가상세계 속에서는 누구나 비교적 쉽게 옷을 제작해 팔 수 있다.
이처럼 확장 가상세계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으로 한글문화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많은 이들이 더욱더 풍성해진 한글문화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