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05호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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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무대 위에서 백창우 시인이 마이크를 든 채 공연하고 있다. 백창우 시인은 어두운 회색 티셔츠에 회색빛 바지를 입고 있으며, 관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뒤로는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가 앉아있다. 어두운 무대 위에서 백창우 시인이 마이크를 든 채 공연하고 있다. 백창우 시인은 어두운 회색 티셔츠에 회색빛 바지를 입고 있으며, 관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뒤로는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가 앉아있다.

반갑습니다 “모두의 마음속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만듭니다”
싱어송라이터 백창우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를 작곡하고 안치환의 <겨울새>를
작사·작곡한 백창우 시인은 시·작곡·노래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만능 싱어송라이터이다.
그는 친근한 노랫말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많은 노래를 탄생시켰다.
그런 백창우 시인의 특별한 점은 바로 누구보다도 ‘어린이’와 ‘동심’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동요를 통해 어린이의 순수한 동심을 지키고자 하는 백창우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작사가·작곡가·시인으로서 다채롭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더불어 대표곡 혹은 대표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창우 시인의 흑백사진이다. 그는 녹음실에서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앞에는 녹음 장비가 놓여있다. 그의 앞에는 공책이 놓여있고 그는 미소지으며 녹음 장비를 만지고 있다. 그의 옆에는 함께 작업하고 있는 사람이 앉아있다.

▲ 음악 작업 중인 백창우 시인(왼쪽)

반갑습니다. ‘시 쓰고 노래 만드는 사람’ 백창우입니다. 세상에 내놓은 작품으로는 가수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이동원의 <내 사람이여>, 포크그룹 ‘노래마을’의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나이 서른에 우린>, 윤설하의 <벙어리 바이올린>, 김광석의 마지막 노래로 알려진 <부치지 않은 편지> 같은 노래들이 있고요. 국악으로는 명창 안숙선 선생님이 부른 <남누리 북누리>, 박애리의 <만해 아리랑>이 생각나네요. 직접 노래한 작품으로는 <나무 의자>, <그대 오늘은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와 기형도 시인 시를 노래로 만든 <빈집>이 있고, 그 밖에 장사익·정태춘·안치환·권진원·김원중·홍순관·유익종 같은 가수들과 작업을 하기도 했지요.

동요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의 악보이다. 악보 옆에는 기타를 치며 어린이와 함께 노래 부르고 있는 백창우 시인의 사진이 있다. ▲ 백창우 시인이 작곡한 동요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김민기-어린이를 담다』 CD와 책의 사진이다. CD에는 제목인 ‘김민기-어린이를 담다’가 적혀있고 그 아래 알록달록한 세잎 클로버와 풀이 그려져 있다. 풀 사이에는 고양이, 강아지, 토끼 등의 캐릭터가 매달려 있다. 책은 보라색 표지이며 CD와 똑같이 제목 ‘김민기-어린이를 담다’와 그림이 그려져있다. ▲백창우 시인이 기획·제작한
『김민기-어린이를 담다』 음반과 책

그리고 동요로는 <딱지 따먹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걱정이다>,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싫단 말이야>, <감자꽃> 같은 노래들이 있어요. 가장 최근에 한 작업은 <아침 이슬>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김민기 동요 상자 『김민기-어린이를 담다』 음반과 책입니다. 김민기 노래 가운데 동심이 담긴 곡들을 처음으로 한데 모은 것이지요. <백구>, <작은 연못>을 비롯한 열다섯 곡의 노래를 새롭게 편곡·녹음했는데,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 가수 조경옥이 노래를 했고 ‘굴렁쇠 아이들’과 가수 홍순관이 함께했습니다. 저는 프로듀서를 맡아 기획과 제작을 했고요. 이 곡들은 우리 동요의 너비와 깊이를 더해줄 노래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 백창우 시인이 작곡한 동요
<우리 반 여름이>, <누렁아 울지 말고 나랑 같이 놀자>, <겨울 물오리>, <강아지똥>, <맘대로 거울>, <초록 토끼를 만났어>,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요>, <개구쟁이 산복이>, <꿈이 더 필요한 세상>, <밥상>

특히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많이 만드셨는데요. 동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한 특별하게 어린이 노래에 애정을 가지시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동요 <머위잎 빵집>의 악보이다. 악보 옆에는 어린이와 함께 바둑을 두고 있는 백창우 시인의 사진이 있다.

▲ 백창우 시인이 작곡한 동요 <머위잎 빵집>

포크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대중음악·국악·시노래를 만드는 작곡가로, 또 시를 쓰는 사람으로 활동하면서 끊임없이 동요를 만들어온 까닭은 아마 내 안에 ‘아이’가 있어서일 겁니다. 모든 어른은 다 제 안에 어린이를 품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 시대에 아이, 어른 모두가 듣고 부를 수 있는 ‘진짜배기 동요’가 별로 없어서이기도 해요.

우리 말글 가사가 가진 특징과 노랫말이 가진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겨레가 시와 노래를 참 좋아해서 그런지 말이 풍부하고 ‘말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바람만 해도 건들바람·산들바람·갯바람·강바람·실바람·황소바람처럼 갖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색깔만 해도 발갛다·벌겋다·발그스레하다·불그레하다·불그스름하다 등 표현이 다양하지요. 그래서 우리 민요나 전래 동요를 잘 들어보면 우리 말의 맛과 매력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은 마음의 바탕이기도 하기에 살아있는 말로 만들어진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요.

어린이 노래패 ‘굴렁쇠 아이들’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린이 노래패를 만들게 된 계기와 올해 ‘굴렁쇠 아이들’의 운영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무대 위에 백창우 시인과 ‘굴렁쇠 아이들’에 소속된 아이들 9명이 나란히 서 있다. 모두 동일한 무늬가 그려져 있지만, 검정, 노랑, 초록, 분홍 등 색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백창우 시인과 연두색 옷을 입은 한 어린이가 함께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 공연 중인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

데뷔 이후 어린이 모임 ‘굴렁쇠’, ‘두레’를 만들어 아이들과 매주 만났어요. 그 뒤 우리가 부르는 노래를 다른 이들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어린이 노래패 ‘굴렁쇠 아이들’을 만들었고, 새롭게 다듬거나 재창작한 전래 동요와 창작 동요를 음반이나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나누게 되었지요.

굴렁쇠 아이들과 함께 전래 동요와 창작 동요는 물론 어린이 시에 붙인 노래, 그리고 동시 노래 음반과 책을 서른 개쯤 만들고 전국을 다니며 수백 번의 공연을 해왔는데요. 올해에는 『조금 별난 환경 노래』, 우리와 가까운 동물들 이야기를 담은 『나는 개다』, 『나는 고양이다』, 그리고 시리즈로 발행하고 있는 『동시 노래 상자』 음반과 책을 낼 예정입니다. <조금 별난 환경음악회>, <동물 음악회>도 생각하고 있고요.

앞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숲속 공연장과 꼬불꼬불 산책길, 그리고 밖에서 노래와 녹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내부를 들여다보거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누드 녹음실, 동요 박물관, 음악 놀이터가 있는 동요 공원 또는 동요 마을을 꿈꾸고 있는데요. 언제 될지는 모르겠네요.

‘한글 노랫말’과 ‘어린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말은 우리 삶의 바탕입니다. 그 안에는 정신과 정서뿐만 아니라 그 말을 쓰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뉘앙스와 느낌 등 많은 것이 담겨 있지요. 말이 바르게 서지 않고는 겨레가 있을 수 없을 거예요. 우리 아이들은 우리 말과 글로 된 노래를 들으며 우리 땅의 참다운 주인으로 살아가게 될 겁니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