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광범위해진 요즘, 그 현상을 방증하듯
MZ 세대 사이에서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맞히는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우리말글을 활용한 놀이는 다양한 매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명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글 자음 제시어’를 보고 해당 자음이 포함되는 단어를 맞히고,
SNS에서는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끝말잇기 게임 ‘쿵쿵따’ 영상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이처럼 시간과 장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간극을 넘어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추억이 있는 한글 관련 놀이와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게임과 만난 한글, 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 한컴타자연습 화면
(출처: 한글과 컴퓨터)
▲ 꼬들 게임 화면
(출처: 꼬들 홈페이지)
한창 컴퓨터가 대중화되던 1990년대, 그 시기에 학생이거나 직장인이었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한글 타자 연습 프로그램 속 타자 게임을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게임은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소설의 내용을 타자로 작성하거나, 혹은 빠르게 내려오는 짧은 단어들을 타자로 작성해 제거하는 등의 방식이 주를 이뤘다. 보통 한글 타자 연습을 위해 많이 사용되었으며, 심심풀이용 게임으로 사랑받았다가 점점 잊혔다.
하지만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한글 관련 게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행을 선도하는 것은 바로 한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맞히는 ‘꼬들’ 게임이다. ‘꼬들’은 6번의 기회 안에 한글 자음과 모음 6개가 조합되는 단어를 맞히는 퍼즐 게임으로, 인플루언서들이 이용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었다. 과거 신문 지면의 쉬어가는 코너에 ‘가로세로 낱말 퀴즈’가 늘 한 자리를 차지했던 것을 떠올리면 유행이 돌고 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방송과 만난 한글, ‘밈(유행)’을 이끌다
▲ <놀라운 토요일> 한 장면 (출처: tvN)
▲ <퀴즈 위의 아이돌> 한 장면 (출처: KBS2)
꼭 컴퓨터가 아니어도 우리말글과 관련된 놀이는 매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글 자음 제시어를 보고 그 자음이 포함되는 우리말 단어를 외치는 게임이나,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고정 코너로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출연자나 해외에 오래 거주한 연예인들이 출연할 때면 한글과 관련된 게임을 진행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최신 유행가 듣고 받아쓰기, 스피드 퀴즈 등 한글은 방송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 <공포의 쿵쿵따> 한 장면 (출처: KBS2)
▲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OLD & NEW> (출처: KBS2)
‘한글 예능’을 떠올릴 때면 2002년에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공포의 쿵쿵따>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된다. 유재석, 강호동, 이휘재, 김한석 등이 출연해 끝말잇기를 하던 프로그램으로, ‘정발산-산기슭-슭곰발’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처럼 출연자들이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한 방 단어’를 선보일 때마다 시청자들이 함께 열광했으며, 방송 게시판에는 자신들이 아는 이색 한글 단어를 제보하는 글이 넘쳐났다. 이 예능 프로그램은 방영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 인기를 끌며 다시 한번 한글과 관련된 콘텐츠의 저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2000년대 중반에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에 서로 모르는 한글 단어를 퀴즈로 소개하고 소통을 이끌어 신드롬을 일으킨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OLD & NEW>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한글은 단순히 문자의 기능을 넘어 시대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변주되며 다채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의 한글 게임과 놀이가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보길 바란다.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