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있어 책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친구이다.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독서의 즐거움과 한글 손 편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을 소개한다.
단추 전쟁을 멈춘 지혜로운 그레이스에게
2021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김서하 어린이
안녕, 그레이스? 너처럼 과학과 수집을 좋아하는 엉뚱 발명가 서하라고 해.
난 처음에 단추 전쟁이 뭘까? 총과 칼이 아닌 단추로 어떻게 전쟁을 하지? 라고 생각했는데 너의 단짝 엘리와의 우정싸움이었다는 것이 내 일은 아니지만 슬펐어. 왜냐하면 친구와 싸우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거든. 나도 단추는 아니었지만 예쁜 펜, 팝잇, 포켓몬 카드 등이 유행할 때 친구들과 바꾸며 단짝친구와 갈등을 겪은 적이 있었거든. 그렇지만 나도 너처럼 먼저 사과하고 화해했었어.
그레이스! 할아버지가 폐공장에 데려가셨을 때 놀라지 않았어? 나는 영화 세트장처럼 좀비나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는데 너는 아무렇지 않게 그곳에 딱! 서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용감해 보였어. 수많은 단추와 수집품을 가져올 생각에 신이 났던 거지? 할아버지 공장에서 가져온 단추를 학교 사회 수업시간에 가져갔는데 이것으로 단추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어. 단추로 놀고, 서로 거래하고, 수집하고 작은 단추로 할 수 있는 것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놀라웠어. 평소에 나는 단추를 발견하면 별 관심 없이 그냥 지나쳤거든. 어떤 유행이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 것 같아. 나도 바람개비 단추와 같은 아주 멋있는 단추를 본 적이 있어.
평소에 너라면 엘리가 탐내는 것은 관심 있어 하지도 않고 갖고 싶어 하지도 않았잖아. 그런데 브룩의 바람개비 단추와 엘리의 아름다운 팔찌가 거래 중일 때에는 네가 얼마나 그 단추를 가지고 싶어 했는지 짐작이 가더라. 빼앗기는 걸 싫어하는 엘리가 양보하지 않아 너와의 우정에 금이 갈 땐 마음이 안 좋았어. 그렇지만 바람개비 단추를 갖고 싶어 했던 너의 마음은 이해해. 네가 오빠에게 수요와 공급 이야기를 듣고 단추의 양을 늘려서 심각한 단추유행을 멈추려고 하는 너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어. 비록 그것으로 인해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말야.
교장 선생님이 단추를 뿌린 용의자를 물으며 학생들을 불러 모았는데 나는 네가 걸릴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어. 그런데 스스로 자수하는 모습이 용감해 보였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어려움을 느꼈을 것 같거든. 결국 너는 교장선생님께 불려서 갔지만 엘리와 행크가 너의 행동이 나쁜 목적을 위한 행동이 아니고 단추유행을 멈추려고 했던 의도라는 것을 말해주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네가 부러웠어. 왜냐하면 너를 위해 나서주는 친구가 2명이나 있다는 거잖아? 너의 얘기를 들어주고 네가 어려울 때 나서주는 행크와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좋겠다. 또, 스스로 단추유행을 멈춘 네가 참 자랑스러워. 마지막엔 네가 진심을 다해 엘리에게 먼저 화해하자고 나서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어. 진정한 친구도 우정도 잃지 않아 다행이야. 요즘에는 엘리와 잘 지내니? 네가 모두와 잘 지내길 바라. 나도 너처럼 용감하게 멋진 친구로 지낼 거야.
다음에 보자.
그럼, 안녕!
2021년 8월 9일
너랑 닮은 너의 멋진 친구 서하가
그레이스와 엘리는 2학년부터 함께한 단짝이다. 모두에게 관심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화려한 엘리와 과학적 사고를 즐기는 괴짜 수집광 그레이스는 성향이 완전히 정반대지만 ‘다를수록 끌린다’라는 말처럼 수년간 절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6학년 새 학기, 그레이스가 오래된 건물에서 발견한 대량의 단추를 학교에 가져오면서 둘의 우정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중략)
고학년이 될수록 복잡 미묘해지는 아이들의 우정 관계를 ‘유행’이라는 소재에 엮어낸 이번 클레먼츠의 신작은,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장면들의 연속에서 아슬아슬 파고드는 심리전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단추를 거래하고 논쟁하면서 ‘감정 전쟁’을 하는 아이들을 통해 진정한 우정 관계의 의미와 책임감을 깨닫게 해 준다. 학교 이야기의 장인답게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생활을 포착해 그린 생생한 서사는 쉴 틈 없이 책장을 넘기게 한다.
출처 : 출판사 책과콩나무 『단추 전쟁』 서평 중 발췌
꽃을 잘 가꾸는 리디아에게
2021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김하연 어린이
안녕? 나는 10살, 선생님이 꿈인 김하연이라고 해.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책을 통해 너를 만나게 되었어.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 네가 외로워 보였지만 외삼촌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나에게도 4명의 외삼촌이 계셔. 그중 난 둘째 외삼촌이 리디아의 외삼촌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외삼촌 생각이 많이 났어. 그리고 외삼촌을 도와 빵집 일을 돕는 네가 대견했어.
할머니께서 챙겨주신 꽃씨로 옥상을 예쁜 정원으로 만들다니 정말 멋진 것 같아. 삼촌을 깜짝 놀라게 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 감동한 삼촌이 그 정원을 보고 무척 놀라셨잖아? 기쁜 소식이 적혀있는 편지와 꽃으로 장식한 멋진 케이크를 외삼촌께서 들고 오셨지. 그리고 리디아 너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잖아? 그래서 나도 함께 기뻐했어.
가족은 참 소중한 것 같다고 이 책을 보고 느꼈어. 나도 예전에 아빠 일 때문에 2년 정도 떨어져 살며 주말에만 만났는데 아빠랑 헤어질 때마다 울었던 기억이 있어. 리디아도 나도 지금은 가족과 함께 살게 되어 정말 기뻐. 늘 건강해!
2021년 8월 6일(금)
유현초등학교 3학년 6반 부반장 김하연 씀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살던 리디아는 할머니와 함께 채소와 꽃을 가꾸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인 소녀. 그러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에게도 일감이 들어오지 않자, 리디아는 도시에서 빵 가게를 하는 외삼촌 댁으로 보내진다. 외삼촌은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분으로 도대체 웃지를 않지만 빵 가게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리디아는 슬슬 외삼촌을 깜짝 놀라게 할 일을 준비한다. 그것은 바로 빵 가게 옥상을 멋진 꽃밭으로 꾸미는 일! 할머니가 보내주시는 꽃씨를 틈틈이 심고 가꾼 리디아는 가게가 쉬는 독립기념일이 되자 외삼촌에게 꽃으로 뒤덮인 옥상을 보여주고, 외삼촌은 감격해서 꽃으로 장식한 예쁜 케이크를 손수 만들어 답례한다.
『리디아의 정원』은 어린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시절을 지혜와 사랑으로 헤쳐나가는 소녀의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과 희망을 전해주며 독특한 편지글 형식으로 동심이 더욱 맑게 표현되어 있다.
출처 : 출판사 시공주니어 『리디아의 정원』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