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13호 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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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전경이다. 두 개의 기둥이 삼각형의 건물 머리를 받치고 있다. 주변으로는 녹색의 잔디와 녹음이 펼쳐져 있다.

기획기사 지난 2022년에는
어떤 전시가 있었을까?
2022년 전시 돌아보기

‘국립한글박믈관은 2014년 개관 이래 대중에게
빛나는 한글의 역사를 알리고 한글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전파하고자 수많은 기획전시를 진행해왔다.
그렇다면 2022년에는 어떤 전시가 있었을까?
새롭게 개편된 상설전시와 더불어
우리에게 즐거움과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2022년 기획전시를 되돌아본다.


상설전시장 개편, 새로운 상설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계획>

지난 2022년 1월 21일 새롭게 단장한 국립한글박물관의 상설전시장이 문을 열었다. 이는 2014년 개관 이래로 7년 만에 처음 이뤄진 개편이었다. 긴 시간의 개편을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상설전시장은 『훈민정음』의 상징 그 자체였다. 전시장을 『훈민정음』 머리말의 문장을 통시적으로 재해석해 △1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2부 내 이를 딱하게 여겨 △3부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4부 쉽게 익혀 △5부 사람마다 △6부 날로 씀에 △7부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까지 총 7개 공간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된 각 공간에서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문자 계획과 한글의 변화상을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 재개관을 알리는 전시 포스터이다. 검은색 바탕에 가운데 테두리가 금색으로 빛나는 검은색 사각형이 그려져 있다. 왼편 상단에는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 재개관’이 적혀있고, 포스터 하단 왼쪽에는 ‘2022.1.21.’이, 오른쪽에는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이 적혀있다. 각 글자는 모두 하얀색 칸 안에 한 글자씩 적혀있다.

어두운 전시 공간 안에 밝게 빛나는 아크릴판이 길게 나열되어 있다. 아크릴판에는 훈민정음의 내용이 원본과 똑같이 적혀있다.


상설전시장에 전시된 유물은 총 191건 1,104점으로 한글에 관한 유물과 지식이 집대성되어있다. 잘 알려진 유물은 물론,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한글 관련 유물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설치물들도 있다. 상호작용형 책(인터랙티브 북), 만지면 반응하는 영상 화면, 커다란 영상 구조물 등이 그 예이다. 상설전시장은 한글박물관이 개관하는 날이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으므로 전시장 앞에 마련돼 있는 정보무늬(큐알코드)를 활용해 깊이 있게 전시를 감상해보자.

상설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한글로 담은 여성들의 이야기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2021년 12월 23일부터 2022년 4월 10일까지 진행된 기획전시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에서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내방가사를 소개했다. 내방가사란 여성들이 창작한 4음보 운율의 가사를 말한다. 별다른 규칙이 없어 당시 한글을 아는 여성들이 주로 창작하고 노래했던 내방가사는 여성들끼리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주기도 했다. 이러한 내방가사는 여성들이 한글로 자신의 삶과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기록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2년 11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흰색 배경에 얼굴 없이 여성을 나타내는 머리 모양만 모여있다. 머리는 모두 색이 다르다. 곱슬머리는 회색, 벙거지를 쓴 단발머리는 갈색으로 표현됐다. 머리를 단정하게 넘겨 비녀를 꽂은 머리는 초록색으로, 머리를 화려하게 올린 트레머리는 분홍색으로, 머리를 땋아 둥글게 올려 한쪽으로 묶은 코머리는 주황색으로 표현됐다. 머리 오른쪽에는 ‘이내말삼 드러보소’가, 왼쪽에는 ‘내방가사’가 붓글씨로 흘려 쓴 듯 적혀있다. 내방가사 하단에는 전시 날짜인 ‘2021년 12월 23일-2022년 4월 10일’과 전시장소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이 적혀있다.

긴 전시장 공간 안에 가로로 길게 전시 진열대가 놓여있다. 공간은 전반적으로 하얗다.


국립한글박물관의 기획전시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는 △1부 내방 안에서 △2부 세상 밖으로 △3부 소망을 담아를 통해 한글로 적힌 여성들의 다채로운 삶을 공개했다. <쌍벽가>, <해방가> 등 172건 260점의 자료와 <덴동어미화전가>를 영상으로 구성해놓은 공간은 관람객들이 각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기획전시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마음속 동심을 꽃피워준 <파란마음 하얀마음-어린이 노래>

어린이들이 듣는 동요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 <파란마음 하얀마음-어린이 노래>는 2022년 5월 10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됐다. 전시는 어린 시절 누구나 따라 불렀을 동요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어린 시절의 감성을 일깨울 수 있도록 친구와 놀았던 동네, 놀이터, 학교 등으로 배경을 구성했다. 이러한 전시 구성 덕분에 아이들은 시대를 초월한 동요 가사를 즐겁게 익힐 수 있으며, 어른도 동심을 추억하며 행복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기획특별전 ‘파란마음 하얀마음, 어린이 노래’ 전시 포스터이다.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크게 적혀 있고 중간에 ‘SINGING THE COLORS OF CHILDREN’S HEARTS’가 적혀있다. 하단에는 ‘어린이 노래’가 하늘색으로 적혀있으며 글자 사이마다 ‘2022.5.10.-’, ‘2022.9.12.’,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등이 연두색으로 적혀있다. 글씨 위에는 모자를 쓰고 반바지를 입은 어린아이가 걸어가고 있는 옆모습이 그려져 있다. 제목은 하늘색이, 그림의 선은 파란색이 사용됐으며 제목과 그림 사이사이에 연두색 나뭇잎과 연두색 점이 그려져 있다.

벽에 바다의 물결을 표현한 것처럼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패널 가운데에는 ‘출렁이는 여름’이 적힌 설치물이 보인다. 벽 오른쪽의 바닥에는 바다의 물결처럼 보이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특히 이 전시에서 눈여겨볼 점은 다감각적으로 전시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1부 ‘봄 여름 가을 겨울’에는 사계절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었고 2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에서는 동요로 배운 말과 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3부 ‘즐거운 생활’에서는 『반달』, 『조선동요전집』 등의 동요집을 직접 관람할 수 있으며, 동요가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기획전시 <파란만음 하얀마음-어린이 노래>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근대 한글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

한글실험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시작된 국립한글박물관만의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한글을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 한글이 지닌 예술 및 산업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조명한다. 올해 제4회를 맞이하는 한글실험프로젝트의 주제는 ‘근대 한글의 변화상’이며, 2022년 10월 7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근대 한글 연구소> 전시로 만나볼 수 있다.

<근대 한글 연구소> 포스터. 제목 ‘근대한글연구소’가 적혀있으며 그 아래 영문 제목 ‘REINTERPRETING HANGEUL IN THE MODERN ERA’가 하늘색으로 적혀있다. 하단에는 행사 정보인 ‘2022.10.07.-2023.01.29.’,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등이 적혀있다. 날짜는 하늘색으로 처리됐다.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하단에는 ‘THE 4TH HANGEUL DESIGN PROJECT’, ‘NATIONAL HANGEUL MUSEUM SPECIAL EXHIBITION HALL, 3F’가 하늘색으로 적혀있다.

연한 황토색 받침대 위에 짙은 갈색 원통이 놓여있다. 받침대 옆엔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황토색 조형이 놓여있다. 받침대와 조형물 사이에는 하얀색 작은 원통이 놓여있다. 받침대, 원통, 조형물 모두 겹겹이 이어붙인 것처럼 표현됐다.


근대는 신문물과 새로운 제도들이 들어오며 변화를 겪고 있었던 시기이며, 동시에 한글이 우리나라의 공식 문자가 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글의 사용범위가 넓어졌으며 당시 한글 사용에 관한 연구와 논의 또한 다양해졌다. <근대 한글 연구소>는 이러한 변화상에 주목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1부 동서말글연구실 △2부 한글맵시연구실 △3부 우리소리실험실 △4부 한글출판연구실로 구성됐으며, 전시에 참여한 19명 4팀의 작가들은 근대의 한글 변화상을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풀어냈다.

기획전시 <근대 한글 연구소>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위에서 소개한 2022년 지난 전시들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서 VR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전시로 다시 감상할 수 있으므로, 한글의 가치를 되새겨보고 싶다면 언제든 접속해서 관람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