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는 국경이 없다. 언어적 해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는데 용이한 디자인이나 음식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중 한글은 우리나라의 글자이면서도, 세계적으로 조형 디자인적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고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한글조리서를 남긴 장계향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가
해외 매체에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과연 어떤 내용인지 함께 확인해보자.
유명 게임에 등장한 세종대왕, 그 모습은?
파이락시스 게임즈에서 개발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략 게임 중 하나이다. 이 게임은 1991년부터 출시되었으며 플레이어가 각자 고유한 문명을 선택해 선사 시대부터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켜 가며 세계 정복, 우주 개발, 문화 확산, 종교 확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문명시리즈 중 ‘문명Ⅴ-위대한 건설자’ 편에는 세종대왕이 비잔틴의 테오도라, 독일의 루드비히 2세와 함께 등장해 게임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임 속 세종대왕은 책을 손에 놓지 않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또한, 게임 내에서 세종대왕이 이끄는 조선은 과학력이 뛰어난 국가로 설정되는데, 이 때문에 세종대왕을 잘 고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구독자 56만 명을 보유한 국내의 한 유튜버는 한글날을 맞이해 세종대왕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게시하며, 색다른 방식으로 한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33만회를 기록했다.
▲ 문명 5에 한국 문명의 지도자로 등장한 세종대왕의 모습
(출처: 스팀 상점페이지)
▲ 게임 유튜버의 문명 5 영상 속 세종대왕 콘텐츠
(출처: 옥냥이 유튜브 채널)
영국 유명 매체에 소개된 한국의 자동차, 그리고 한글의 아름다움
이번에는 영국 매체에 소개된 세종대왕과 한글을 소개해본다. 2022년 7월, 영국 BBC에서 제작 및 방영하는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 유튜브 채널에서는 현대차의 두 번째 전기차 아이오닉6의 디자인이 공개됐다. 이 영상엔 탑기어 기자와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디자인센터 상무가 함께 출연했다. 탑기어는 아이오닉6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픽셀에 주목했는데, 로스비 상무는 “아이오닉6의 픽셀은 1443년 세종대왕이 반포한 훈민정음의 ‘ㅁ(미음)’을 본땄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아이오닉6의 디자인은 600년 된 디자인이다. 세종대왕은 1443년에 23개의 한글을 만들었는데, 그 중 ㅁ(미음)은 완벽한 픽셀 모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개인적으로 아이오닉6의 픽셀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잇는 디자인”이며 “현대 게임의 마인크래프트 픽셀과 600년 전 세종대왕의 한글이 동시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이에 탑기어 기자는 ‘15세기의 인물 세종대왕’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지 질문했고, 로스비 상무는 “현재 돌아다니는 자동차 중 가장 오래된 디자인일 것”이라고 재치 있게 대답했다.
▲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디자인센터 상무가
아이오닉6 디자인을 설명하는 모습 (출처: 탑기어 유튜브 채널)
▲ 탑기어 영상에 소개된 ㅁ(미음)
(출처: 탑기어 유튜브 채널)
미국의 권위 있는 매체, 한글조리서에 주목하다
▲ 테이스팅 테이블(Tasting Table)에 소개된 기사
(출처: 테이스팅 테이블 홈페이지)
최근 미국의 요리 전문 매체 ‘테이스팅 테이블(Tasting Table)’은 한국 음식의 인기를 전하며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과 함께 저자 장계향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장계향을 박애주의자이자 시인으로 표현하면서, 조선시대의 양반이지만 신분의 장벽을 허무는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숙련된 시인이자 서예가라고도 설명했다. 또한 이 매체는 『음식디미방』에 대해 146가지 조리법이 채록되어 있는 이 백과서는 ‘여성에 의해 쓰인 동아시아 최초의 요리 필사본’이라고 언급했다.
1670년 즈음 쓰인 『음식디미방』은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훗날 자손들이 ‘閨壼是議方(규곤시의방·부녀자들 안방의 길잡이)’이라는 한자 제목을 추가적으로 붙였다. 이 책에는 면병류 18종, 어육류 37종, 채소·식품 저장법 20종, 술 양조법 51종, 식초 담그는 법 귀중한 자료라고 소개했다. 3종 등이 한글로 수록되어 있다. ‘테이스팅 테이블(Tasting Table)’은 『음식디미방』을 통해 조선시대의 식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한글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함께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문화의 근간이 되는 우리 한글의 저력이 앞으로도 더 널리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 테이스팅 테이블(Tasting Table)에 소개된 기사
(출처: 테이스팅 테이블 홈페이지)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