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렇게 재미있니? 나는 잘 모르겠다” 주중의 피로가 그대로 남아있는 주말 아침.
간신히 일어나 차에 시동을 건다. 아이들은 자꾸만 어딜 가고 싶다는데, 막상 도착하면 아이들만 신이 나 뛰어다닌다.
가족 간의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것을 모르진 않지만, 오늘은 쉬고 싶단 생각이 들어 마음에도 없는 대사가 튀어나간다.
공감과 소통의 출발은 함께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것!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고, 공감할 프로그램
<자연 속 한글 탐험>과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를 소개한다.
엄마아빠랑 함께
나선 한글 탐험,
<자연 속 한글 탐험>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박물관 주변 용산가족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한글 탐험에 나서는 가족 교육 <자연 속 한글 탐험>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프로그램은 시냇물, 나뭇잎, 열매 등 자연물과 교감하며 자연스레 한글의 쓰임새를 깨우칠 수 있어 매년 마감 행진을 이어가는 인기 체험 학습이다. 지난 11월 16일 오전,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개관시간에 맞춰 국립한글박물관에 모여든 참가 가족들이 강의실로 모여들었다.
담소를 나누며 자연 속을 걷는 산책을 싫어하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자녀와 걷는 산책길은 어렵고 위험하다. 도로 위의 차량, 오토바이, 이어폰을 끼고 뛰는 사람 등 모든 것이 주의사항이다. 그런데 <자연 속 한글 탐험>의 실습 현장은 안전하고, 담당 강사가 아이들을 인솔하며, 아빠엄마와 아들딸 모두 자연 탐험대가 된다. 한글박물관에서 제공한 노란 가방을 메고 돋보기를 꺼내든 아이들과 부모는 저마다 자연 속에 퍼진 한글을 찾으러 국립용산공원 곳곳을 돌아다녔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부모와 아이들은 먼저 강의실에서 의성어, 의태어, 색채어 등 다양한 한글 표현과 제자원리에 대한 짤막한 강연을 들었다. 곧바로 팀을 나누어 용산가족공원으로 출발하며, 가족 모두 팀을 이뤄 자연물 속 한글을 찾아 탐험했다. 탐색 끝에 찾아낸 한글을 닮은 자연물은 한글박물관이 준비한 ‘자연 속 한글 친구들’ 판 위로 붙여 넣었으며, 나무 정자에 둘러앉아 자신이 찾은 자연물을 친구들 앞에서 직접 발표하며 교육을 마무리했다.
고전소설 ≪심청전≫
으로 배우는 효(孝),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
국립한글박물관은 ≪심청전≫, ≪흥부전≫ 등 고전소설을 재미있게 이해하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를 지난 3월부터 11월 말까지 진행했다. 지난 11월 16일 오후에는 ≪심청전≫을 주제로 한 교육이 진행됐다. ‘내가 생각하는 효’ 발표하기로 시작된 교육은 상설전시실에 방문해 심청전과 연관된 유물을 살펴본 뒤 심청가 한 대목 불러보기, 편지 써보기, 감사장 쓰기와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하늘까지 닿는 효심을 다룬 고전소설 ≪심청전≫은 어릴 적 누구나 읽어본 필수 고전소설 중 하나다. 그런데 심청전은 본디 고전소설이면서 판소리계 소설이다. 작품을 판소리로 접해본 사람은 드물기에, 강의실에 실제 소리꾼의 절절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부모님과 아이들 모두 눈이 동그래져 무대에 집중했다.
‘효’를 주제로 다룬 교육이기에 아이들과 아빠엄마의 생각도 서로 알아갈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효도는?’이란 질문에 아이들은 ‘엄마 말씀 잘 듣기’, ‘공부 잘하기’, ‘엄마 도와주기’ 등을 적으며 부모님이 좋아할 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답한 반면, 어른들은 건강과 행복, 자주 연락해주는 배려를 효도로 꼽았다.
이날 교육 강사로 나선 길홍묘 선생님은 “<도란도란 가족 즐기기>는 아이들이 고전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라 말하며 “익숙한 고전소설 심청전을 통해 효를 배워나가는 시기인 아이들과 엄마아빠가 저마다 생각하는 효의 이상향을 밝히고 소통하는 기회를 드려 뿌듯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