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코끼리들의 자유를 염원하다
《꿈꾸는 코끼리 디짜이》
여전히 세상 곳곳에서는 동물 학대가 벌어지고 있으며, 지금도 태국에는 수백 개의 코끼리 트래킹장이 존재한다. <꿈꾸는 코끼리 디짜이>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동화로, 어릴 때부터 야행성을 없애고 복종을 강요하는 인간들의 손아귀에서 살아야 했던 디짜이를 비롯한 수많은 코끼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코끼리들은 작은 나무 우리에 가두고 날카로운 쇠꼬챙이로 찌르는 ‘피잔’을 치루고, 축제에서 재주를 부리다 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사람을 태우고 관광지를 도는 코끼리가 되어야 하는 어두운 현실. 늘 배가 고프고 아픈 몸을 이끌고 쇠사슬에 묶인 나날들 속에서 자유를 원했던 디짜이의 꿈은 고통받는 모든 동물들의 꿈이기도 하다.
작가는 태국으로 떠난 여행에서 트래킹 코끼리의 애처로운 모습을 목격한 뒤, 몇 년 동안 자료를 모으며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푸른 초원 속에서 한가롭게 노닐며 자연을 만끽해야 할 코끼리들이 오늘도 인간의 유희를 위해 학대받으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짜이’는 태국어로 기쁨이라는 단어이다. 작가는 이 세상 수많은 디짜이들이 이름 그대로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자유를 꿈꾸며 긴 여행을 떠난 디짜이의 모습을 통해 동물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기쁨의 코끼리 디짜이에게
- 장보민(으뜸상) -
안녕!
나는 장보민이라고 해. 너를 처음 만난 건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어. 엄마께서 사주신 책이었는데 너의 생각이 계속 나서 그날 하루 종일 펑펑 울었어. 너를 만나고 나서 나는 어른이 되면 코끼리를 보호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어. 그러기 위해서는 3가지 약속을 꼭 지킬 거야. 첫 번째는 엄마하고 숨바꼭질을 절대 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코끼리 등에는 절대 올라타지 않는다. 세 번째는 동물원에서 혹시 코끼리를 본다면 구경만 하지 않고 사랑해준다.
코끼리도 동물이지만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걸을 수 없을 때까지 일을 시키는 인간이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났어. 너뿐만 아니라 많은 코끼리들의 고통이 우리의 즐거움이 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야. 송바처럼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부끄럽고 너무 미안해. 용서해줘.
디짜이야! 말라이홍 보고 싶지. 나도 말라이홍이 너무 보고 싶고 좋은 친구가 있는 네가 부러워. ‘너의 곁에 있지는 않지만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말라이홍’ 말라이홍의 말처럼 “걱정은 앞이 하나도 안 보일 때 하는 거야. 앞으로 잘 될 거야라는 희망과 기대가 있는 한 걱정할 게 뭐가 있어. 조금 힘들고 마음 아프겠지만 기다리면 돼.” 너의 이름처럼 디짜이 너는 기쁨의 코끼리야. 그러니까 희망을 버리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 마.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엄마코끼리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내가 많이 기도할게. 그리고 엄마 코끼리와 함께 있는 너의 모습을 예쁘게 그려줄게. 오늘 밤에는 엄마와 다시 만나는 좋은 꿈꾸고. 내일은 엄마와 꼭 다시 만나는 좋을 일이 생길 거야. 사랑해.
아이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는 이야기
《가정 통신문 소동》
학교에서 부모님에게 보내는 가정 통신문에는 온통 ‘각종 경시 대회, 시험, 숙제, 준비물’ 등 아이들이 지루해하는 내용으로만 꽉 차 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가정 통신문에는 ‘만화 영화를 보고, 놀이공원에 다녀오고, 부모님이 대신 감상문을 써야 한다’ 등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바로,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적어 가짜 가정통신문을 만들어 보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부모님들도 가짜 가정통신문에 적힌 것을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아이들의 진정한 자유를 억압하고 있었는지 깨닫고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된다.
<가정 통신문 소동> 아이들의 학교와 가정을 이어주는 ‘가정 통신문’을 소재로 풀어낸 유쾌한 동화책이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에 가고 집에서는 숙제를 해야 하는 아이들의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또 부모님들도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어른에게는 부모와 자녀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한다. 아이 관점과 어른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아이러니를 통해 역설적으로 완전한 소통을 그리고 있는 『가정 통신문 소동』은 불통의 시대, 소통을 향해 내딛는 소중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이상이에게
- 김지아(으뜸상) -
안녕?
나는 슬기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지아라고 해. 이야기에 나오지 않은 그 후에 잘 지내고 있니? 네가 가정통신문에 적힌 대로,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 해서 힘들었을 것 같아. 네가 가정통신문을 싫어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돼.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 탈출하고 싶었니, 조금이라도 따를 마음이 있었니? 너의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변화를 이룬 것이 아닐까? 탈출 하고 싶은 너는 내면의 진짜 너야.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따른 것은 겉으로 보이는 너고. 내면을 드러낸 것은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해. 너와 너의 친구들, 리지, 찬영이, 서진이가 가짜 행위를 꾸민 것도 겉의 너가 아닌 너희들의 내면이 한 일이고.
비록 속이는 행위이지만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 너희들의 행동으로 인해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게 돼 행복해지고, 이웃이 하나 되었잖아. 아마 그것이 교장 선생님이 너희를 크게 혼내시지 않은 이유일거야. 너희들, 특히 네가 대단한 변화를 일으킨 것 같아. 만약 네가 계속 참고 탈출할 때까지 기다렸다면 이러한 일들은 일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새 교장 선생님도 똑같이 지루한 가정 통신문을 쓰시지 않았을까?
결국 들키긴 했지만 너희의 작전은 큰 성공인 것 같아! 네 모자에 별들이 그려져 있지? 이 별들은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 별들은 낮에는 안 보이지만 없는 건 아니지. 그리고 밤에 반짝반짝 빛나잖아. 너는 그동안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밤이 되길 기다리는 별이야. 그리고 밤에는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지. 너와 네 친구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마침내 밤이 되면 반짝반짝 밤하늘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별이 되길 바라!
2019년 8월 7일 슬기초등학교 5학년 김지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