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저장소
우리 한글,
한글 서예로 표현하길, 조용선
‘기록’의 역사적 가치와 범주가 확장되면서 구술 자료의 가치와 역할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글의 역사적인 시대를 함께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술 기록으로 남기고,
다면적 구술 기록의 수집을 통해 사건을 총체적으로 보존하는 일은 국립한글박물관의 주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2015년도부터 한글문화인물 구술기록사업을 통해 구술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한박웃음은 디지털한글박물관에 보관된 구술 아카이브 자료를 요약해 소개하려 한다.
#01 1년간 용돈을 모아 초등학교 등록금을 마련한 소녀
조용선 서예가는 한글 서예 1세대인 꽃뜰 이미경 선생님을 비롯한 다양한 한글 서예 대가들에게 글씨를 배웠다.
혼란했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으나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어렵게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는 이야기로 유년기를 회고하였다.
“제가 막내니까 아버님이 직장 나가실 때 꼭, 지금 말하면 아마 그게 천(1000) 원인지 그럴 거예요.
그때 십(10) 원을 저한테 매일 줬어요. (중략)이제 그걸 생각도 못해서 매일 저금을 했어요.
그랬더니 일(1)년 되니까 그게 꼭 삼(3) 원이더라고요. 그때 당시에 왜정 때
초등학교(초등학교) 들어가는 입학금이 삼(3) 원이었어요.
그래서 언니, 그 옆에(옆집에) 언니한테 부탁을 해 가지고 제가 입학을 하게 되었어요.”
#02 꽃들 이미경 선생님과의 만남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고등간호 학교에 진학하여
한국 전쟁 당시 간호사로 많은 사람들을 도왔다. 이때 시아버님 간호와 자녀들의 학업을 위하여
곁을 지키던 중 잠을 이기기 위하여 한글 서예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혼자서 한글 서예를 시작한 후
주부클럽을 통하여 한글 서예 1세대인 꽃뜰 이미경 선생님을 비롯한 다양한 한글 서예 대가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중략)그 신문을 보니까는 뭐 그 행사가 주부클럽에 사임당 행사가 있다고 그래서
아이, 너무 저 속을 풀 수가 없으니까 거기 한 번 몰래 해 본다고 갔는데 뭘 알아야지
그냥 혼자 긁적이다가 갔으니까 줄도 어떻게 맞추는지도 모르고. 그냥 뭐 무식이 뭐, 저기, 저거 했다고 같이 가,
그래서 나갔더니 그때 심사를 꽃들 이미경 선생님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도 그러니까 물어보시더라고요. 너 어디서 공부를 했느냐.”
#03 맥이 끊어졌던 한글 서예를 되살린 출판 작업
여러 선생님들을 통하여 한글 서예를 배우고 사후당 윤백영 여사님을 통하여
창경궁 장서각에서 옛 한글 서체자료를 접하게 되었다. 고 자료들을 통하여
맥이 끊어졌던 한글 서예의 여러 서체를 복원하여 『봉서(역주본)』을 내기까지 했다.
“…배우다 보니까는 그 자료들을 저만 갖고 있잖아요. 시중에 하나도 없잖아요. …(중략)…
그래서 이걸 그냥 놔두면 안 되겠어요. 그래서 자료가 저를 주셨으니까 …(중략)…
네가 그럼 자료 없으니까 책을 내는 게 좋겠다고 그래서 책을 낸 거죠.”
#04 故윤백영 선생님의 자료를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하다
또, 수집한 자료를 한글박물관에 기증하게 된 이야기도 덧붙였다.
조용선 서예가는 사후당 윤백영 선생님께 물려받은 자료를 모두 책자로 출판했으며,
원본 자료는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했다.
“(중략)여기 박물관이 생겼으니까 여기다 하면은 또 훨씬 국가에서 하는 거니까 좋다고.
그런데 제가 저희 가정에서 누가 이거를 계승할 수 있으면 제가 그걸 소지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하니 이 소중한 것을 누구 줄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거기다 다 기증을 했죠.”
#05 진흘림 서체로 표현한 한글 서체의 특성
이후 진흘림 서체의 여러 특성을 소개하며 한글 서체의 특징에 대해서 논하였다.
“한글은 아마 이거 보면 제 책 보면요. ‘하’자 하나에도 점이 수 없이 다르고 ‘고’자도 그렇고
하여튼 ‘효’자도 그렇고 그 변화무상한 게 한문에 댈 게 아녜요. 왜냐 하면은 한글은 획수가 적잖아요.
그러니까 변화를 자유자재로 하고 또 우리가 작품을 쓸 때도 우리가 저는 그거를 최초로 그거를 서체 변화를 했어요.”
“(중략) 그렇게 쓰면 좀 더 격이 좋고 정말 글씨의 그 묘미나 글씨의 그 풍요로움이나 글씨의 서격(書格:글의 품격),
서격, 그 말하자면 기운이 우리가 법첩, 기운이 참 풍부하게 잘 표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진흘림을 공부하고 나서 현대 흘림과 현대정자를 쓸 때하고는 전혀 다른 기운이
그래서 아마 제 글씨하고 선생님 글씨를 보면 다를 거예요.”
#06 좋은 한글 서체의 기준은 무엇인가
조용선 서예가는 다양한 심사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아름다운 한글 서체의 생명감에 대해 논했다.
“…그러니까 서력을 우선 봐야 되고. 그 글씨에 대한 무게를 봐야 돼. 성품, 그 글씨가 얼마나 포용력이 있고
그 글씨가 얼마나 이제 수호덕(修好德)하고 덕이 있는 글씨를 봐야 되는데 겉으로만 예쁘고 이런 것,
모양내는 것, 말하자면 화장하는 것, 그런 거에 중점을 두더라고요.”
#07 한글 서예와 한자 서예 함께 배우며 실력 늘릴 수 있어
조용선 서예가는 일중 김충현 선생님께 한자 서예 또한 사사받았다.
한자 서예가 만연하던 1960년대에 한글 서예를 시작한 서예가로서
한자 서법과 한글 서법을 접목하여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한글을 하고 한글을 알아야 한문도 알 수 있다는 걸.
그러고 한문에서 얻어지는 획을 한글에서 접목을 할 수 있고 한글에 대한 그 글씨가 무게가, 파워가 있더라고요.
한글만 할 때는 어떻게 좀 약하고 여리여리할 수도 있는데 우리가 현대 한글하고 현대 흘림을 쓸 때는
한문하고 접목을 시키면 무게가 있고 파워가 있고 힘이 있는…”
#08 온전한 우리의 것, 한글과 한글 서예 뿌리 내리길
더불어 최근 서예를 배우는 사람이 적어진 지금,
학생들이 서예를 익숙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글 서예가 가진 가치와, 영위되어야 하는 이유를 구술했다.
“우리는 누구의 그거, 모방한 것도 아니고 정말 우리는 이, 우리가 구강이나 입에서 혀에서 나오는,
혀에서 나오는 문자, 소리 문자기 때문에 세계만방에 우리글이 분포되어서 정말로 영원한 우리 한글의 그냥,
뿌리가 내려지는 이것이 꼭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또 이루어져야만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정말 모든 사람이 사랑과 은혜와 기쁨으로 이제 우리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그런,
오로지 우리가 글을 서예라는 글에 대한 것을 정말로 애착을 갖고 아름다운 문화의 유산을
정말 많이많이 분포되기를 저는 정말 염원합니다.”
한글 서예의 대가 조용선 서예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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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법첩이 있는 ‘진흘림’- ‘진흘림’의 흐름이 갖는 아름다움- 여러가지 서체의 특징-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구현되는 아름다움
- 한글 서예에서 반드시 전수되야 할 부분- 복고창신의 정신과 겸손-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 원광대에서의 10년
- 문화가 인품에 주는 영향력- 서예를 통한 인품 교육- 중국의 서예 교육과 현재 우리나라의 서예 교육에 대한 태도의 비교
- 연습을 게으르게 하지 않고 한글 서예를 전파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함- 진흘림 서체를 더욱 연구하여 다양한 곳에 접목시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