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6. 제 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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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처음이지? 한글 배우기?
손과 눈에 한글을 익히는 것
안드레아스 프레데릭 브레미어(덴마크)

북유럽의 스웨덴과 노르웨이 사이에 자리한 덴마크는 바이킹의 후예로 유명한 곳이다.
브레미어는 한국에서 입양된 친구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한글과 한국 문화를 접하며 자라났다.
고요하고 아름다웠던 고향에서의 어린 날을 뒤로하고 한국의 거대 도시 서울에서
미래를 꿈꾸는 브레미어에게 ‘나만의 한글 공부법’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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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배경으로 파란 탁자 앞에 코트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 프레데릭 브레미어.

국립한글박물관의 ‘한박웃음’ 독자 여러분. 반가워요. 저는 북유럽의 덴마크에서 온 안드레아스 프레데릭 브레미어입니다. 이름이 좀 길고 어렵죠? 그래서 요즘은 한국식 이름인 ‘안지우’로 더 많이 불리고 있어요.

어릴 적에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교외에 있는 ‘겐토프테(Gentofte)’에서 자랐어요. 서울과 비교하면 아주 조용하고 인구도 적은 곳이랍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겐토프테까지는 16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하고 있어요.

사실 19살부터 한국에 살았기에, 덴마크에서의 생활은 정말 오래된 추억이에요. 당연히 덴마크보다 한국식 문화에 익숙하고요. 이젠 덴마크에 돌아가면 문화충격을 받을까 봐 걱정이 돼 귀국할 생각도 하지 않아요. 현재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취업해 커리어를 시작하고자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은 한국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정도로 외국인이 많지만, 아직도 덴마크에서 온 사람은 아주 적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는 분들은 신기해하며 ‘어떻게 한국에 올 생각을 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한국과 친밀해진 것은 제 중학생 시절 친구 덕분인데요. 한국에서 입양된 친구를 만나 금세 친해졌고, 그 친구와 한국 음악, 드라마 등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매일같이 한국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한글에 눈길이 가더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세계의 문화를 접해보려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곳도 바로 한국이었어요. 이후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니며 한국어와 한글을 배웠고, 어학당을 졸업할 때 토픽(TOPIK,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시험)의 최고 등급인 6급까지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한글에 대해 박식한 분들이 셀 수도 없이 많고, 아직 ‘한글을 안다’라고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초심자가 넘어지고 부딪혔던 곳을 조금 설명해 드리고 싶어요.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 친구들이나,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커다란 강아지를 끌어안고 포즈를 취하는 프레데릭 브레미어. 카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테이블에 두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프레데릭 브레미어.
한글을 배울 때는 읽고 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틈만 나면 한글 쓰기를 연습했어요.
그렇다고 공책을 빽빽이 채울 정도로 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몇 쉬운 단어를 10~20번 가량 공책에 적었고,
학교에서 받은 한글 읽기 책도 매일 읽었어요.
언어와 문자를 배울 때는 학습량보다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물론 한글이 복잡한 음소문자는 아니지만, 읽고 쓰기에 익숙해지는 데는 꽤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 단어와 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습 초기, 한글을 날마다 읽고 쓰는 연습을 통해 손과 눈이 점점 한글에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학당에 다니던 시절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답니다.

조금 더 재미있는 공부를 원하신다면 좋아하는 한국 노래 가사를 암기하거나, 한국 드라마의 자막을 보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에도 광고, 포스터, 가게 간판 등을 읽으려 시도하다보면 한글 능력이 향상되는 것 뿐 아니라 어휘력까지 쑥쑥 자라납니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배우는 방법은 장점이 더욱 많아요. 즐겁게 배우면 내가 공부하고 있다는 부담감도 덜어지고, 타국의 문자와 언어에 대한 수줍음이 사라져 긴장을 풀어주기까지 하니까요.

한박웃음 독자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며 저의 한글 공부법을 되돌아보니 한국과 한글에 대한 애정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현재 덴마크와 덴마크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어요. 향후 한국과 덴마크가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아파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주의하며 지내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상황이 회복되었을 때, 아름다운 덴마크를 방문해주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