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제 93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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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속 한글 쏙쏙

‘판소리’부터 ‘한복’까지,
이것이 바로 한국의 힙(Hip)이다!

세계를 휩쓴 K-헤리티지(heritage)와 그 속의 ‘한글’

‘K-헤리티지’란 문화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Heritage)’에 한국을 뜻하는 ‘K’를 붙인 신조어로,
한류를 타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국 전통문화유산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 전통문화인 판소리, 한복 등이 현대식으로 재해석되면서 K-헤리티지가 되었다.
한국의 색채가 드러날수록 해외에서는 ‘힙(Hip)’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처럼 세계는 가장 한국다운 문화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러한 다채로운 K-헤리티지 속에서 한글 또한 돋보였다.

“범 내려온다” 신명 나는 순 한글 가사의 판소리,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다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영상 캡처. 어둠이 옅게 내려앉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둥근 지붕을 배경으로 총 7명의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멤버들이 춤을 추고 있다. 멤버들은 각자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서서 손을 옆으로 터는 듯한 익살스러운 손동작을 하고 있다. 입은 옷의 디자인은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 한복 등의 전통 복장과 현대식 복장을 섞여 있다. 배경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는 노란빛 조명들이 켜져 있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 캡처
(출처: 한국관광공사 공식 유튜브 채널 ‘한국관광공사TV’)
어두운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무대 위에 제각각의 의상을 차려입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멤버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날치 밴드의 구성원인 세 명의 여자 가수들은 나란히 서서 마이크를 든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뒤로는 드럼과 기타를 치고 있는 이날치 밴드 멤버들이 보인다. ▲ "범내려온다." 공연 중인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출처: 이날치 밴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는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판소리 가락과 익살스러운 춤을 통해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영상이다. 영상에서 춤을 담당한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는 한국의 전통 의상과 현대 의상이 섞인 퓨전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춤만큼이나 신명 나게 현대적 리듬을 섞은 판소리 “범 내려온다.”는 퓨전 국악 밴드인 이날치 밴드가 참여했다.

외국인에게 낯설게 들릴 수 있는 판소리가 등장하지만 이 영상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누적 조회 수 3억 회를 기록하며 판소리가 ‘조선의 팝’으로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나 판소리 수궁가 중 일부인 "범 내려온다."는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잔디 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 허는 소리’ 등 많은 부분이 순 한글 가사로 이루어져 있어 더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은 순 한글 가사만이 줄 수 있는 흥겨움을 느꼈고, 영상 속 춤과 판소리를 따라 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새롭게 떠오르는 K-뷰티(Beauty), 한복과 한글 네일아트

한국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배경으로 지수가 서 있다. 앞머리를 더듬이처럼 살짝 내리고, 위로 높게 묶은 양갈래 머리를 하고 있으며, 현대식으로 개량한 화려한 한복 의상을 입고 있다. 의상 중 자켓은 검은색에 기장이 짧으며 황금색 화려한 무늬가 그려져 있다. 어깨에는 다양한 색상의 노리개들이 달려있다. 자켓 속 상의는 화려한 꽃무늬이며 황금색 무늬가 새겨진 허리띠를 매고 있다. 짧은 원피스 형식의 상의 아래 검은색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다.▲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한복 의상을 입은 블랙핑크 멤버 지수
(출처: 지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네일아트. 중지, 약지, 새끼 손가락 손톱 위에는 연한 상아빛 바탕에 훈민정음의 일부분이 새겨져 있다. 엄지손톱에는 매화와 훈민정음이 함께 그려져 있으며, 검지 손톱에는 반짝이는 꽃이 그려져 있다.▲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훈민정음 네일아트
(출처: 유니스텔라 인스타그램 계정 ‘@nail_unistella’)
 

우리의 전통의상인 한복 역시 새롭게 등장한 한류로 볼 수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2020년에 발표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는 한국 국적의 멤버들이 한복을 입은 채 등장했다. 또한 그들은 미국의 ‘지미 펄론 쇼’에서도 똑같은 한복을 입고 공연을 펼쳤다. 이 쇼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고, 이후 한복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블랙핑크의 한복을 제작한 브랜드 온라인숍에는 한복을 구매하기 위해 하루 3,000~4,000명의 해외 팬들이 방문할 정도로 한복에 대한 인기가 치솟았다.

이와 더불어 당시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한 한글 네일아트도 화제가 됐다. 이 네일아트에는 훈민정음의 일부가 그려져 있었고, 케이팝과 K-뷰티에 관심이 많은 해외 팬들은 한복과 한글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하게 됐다.

한글, 그 자체로도 한류를 이끌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에 나온 파비앙의 서체. 컴퓨터 폴더가 켜진 모양의 화면 속에 파비앙이 만든 한글 서체로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 1234567890’이 적혀있다. 문장은 다양한 크기로 적혀 있으며 웃고 있는 파비앙과 딘딘의 얼굴이 화면 아래 작게 나와 있다. 화면 하단에는 자막으로 ‘실제로 완성된 파비앙 표 글꼴 파비체’가 적혀있다.▲ 파비앙이 제작한 한글 서체 ‘파비체’
(출처: MBC 에브리원 공식 페이스북)
유튜버 올리버쌤 채널의 한글 관련 영상 목록. 올리버쌤의 영상 썸네일들이 왼쪽에 놓여있고, 각 썸네일 옆에 ‘제가 15살에 한국어를 배우게 된 이유(ft.솔직하게)’, ‘한국어가 영어보다 감정 표현에 더 특출(?)난 이유’, ‘6가지 한글이 우수한 문자인 이유(6 Reason Why Hanful is Amazing)’, ‘나에게 한국어 배우지마라고 하는 사람들’ 등의 제목이 적혀있다. ▲ ‘올리버쌤’ 채널의 한글 관련 영상 목록
(출처: 유튜버 ‘올리버쌤’ 유튜브 채널)

한글은 이미 K-헤리티지로서 한류를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에 출연한 파비앙은 직접 한글 서체를 제작해 한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으며, 한글 그 자체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유튜브에는 ‘영국남자’, ‘올리버쌤’처럼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글에 대해 알려주는 해외 유튜버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들이 올린 영상들의 누적 조회 수는 약 10억 회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해외에서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의 수는 2020년 기준으로 2년 동안 57개국 172개소에서 76개국 213개소로 증가했으며 파견 교원 수는 144% 늘었다. 이를 통해 한글을 배우려는 열정이 온·오프라인으로 많이 증가한 것도 알 수 있다.

나무 테이블 위에 호박전, 두부전, 동태전 등 다양한 전 종류가 소쿠리에 담겨 올려져 있다. 왼쪽엔 민트색과 빨간색을 띤 음료가 유리잔에 담겨있다. 그 아래에는 수육이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음식 위쪽엔 개구리, 토끼, 돼지, 곰돌이, 부엉이 등의 인형들이 놓여있다. 각자 목에 ‘케로키치’, ‘호타로’, ‘미루코’, ‘무치무치’, ‘타이페이’ 등 한글로 적힌 이름표를 매달고 있다. ▲한글 이름표를 달고 한국 여행을 하는 인형들
(출처: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그밖에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시행해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인생 코리아, 캐릭터 인형 투어’에서도 한글이 눈에 띄었다. 이 여행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방문할 수 없는 외국인 대신 그의 인형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색 체험으로, 인형들은 각자 나라의 언어가 아닌 ‘한글 이름표’를 달고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류 콘텐츠 속에서 한글문화의 자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글이 있기에 즐길 수 있는 ‘한글문화’가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글문화의 인기가 커지는 만큼 우리의 한글문화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한글문화를 세계화에 맞춰 다채롭게 변형시키면서도 과거부터 보존해온 전통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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