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식품 등의 상품에 한글이 적혀 있다면 한국 기업의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해외 기업들이 자사 상품에 직접 한글을 사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한글을 사용한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알고 보니 해외 제품인 경우가 많아졌다.
디자인에 활용될 수 있는 미적 요소를 충분히 가진 것은 물론,
제품 인기몰이에 톡톡한 역할을 하는 한글.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기업이 주목하는 한글 상품의 인기를 살펴보자.
▲ 한글 ‘나이키’가 적힌 나이키 제품
‘덩크 로우 사우스 코리아’
(출처: ‘repgod888’ 인스타그램 계정)
▲ 한글과 전통 호랑이 그림이 활용된
‘미니로디니’ 아동복
(출처: 미니로디니 공식 홈페이지)
한글은 해외 의류 브랜드에서 디자인 요소로 종종 활용되어 왔다. 각종 명품 브랜드는 물론, 일상복을 판매하는 브랜드에서도 한글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나이키가 한정판으로 제작해 출시할 예정인 ‘덩크 로우 사우스 코리아’ 제품에서도 한글이 사용됐다. 태극기를 구성하는 흰색,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이 활용된 이 신발의 뒷면에는 한글로 ‘나이키’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나이키는 지난 2020년에도 ‘에어포스1 로우 사우스 코리아’ 한정판 신발을 출시했는데, 당시 상품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태극기가 디자인으로 사용됐지만, 한글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출시될 상품은 디자인에 한글이 사용되어 해외 및 국내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었다.
유럽 브랜드에서도 한글의 인기를 찾아볼 수 있다. 스웨덴의 아동복 브랜드인 ‘미니로디니(Mini Rodini)’는 2021년 제품으로 자사 이름 ‘미니로디니’를 한글로 적은 아동복을 판매하고 있다. 미니로디니의 티셔츠, 모자, 바지 등에는 한글뿐만 아니라 호랑이, 까치 등의 동물 그림을 활용했는데, 그림 역시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을 살렸다. 해외 아동복 브랜드에 한글이 사용됐다는 것은 그만큼 한류와 한글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음을 알 수 있다.
▲ ‘한국 양념 닭갈비’가 적힌
인도네시아 라면 브랜드 ‘미스답’의 상품
(출처: KOTRA)
의류뿐만 아니라 해외 식품 브랜드에서도 한글이 눈에 띄었다. 한류열풍이 한창인 인도네시아에서는 2019년 한글이 적힌 라면이 출시됐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라면 브랜드 ‘미쓰답(Mie Sedaap)’의 라면 포장지에는 한글로 ‘한국 양념 닭갈비’가 적혀 있다. 이 제품은 인도네시아 문화 행사 ‘위더페스트 2019(We The Fest 2019)’에서 선을 보이자마자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
▲ 한글 자음이 적힌 맥도날드 직원 근무복
(출처: 한국 맥도날드 유튜브 계정)
▲ 한글이 적힌 맥도날드 양념 포장지
(출처: 맥도날드 트위터 계정)
한류와 한글의 인기는 패스트푸드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는 지난 5월 26일부터 국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The BTS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세트는 전 세계 49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행사가 진행되는 국가의 맥도날드 직원들은 방탄소년단을 뜻하는 ‘ㅂㅌㅅㄴㄷ’ 한글 자음과 맥도날드의 ‘ㅁㄷㄴㄷ’이 새겨진 근무복을 입는다. 또한 방탄소년단 세트의 양념 포장지와 음료 컵 등에는 ‘케이준’, ‘스위트 칠리’, ‘보라해’ 등 한글이 선명하게 적혀 있는데, 이 포장지는 비싼 가격에 중고로 거래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해외시장에서 한글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했다. 몇몇 해외 기업이 자사 상품을 한국 제품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글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 이는 한글에 담긴 신뢰를 악용하고 있는 것인데, 특히 어색한 표현이나 틀린 문법을 사용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한글의 위상이 높아짐과 동시에 무분별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한글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 상품과 한글이 가진 가치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만 이러한 오남용으로 인해 한글과 한글 제품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