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8월, 어린이들과 함께 옛이야기 속 교훈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배경에 숨은 지식들을 알아보는 온라인 교육 ‘친구들아, 잘 있었니?’를 진행했다.
‘호랑이’를 주제로 마련된 수업 현장을 찾아,
아이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보냈던 특별한 시간을 이야기 속에 담아 보았다.
지난 8월 24일 국립한글박물관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기획특별전 <친구들아, 잘 있었니?-교과서 한글 동화>와 연계된 교육이 진행됐다.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수업은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기 위해 퀴즈를 맞히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수업은 줌으로 진행됐으며 어린이들과 강사진은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소통할 수 있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등장하는 옛이야기 관련 퀴즈에 아이들은 채팅창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아이들이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강사들은 모니터 위에 쓰인 댓글을 직접 읽어주며 재미를 더했다. 수업은 내내 화기애애하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수업 중 “호랑이를 산에서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는 강사의 질문에 한 어린이가 ‘지나간 일생을 생각해본다’고 채팅으로 대답하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수업에 사용한 호랑이 인형과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들고 있는 홍유미 교육 강사(좌)와 김은실 교육 강사(우)
▲수업에 사용된 활동지
특히 눈여겨볼 만한 것은 수업의 주인공인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한국 옛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로, 우리나라를 ‘호담국(虎談國)’으로 표현할 만큼 국내에 호랑이 관련 옛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호랑이가 이번 교육의 주제로 선정됐다. 강사들은 아이들과 같이 옛이야기 속 호랑이를 살펴보고, 호랑이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도 했다.
원격 교육 담당자 성나래 연구원은 “일제강점기에 부각된 어리석거나 잔혹한 호랑이의 이야기 대신 우리 민족이 대대로 숭상해온 영험한 호랑이의 모습을 주목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한글동화 속 주인공인 호랑이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에 수업을 구성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그는 옛 선조들이 호랑이가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었던 것처럼, 아이들도 호랑이 민화를 그리는 활동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같은 어려운 상황을 막아내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활동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이했으며, 오해나 선입견 없이 수업 의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단어 선정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온라인 수업은 종료됐지만 수업과 연계된 국립한글박물관의 기획특별전 <친구들아, 잘 있었니?-교과서 한글 동화>는 현재 사전예약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전시에서 시청각 자료를 통해 옛이야기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체험형 전시물을 직접 만져보며 전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재미있는 옛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기획특별전에 방문해 우리의 옛이야기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표현하잖아요. 수업을 하면서 우리 옛이야기가 가장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비록 비대면 수업을 통해 채팅창으로 소통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지만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옛이야기를 많이 듣고, 훗날 방탄소년단같이 세계적으로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은실 교육 강사
이 수업에서 현재의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와 연결해 옛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요.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노래를 들려줬을 때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즐기는 것이 특히 재미있었어요. 옛날이야기가 결국 지금의 동화책과 유튜브 영상, 캐릭터 등과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이 수업을 듣고 알게 되면 좋겠어요. 홍유미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