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2022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김민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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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 단종에게
홍위야 안녕?
나는 네가 짧게나마 다스렸던 미래의 조선인 대한민국의 인천에서 살고 있는 13살 김민채라고 해. 그곳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네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할아버지 세종대왕과 아버지 문종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니?
나는 네가 다스렸던 나라가 얼마만큼 많이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싶어. 먼저, 우리들이 가장 많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세종대왕님이 만드신 한글이야. 네 할아버지 덕분에 우리나라의 위상도 세계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우뚝 솟을 수 있었어. 지금쯤 너는 기뻐하고 있겠지?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또, 대한민국은 기술 또한 뛰어나. 누리호라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개발한 인공위성이 발사되었는데, 성공하여서 현재 누리호는 마음껏 우주를 누비고 있다고 해. 이쯤 되면 너도 마음 놓고 미래의 조선에 대해 한없이 자랑해도 될 것 같아.
나는 어느 책 한 권을 읽고 너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수렴청정을 맡을 어른도 없었지? 홀로 넓은 조선을 책임지는 임금이 되어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한꺼번에 떠안은 너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아버지도 생각이 나더라. 난 지금까지 아버지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아버지께 어리광만 부렸던 것 같아. 무엇보다도 아버지라는 존재는 너에게 엄청나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을 텐데...... 정말 안타깝다.
하지만 12살, 나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현명하게 정치했던 것 같아서 삼촌인 수양대군만 아니었더라면 할아버지인 세종대왕을 이어서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왕이 되었을 것 같아.
하루하루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날마다 남몰래 울어야만 했지? 아버지에게 고명을 받고 충신들로 인정받은 신하들이 너를 배신할까 봐 두려웠지? 하나씩 차례대로 사라져가는 너의 편들을 바라보며 힘이 없어서 그냥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네 자신이 미웠지? 이제는 그 마음의 짐들을 모두 다 내려놓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그러다가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그때 못했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사랑도 듬뿍 받아서 대한민국을 빛내줘!
넌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서 네가 하고 싶은 일, 좋아했던 일들을 많이 못 해보았고 친구들도 잘 사귀지 못했잖아? 이제부터 나랑 친구를 해보는 것은 어때? 비록 나이는 다르지만 서로를 아껴주고 비밀도 나누면서 네가 원했던 것처럼 평범하지만 행복한 날들을 보내보자.
이제는 더 이상 외로워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도 없어. 난 널 슬프고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보지만은 않을 거야. 그러니 너도 더 이상 과거에서의 슬픔에 묻히지 말고 너의 행복과 자유를 찾아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쳐 보았으면 좋겠어. 나도 항상 너를 응원할게!
2022년 7월 27일
너의 첫 번째 친구 민채가
열두 살에 보위에 올라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음을 맞은 단종의 이야기를 장편 역사동화로 만들었다. 단종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 속에는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감당하기 버거운 짐과 싸워야 했던 어린 임금의 고뇌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단 한 명뿐인 혈육 경혜공주, 정비 정순왕후, 누이동생 같았던 시내와의 애절한 사연,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하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사육신을 비롯한 선비들의 모습과 함께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 갔던 첩첩산중의 영월과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관풍헌 등의 풍경이 맑고 담백한 수묵화로 그려져 있다.
출처 : 출판사 파랑새어린이 『어린 임금의 눈물』 서평 중 발췌
2022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인태건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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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에게
인성아, 가족이 할아버지밖에 없는데 홍역으로 돌아가셔서 많이 슬프지? 나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매우 슬펐어. 가족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야. 나도 할아버지가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시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슬픈 것 같아. 그래도 너라도 홍역에서 살아남은 게 다행인 것 같아.
그런데 정약용 선생님께서 진료소로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고민하다가 가기로 한 너는 참 대단한 것 같아. 슬픔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너의 모습이 참 멋있는 것 같아. 또 정약용 선생님의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본받는 걸 보니 너는 참 심성이 바르구나. 나도 너를 본받고 싶어.
정약용 선생님께서 진료소를 세우시고 일을 하실 때 심부름을 같이 하는 너는 정말 용기 있고 바른 것 같아. 나였다면 솔직히 바이러스가 두려워서 못 나갔을 거야. 너의 할아버지가 두려워서 홍역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안 한 허의원이 사과했을 때 용서한 너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 누군가를 진정으로 용서한다는 것은 쉽지 않거든.
인성아, 내가 현재 사는 2022년에도 3년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해서 많은 사람이 아프고 힘들어 하고 있어. 그런데 인성아, 그거 아니? 지금도 너와 비슷한 분들이 있어. 바로 코로나 응급의료진분들이야. 그분들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계셔. 그리고 네가 말하는 ‘구비복면’과 비슷한 마스크를 모두 열심히 쓰고 있어. 너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를 가진 모범 시민 같아.
또 정약용 선생님께 항상 어느 한쪽에도 휘말리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하시고 백성들을 위해 앞장서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더 많은 백성을 구하길 바란다고 전해줘.
너와 정약용 선생님 같은 분들이 나라를 위해 일어나 주셨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어. 코로나19가 끝나서 다음에는 희망과 기쁨의 소식이 담긴 편지를 다시 보내고 싶어.
그때까지 안녕!
코로나19가 끝나길 바라며
2022년 8월 태건이가
『마과회통, 역병을 막아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역병에 철저히 대응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이야기다. 200여 년 전 조선에는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죽었다. 정약용 선생님이 1797년 곡산 부사로 임명받은 때는 조선 전역에 돌림병이 돌아 12만 8천 여 명이 죽게 되었다. 정약용 선생님 역시 역병으로 자녀들을 잃었기에, 전염병의 징조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철저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지켰다.
“우리가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에게 길이 된다.”라는 생각으로 『마과회통』이라는 홍역 치료법을 끝까지 써내려 간 정약용 선생님은 복면을 만들어 전염을 막고, 의료시설을 구축해 환자들을 격리해서 돌보는 등 체계적인 치료와 방역으로 전염병을 막아냈다. 구휼미를 풀고 세금을 걷지 않도록 조치해 힘없는 백성을 먼저 헤아리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준다.
『마과회통, 역병을 막아라!』는 현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염병과의 사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를 살아갈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새로운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준다.
『마과회통, 역병을 막아라!』는 현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염병과의 사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를 살아갈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새로운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준다.
출처 : 출판사 애플북스 『마과회통, 역병을 막아라!』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