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글은 1894년 일어난 갑오개혁을 계기로 나라의 공식 문자로 법령화된다. 그러나 1910년 나라를 빼앗기면서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쓸 수 없도록 억압받았다. 지금은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게 한글을 사용하지만,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독립시키기 위해 맞서 싸웠다.
국립한글박물관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2월 25일부터 3월 31일까지
상설전시관 특별해설을 진행한다.
상세한 해설 통해 <독립운동의 힘, 한글>전 쉽게 이해하자
“일제강점기에 우리 조상들이 어떠한 노력들을 하면서 우리말과 글을 지켜왔는지 직접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3월 한 달간 상설테마전 <독립운동의 힘, 한글>에 대한 특별해설을 진행한다. 지난 2월 25일에는 테마전이 개최된 것과 함께 한글박물관 해설사의 특별해설도 처음 진행됐다.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해설 시각에 맞춰 삼삼오오 모여든 관람객들은 오용환 해설사의 반가운 인사와 함께 상설전시관 탐방을 시작했다. 특별해설에서는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와 원리가 수록된 훈민정음《해례본》을 시작으로 한글이라는 이름이 최초로 등장하는 《한글모죽보기》, 한글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학술지《한글》에 대한 해설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한글을 보존하고자 했던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 학회의 활동이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이극로의 《고투 40년》 등 상설전시실 내 새롭게 개막한 〈독립운동의 힘, 한글〉전을 중심으로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을 수 있었다.
“한글이 목숨” 실천한 선조들에 대한 놀라움 담긴 전시
더불어 ‘깍두기’, ‘똑도기’, ‘송송이’ 등과 같이 전국 팔도에서 다르게 사용하는 말을 골라 표준어를 만들고, 현재의 런던을 ‘로돈’, ‘논돈’, ‘윤돈’ 등으로 부르던 방식을 외래어표기법을 만들어 통일해나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등의 한글 표어에 더해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한글이 목숨’ 친필을 살펴본 관람객들은 우리의 문자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모습에 놀라워했다.
“영화 <말모이>를 보고 전시를 보러 왔는데, 영화 속에서 나오던 책이 진짜 전시돼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그리고 영화에서 본 사람들이 했던 활동들이 모두 진짜였다는 게 놀랍고 존경스러워요.” 이번 해설에 어머니와 함께 참가한 남효린 양은 전시 소감을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해설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진행하며 해설이 끝난 이후에는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특히 3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해설 이후에는 전시연계 복화술 공연 <독립운동의 힘, 한글>도 함께 이어진다. 이외에도 매주 토요일 한글박물관에서 전시연계 특별해설과 공연, 영화 관람까지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땅은 독립의 터전이요, 사람은 독립의 몸이요.
말은 독립의 본성(本性)이다.”주시경, 「국어문법」, 1910년
“제 뜻을 나타내는 데에는 제 말처럼 완전한 것이 없고,
제 말을 적는 데에는 제 글처럼 완전한 것이 없다.
한글은 우리 문화생활의 유일한 도구요, 무기이다.이극로, 「농민」 제4권 제6호, 1933. 6. 1.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장지영, 「조선일보」, 1931년
“한글이 목숨.”최현배, 「금서집」, 193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