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박웃음 2019. 11. 제 76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메뉴열기
    메뉴닫기
    기획기사

    홈 한글나누기 기획기사

    인쇄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구글 공유하기 블로그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기획기사

    신한류의 흐름, 세계에 한글 소개한다
    신한류 타고 문화 콘텐츠로 각광받는 한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 독일 보훔대 한국학 박사 베르너 사세 -

    한글날이면 매년 전 세계 언어학자들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진다. 한글은 만든 사람과 시기, 만든 목적, 과학적 창제 원리와 운용 방법 등이 책으로 남아 전해지는 유일한 문자이면서 그 생김새 또한 조형성과 균형성을 두루 갖추어, 우수한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유네스코에서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주는 상의 명칭을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으로 지정한 것만 봐도 세계 언어학계에서 한글을 어떠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지 가늠할 수 있다.

    최근 한글에 대한 초점은 학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던 세태에서 벗어나 한글문화의 확산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스포츠 스타들이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등 한국 문화가 나날이 퍼져나가며 한국의 문자 한글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진 것. 이와 함께 문화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한 소재를 차용하면서 한글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글은 지금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한글의 세계화에 급속도로 다가가고 있다.

    세계에 한글문화를 알린다, 글로벌 K팝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문화의 성장은 국내 다양한 분야의 문화 가치를 상승시켰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0월 111개국 K팝 팬 1만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외국인 K팝 팬 10명 중 9명(89.8%)은 직접 한국을 찾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문화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이들 대부분(41%)은 BTS 등 국내 아이돌의 세계진출이 확산된 2015년 이후 팬덤에 합류했으며, 유튜브(30.6%), 드라마 등 TV시청(29.4%)으로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팬들의 관심이 K팝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국어와 한글(63.8% 응답자 관심 표현)’ 공부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다니티 챌린지!
2019.10.09.(오후 12시 10분부터 시작)
강다니엘과 함께하는 한글로 단어를 쓰는 법을 배우자!
▲ 강다니엘의 노래 중 가사를 쓰다
▲ 해시 태그 #강다니엘_고마워요 와 #한글날 함께 모든 SNS에 게시,
태그 @OANIELK_KONNECT
▲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리트윗을 및 공유 부탁드립니다♡

    또지나치고 마는 순간속에 자라난 의심의 끝에서 감 많아 나를 달래면서 같은 시간 틈 서이에 고백한 없이 마음을 쏟았던 그곳은 언제나 함께하길

    하루만 함께 하고픈데 계속 바쁘기만 하면 나는 뭐해? 
“강다니엘 뭐해”
-비타민 다니엘-

    출처 : 강다니엘 팬클럽 ‘다니티’ 인스타그램

    지난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하며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팬클럽은 한글로 손글씨를 쓰는 ‘다니티 챌린지’를 진행해 한글 쓰기 이벤트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BTS의 해외 팬들이 노래 가사와 BTS의 메시지를 한글 손글씨로 적어 SNS에 올리는 등으로 한글날을 기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 덕분에 한국 문화는 ‘힙하다(개성 있고 감각적이다)’, ‘트렌디하다’는 긍정적 이미지가 퍼져 한글 역시 덩달아 좋아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글을 보다 가까이서 친숙하게 다루고 있는 미디어

    K팝이 한국과 한글문화를 접할 계기를 마련해준다면, 미디어 콘텐츠의 성장과 변화는 한글을 더욱 가까이서, 친숙하게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대왕을 그려낼 때 성군이자 대왕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던 과거에서 벗어나 친근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이는 세종대왕을 연기한 배우의 변화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는데, 1978년 작 영화 <세종대왕>을 배우 신성일이 연기한 이래 한인수, 서인석, 김상경, 안성기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세종대왕의 근엄한 모습을 주로 연기해 왔으나, 최근에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송중기를 시작으로 주지훈, 윤두준, 남다름 등 젊은 배우들이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서책 빌려드립니다’라고 적힌 세책점 건물 앞에 모여든 조선시대 군중의 모습. 한복을 입은 20여명의 남녀들이 세책점 앞에 모여있다.

    배우 신세경이 하얀 한복을 입고 누워 팔위에 책을 펼쳐놓은 채 잠을 청하고 있다.

    출처 :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화면캡쳐

    올여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은 한글문화를 더욱 친숙하게 다루고 있다. ‘만약 조선이 여사제도를 받아들여 여자 사관을 두었다면?’이란 상상에서 출발한 이 드라마에서는 배우 신세경이 조선 최초의 여사로 분해 ‘붓 앞에 만민이 평등하다’는 사관의 도리를 실천한다. 비록 가상의 설정이지만, 조선시대 사관의 업무와 영역을 가까운 곳에서 다루고 신윤복의 <월야밀회> 등 세책점에서 대여하던 한글 서책을 소개하는 등 조선시대 한글이 활용되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배우 신세경 또한 사관 연기에 집중하고자 한글 서예를 공부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한글문화 탐방에 나서는 외국인 관광객

    이처럼 다양한 한글문화 콘텐츠가 퍼져나가자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글을 배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국, 일본, 프랑스, 필리핀 등 정규 학교교육과정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하는 나라가 많아지는 등 나날이 달라지는 한글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한글의 강점에 더해 세모꼴, 네모꼴, 동그라미꼴 등 기본 도형과 비슷한 모양이 디자인적, 시각적인 만족을 주면서 예술적인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전시를 통해 시각, 제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한글의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서울 365-한글박물관 패션쇼’를 개최해 한글의 특징을 담은 40여벌의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외국인이 한글박물관에 찾는 모습 또한 꾸준히 미디어 콘텐츠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올리브tv의 예능 프로그램 <서울메이트>에서는 미국의 배우 토머스 맥도넬을 초청해 한글박물관 탐방기를 방영했고, MBC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웨일스 가족은 한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배우고 싶다며 한글박물관에 찾아갔다.

    이렇듯 매년 증가하는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한글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 1회 이상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해설을 시행 중이다. 더불어 2019년에 방문한 모든 외국인 관람객에게 ‘한글여행 여권’을 기념품으로 증정해 한글에 대한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20여 명의 외국인이 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 초입에서 전시 해설을 듣고 있는 모습

    한 외국인이 목판인쇄 체험에 나서 목판위에 한지를 놓고 인쇄하고 있다. 이를 다른 외국인 세 명이 바라보고 있으며, 외국인 앞에는 행사 스탭이 한지를 잡아 도와주고 있다.

    목판인쇄가 완료된 한지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한 외국인 여성. 주위로 6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한글의 내일, 세계와 우리를 연결할 문화 표상으로

    한글이 가진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573년 전 세종대왕은 애민정신을 담아 백성을 위한 문자를 창제했고, 일제강점기 국어학자들은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켜내며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삼았다. 수십 년 전 한국의 눈부신 산업화가 가능했던 것도 1945년 78%에 달했던 문맹률을 꾸준한 한글 교육을 통해 줄여나갔기 때문이다.

    이제 한글은 세계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문화의 표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생겨난 ‘신한류’의 특징은 K팝, K드라마, K뷰티 등을 중심으로 외국의 10~20대 젊은 층에 어필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더라도 한국과 한글에 가진 좋은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고, 그동안 한글문화 콘텐츠도 더욱 성장하며 새로운 세대를 흡수해나갈 것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BTS에게 ‘한류와 한글 확산에 기여’했다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면서 “해외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말로 된 가사를 쓰고 배우는 등 한글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문화와 한글이 상생하며 장밋빛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이 때, 국립한글박물관 역시 한글문화 확산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기획전시, 다양한 한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미국 음반 판매 협회 RIAA골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탑소셜 아티스트상, THE HOT 100 10위, 한국 갓후 최초 빌보드 200 1위 등의 문구가 적힌 화면

    화관문화훈장 현장의 방탄소년단 소개 사진. 방탄소년단 7명의 멤버들이 환하게 바라보는 증명 사진.

    출처: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V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