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16호 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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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배경의 무대 그림 안에 한빛예술단의 공연 사진이 들어 있다. 사진을 향해 많은 관람객이 손을 치켜들고,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반갑습니다 음악으로 세상을 밝혀주는
시각장애인 전문연주단
한빛예술단

비록 앞이 보이진 않지만,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밝혀주는 공연단이 있다.
시각장애인만으로 구성된 한빛예술단이 그 주인공이다.
한빛예술단은 국립한글박물관 4월 문화행사 ‘문화가 있는 날’에서 따뜻한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반갑습니다’를 통해 한빛예술단을 먼저 만나본다.


Q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시각장애인 전문연주단인 한빛예술단을 운영 중인 천성애 원장입니다. 우선 4월 문화행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뵐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한빛예술단은 2003년에 창단해 올해 20주년을 맞았습니다. 브라스앙상블로 시작됐던 연주팀은 한빛오케스트라, 챔버오케스트라, 타악앙상블, 모던팝밴드 등 다양하게 장르를 넓혀왔고, 수준 높은 연주력으로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 프로페셔널 연주팀이 됐습니다. 러시아 소치 패럴림픽 폐막 무대와 평창 패럴림픽 개막 공연에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런 활동이 새로운 한류 K-문화 확산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희망을 노래하는 한빛예술단은 장애 인식개선에 앞장설 뿐 아니라 생명 존중과 삶의 가치를 전하는 일에도 의미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공연장 위에 흰색 밝은 조명이 비추는 무대에서 한빛예술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Q

한빛예술단이 만들어진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예전 시각장애인 대다수가 종사했던 안마업이 시각장애인 고유의 직종이 될 수 없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했고, 그 당시에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그때 시각장애인이 가진 뛰어난 음악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예술단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어두운 공연장에 밝은 조명이 한빛예술단을 비추고 있고, 한빛예술단이 제각각 악기를 들고 공연하고 있는 모습을 위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무대 뒤 스크린엔 ‘한빛예술단의 MUSIC IN THE DARK’라고 적혀있다.

시각장애인만으로 연주단을 구성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느린 걸음이었지만 한결같이 열심히 달려왔고, 그 결과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연주단이 되었습니다. 장애가 오히려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되어 연주자들의 꿈이 실현되는 연주단이 된 것입니다.

Q

작년에도 국립한글박물관과 공연을 통해 인연을 맺으셨는데요. 올해에도 공연을 결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는 국립한글박물관 무대에서 ‘우리가 공연을 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의 공모사업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들이 따뜻한 관심과 반응을 보여주신 덕분에 우리 연주자들 역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올해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해, 더욱 흥미로운 연주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무대와 관객석이 가까이 있어 연주자와 관객이 서로 호흡해나가면서 집중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Q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A
한빛예술단의 연습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가운데엔 안경을 쓴 남성이 연습을 조율하고 있고, 앞뒤로 단원들이 악보를 보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연습하고 있다.

한빛예술단 중에서도 한빛오케스트라는 총 35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많은 연주자가 오직 숨결과 미리 맞춘 합으로 클래식 곡을 연주하는 모습은 가히 ‘기적’처럼 보입니다. 작년 한국기록원 최고 기록 인증에 성공한 ‘최다 암보 최장 시간 오케스트라 연주’ 기록도 그래서 의미가 깊은데요. 공연 현장에 따라 무대 크기 등의 문제로 오케스트라가 공연하지 못할 때,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곡을 익히는 방식, 연주자마다 안내자가 필요한 점 등 다른 연주팀보다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요되는데요. 이처럼 큰 노력으로 이루어낸 아름다운 연주가 앞으로도 빛을 발하며 지속되기 위해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의 무대처럼 공연 기회는 물론 정책적 지원과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Q

<어둠 속의 음악 : 영화 음악(Music in the Dark : Cine Music)>은 어떤 공연인가요?

A

<어둠 속의 음악 : 영화 음악>은 시각이 단절된 어둠 속에서 꿈을 향한 도전으로 이루어낸 음악으로 위로와 치유를 전하는 무대이자,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적인 인기 영화와 드라마 OST를 통해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입니다. 친숙하고 귀에 익은 음악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기획했습니다.

어두운 공연장에서 보라색 조명 아래 한빛 예술단이 제각각 악기를 들고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무대 뒤 스크린엔 ‘한빛예술단의 MUSIC IN THE DARK’라고 적혀있다.

Q

그동안 공연하시면서 기억에 남았던 점이 있다면?

A

장애인 예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아직도 많이 있어 한빛예술단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관람 후에는 ‘이렇게 좋은 공연인 줄 몰랐다’며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직 장애 예술에 편견도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장애 예술이 더 많이 알려져서 누구나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그로 인해 장애 예술이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의 시기가 하루속히 오길 기대해 봅니다.

한빛예술단의 공연 사진이다. 어두운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한빛예술단 뒤 스크린에는 한 남성이 남자 어린이를 안고 있다. 자막에는 ‘엄마!’라고 쓰여 있다.

Q

공연을 통해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이번 공연 레퍼토리 중, 작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OST가 있는데요. ‘자폐 스펙트럼’을 가졌지만 ‘영우’가 보여준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성격처럼 장애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벽이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한빛예술단의 공연을 보시면 그 메시지를 더 체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올해는 한빛예술단이 창단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정말 많은 분의 도움과 끊임없는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한빛예술단이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그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한빛예술단이 나아가야 할 20년을 설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악기를 들고 공연하는 한빛예술단의 공연 사진을 뒤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정면엔 수많은 관객이 공연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한빛예술단이 새로운 영역으로 창작 음악극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빛을 향해 꿈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 <노래가 나를 데려가>가 5월 9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입니다. 한빛예술단 창단 시절을 모티브로 꿈을 현실화하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확실한 주관과 자신감, 그리고 부단한 노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결과는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환경과의 조화, 협력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함께 공감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