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11호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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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이 기역부터 히읗까지 나란히 적혀있다. 니은, 이응, 치읓, 피읖은 빨간색이며 나머지 자음은 파란색이다. 배경으로는 희미하게 높은 빌딩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매체 속 한글 쏙쏙 한글날의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다
기업이 사랑한 한글

지난달 제576돌을 맞은 한글날은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하지만 이 소중한 날이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공휴일 중 하나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한글날이면 제품에 한글 디자인을 더해
직관적으로 한글날을 알리고 의미를 부여하며 일석이조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많은 소비자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전파하는 기업 이야기를 전해본다.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네이버의 ‘한글 사랑 실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2008년부터 15년째 한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운동을 펼친 대표적인 ‘한글 사랑 기업’ 중 한 곳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문화재단 사업팀을 통해 한글로 표현한 정보와 생각, 의도가 온라인상에서 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매년 색다른 사업들을 진행해왔다. 한글 감성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글꼴 서체를 개발해 무료 배포하는가 하면, 2014년엔 청계천 헌책방 간판을 교체하는 등 고증된 한글 정보들을 일반에 제공하는 식이다.

부루마불 상자와 소품들이 놓여있다. 바닥에는 부루마불 판이 놓여있으며, 그 위로는 인물 형태의 게임 말, 주사위, 훈민정음과 관련된 유물 그림 등이 놓여있다. 뒤로는 ‘훈민정음 부루마불’이라고 적힌 그림판이 세워져 있다. ▲ 네이버가 제작한 역사물 놀이 ‘부루마불 훈민정음 특별판’
(출처: 네이버문화재단)

올해는 한글날을 앞두고 세종의 초심과 한글의 역사를 담은 ‘한글맏뜻 운동’을 진행했다. 맏뜻이란 ‘처음 먹은 마음’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마음,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자 노력한 마음을 ‘맏뜻’으로 재해석했다. 이번 캠페인은 한글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알아보고, 한글 역사를 되짚어 그 초심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기획되었으며, 한글 창제부터 오늘날까지 한글의 주요 역사를 망라한 지식 정보들을 연속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상품을 제작했다.

특히 한글에 대한 초심을 지켜나가자는 의미에서 ‘한글 창제 주요 사건 18가지를 꼽아 지식 정보 시리즈’ 굿즈를 기획했고, 국립한글박물관의 자문과 외부 전문가 필진의 목소리를 담아 세상에 내놓았다. 어린이, 청소년, 2030세대 젊은 층을 겨냥해서는 한글 역사 정보를 놀이로 구현한 역사물 놀이 ‘부루마불 훈민정음 특별판’과 한글 역사 문제를 담은 ‘한글 역사 능력고사’가 그 결과물이다. 이 상품들을 판매한 수익금 전액은 한글 소외 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글날 한정판 제품을 출시한 기업들

한글날을 맞아 한글 사랑을 실천하는 기업들은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모나미’는 2021년 한글날을 맞아 순우리말이 적힌 볼펜과 다이어리 디자인인 ‘153 예다움’을 한정판으로 출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예다움은 ‘예쁘고 정다운’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제품은 한글의 멋을 살린 디자인을 담아 순우리말의 의미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볼펜 각 품목에도 기역(ㄱ)부터 치읓(ㅊ) 등 자음으로 시작하는 단어와 의미를 바디에 표현했다. ‘구메구메(남모르게 틈틈이)’, ‘느루(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등 순우리말 글귀도 담아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빨간색, 분홍색 등 파스텔 색조의 볼펜 열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볼펜 오른쪽에는 ‘예다움 일오삼 모나미’가 적힌 볼펜 상자가 놓여있다. 상자 이름 주변에는 자음과 모음이 그려져 있다. ▲ 모나미에서 선보인 ‘153 예다움’ (출처: 모나미)

화장품 브랜드 가히는 기업의 이름부터 한글의 자음, 모음의 시작과 끝 음운으로 만들어졌다. 세종대왕이 모든 사람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든 것처럼, 가히 또한 누구나 쉽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지닌 것이다. 가히는 한글날 ‘한글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2021년의 한글날에는 ‘처마 끝에서 울려 퍼지는 은은한 풍경 소리, 서예가의 손끝에서 그려지는 한글, 대청마루에 걸려 바람결에 한들거리는 한지 등의 아름다움’등을 영상에 담아 매경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2년 올해 한글날에는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아이와 배우 윤여정의 대화를 통해 한글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았다.

위아래로 검은색 한복을 입은 여성이 바닥에 종이를 두고 붓으로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고 있다.

‘연비여천’이라는 명패가 달린 한옥 집 마루에 늙은 여성과 어린아이가 함께 나란히 앉아있다.

▲ (왼)2021년 가히 한글날 캠페인 영상,
(오)2022년 가희 한글날 캠페인 영상 (출처: 가히)

한글날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국경일, 즉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법률로써 지정한 날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공익적 행보를 보이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소비의 주체인 국민 역시 한글날 외에도 우리말글의 중요성을 늘 되새기는 일상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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