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17호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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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전 <어린이 나라> 포스터 사진이다. 형형색색 꽃들이 그려진 그림 위에 빨간 글씨로 ‘어린이 나라’라고 쓰여있고, 하단엔 초록색 상의와 빨간색 하의를 입고, 하얀 날개를 단 어린이가 달리면서 위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밝은 라임색 배경엔 어린이들이 포스터를 둘러싸고 제각각 놀고 있다.

기획기사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전 <어린이 나라>

1년 365일 중에는 기념할 만한 특별한 날들이 많다.
생일을 비롯해 누군가를 처음 만날 날, 한글의 의미를 기억하고 광복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 등
개인과 국가가 기념하고 기억해야 하는 수없이 많은 날 중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날은 아마도 어린이날 아닐까.
국립한글박물관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기회가 많은 5월을 맞아
어린이들이 더욱 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며 창간한 한글 잡지
『어린이』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어린이 나라>를 개최했다.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잡지 『어린이』

“죄 없고 허물 없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하늘나라, 그것은 우리의 어린이의 나라입니다.”
-『어린이』 창간호(1923년)-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전 <어린이 나라> 포스터 사진이다. 형형색색 꽃들이 그려진 그림 위에 빨간 글씨로 ‘어린이 나라’라고 쓰여있고, 하단엔 초록색 상의와 빨간색 하의를 입고, 하얀 날개를 단 어린이가 달리면서 위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어린이 나라> 포스터

국립한글박물관은 5월 4일부터 8월 20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한글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전 <어린이 나라>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어린이 해방 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어린이들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만든 한글 잡지인 『어린이』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전시에서는 1923년부터 1935년까지 발행한 잡지 『어린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이전까지는 없었던 ‘어린이’라는 개념과 어린이 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미래 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서의 어린이를 보여주고자 한다.

1부, 어린이 잡지의 탄생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시기, 우리 겨레의 앞날을 짊어진 어린이를 교육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당시 일제는 일본어 교육을 우선으로 하며 우리의 민족성을 없애려 했고, 어려운 경제 여건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갖기 힘든 아이들도 많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간에서 펴낸 아동 잡지와 학생 잡지는 어린이들에게 지식을 보급하고 인성을 함양하며 우리말을 가르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어린이』 제6권 제3호(1928년) 표지 사진이다. 상단에 ‘이린어’라고 빨간 글씨로 제목이 쓰여있고, 아래엔 천사 형상을 한 아이가 꽃밭에 서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 『어린이』 제6권 제3호(1928년)

『어린이』 제12권 제5호(1934년) 표지 사진이다. 상단에 ‘이린어’라고 빨간 글씨로 제목이 쓰여있고, 아래엔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가 ‘어린이날’이라 쓰인 깃발을 들고 손잡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 『어린이』 제12권 제5호(1934년)

특히 1923년에 창간된 쉬운 한글로 쓴 잡지 『어린이』는 어두운 시기에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하여 어린이들에게 꿈과 설렘, 그리고 희망을 주었다. 전시 1부에서는 이처럼 어린이들을 위한 잡지를 만들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와 노력으로 밤낮없이 돌아가던 편집실의 모습, 잡지의 제작 과정 등을 소개하며 잡지 『어린이』의 소중한 가치를 전한다.

2부, 놀고 웃으며 평화로운 세상

2부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푸른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뛰놀고 웃으며 세계의 어린이들과 함께 평화롭게 커나가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잡지 『어린이』가 그리는 어린이들의 긍정적인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몸을 움직이면서 갖가지 놀이를 즐기고 세계 일주를 통해 견문을 넓혀가는 모습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또한 꽃들과 동물들이 어린이날을 분주히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 창작 동화 「사월 그믐날 밤」을 재해석한 영상과 함께, 잡지 『어린이』에서 해마다 펴낸 어린이날 기념호도 선보인다.

『어린이』 제7권 제1호 부록(1929년)에 실린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 사진이다. 남대문에서 출발해 백두산에 도착하는 말판 놀이다. ▲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 - 『어린이』 제7권 제1호 부록(1929년)

3부, 읽고 쓰고 말하는 세상

3부는 어린이들이 정신적 양분인 다양한 문예물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직접 글로 쓰고 말하면서 생각의 폭과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곳에서는 세계 명작 동화, 국내 창작 문학 작품, 한글의 역사와 맞춤법 등과 같은 다양한 읽을거리를 소개한다. 이와 더불어 「독자담화실」, 「어린이세상」 등과 같이 잡지 속 독자 참여 공간을 통해 소통하면서 함께 힘을 모아 공동체를 이루고 어린이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도록 꾸몄다.

『어린이』 제7권 제3호 표지 사진이다. 상단에 ‘어린이’라 적혀있고, 아래엔 어린이 3명이 왼쪽부터 성장도 순으로 함께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권덕규, 「세계에 그 유(類)가 없는 유명한 글」(1929년) 사진이다. 낡은 책 위에 글자들이 빼곡이 쓰여져 있다.

▲ 『어린이』 제7권 제3호, 권덕규, 「세계에 그 유(類)가 없는 유명한 글」(1929년)

기획전시 <어린이 나라>는 한글 잡지 『어린이』 속에 녹아 있는 정신, 즉 어린이들이 놀고 배우며, 씩씩하게 커 나가는 모습을 통해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의 중요성을 마음 깊이 느끼게 하는 자리이다. 가정의 달 5월, 작지만 그 속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어린이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이끌어갈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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