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팅커벨 프로젝트’의 활동가, 황동열님께
2022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정아윤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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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열님,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사는 4학년 정아윤이에요.
제가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황동열님의 이야기를 읽고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유기견들을 구조해 주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먼저 우찬이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게요. 저는 평소에 동물을 무척 좋아하고 그중에서 특히 강아지, 즉 개를 엄청 좋아해요. 그리고 유기견들의 이야기들을 책에서 읽어 본 적이 몇 번 있어서 이 이야기에 관심이 있지요.
먼저 황동열님이 일하는 단체에 올라온 글에서 우찬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정말 화가 나고 슬펐어요. 화난 이유는 버려진 개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기는커녕 우찬이를 내쫓으려고 쓰레기를 둔 마을 주민들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슬펐던 이유는 우찬이의 목엔 전깃줄이 감겨 있고, 다리가 부러진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을 계속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황동열님이 우찬이를 안전하게 구조했을 땐 너무나 기뻤고, 동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을 때 허벅지 뼈가 두 동강 난 통증을 의연하게 참아내는 우찬이를 보니 슬프기도 했고 수술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몸살기가 있는데도 폭우를 헤쳐 나가며 한 생명을 구조한 황동열님께 존경심과 고마움, 그리고 감동을 느꼈어요. 그 뒤 첫 번째 파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읽고는 너무나도 슬프고 절망스러웠지요. 파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제 두 번째 파이 이야기를 해 볼게요.
두 번째 파이의 구조되기 전 사진을 봤을 땐 우찬이 때보다 더욱 화가 나고 슬펐어요. 파이의 온몸을 때리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심한 학대를 한 주인에게 너무나도 화가 났고, 그런 심한 학대를 당한 불쌍한 파이를 보니 너무나도 슬펐지요. 그래서 비록 유기견들이 너무 많지만, 파이를 구하기로 한 ‘팅커벨 프로젝트’ 단체의 위원들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파이를 구했을 때는 더욱 기뻤어요. 하지만 파이의 심각한 건강 상태를 보니 슬펐지만,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파이의 다리를 치료해주어 기뻤어요. 그리고 심한 학대를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온순한 성격의 파이를 보니 마음이 찡했지요.
제가 제일 놀라웠던 것은, 파이를 입양한 사람, 그러니까 이제 파이의 주인이 된 사람의 약속을 담은 편지였어요. 그 내용을 읽으니 파이의 주인이 이번 일을 계기로 유기견과 강아지에 관심이 더 가게 됐고, 파이를 소중하게 키울 거라고 짐작돼 안심이 되었어요. 황동열님, 저는 앞으로 사지 말고 입양해라‘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겠어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황동열님.
2022. 8. 10.
고맙고 감동적인 마음을 담아
정아윤 올림
나의 세상을 바꾼
특별한 동물 친구들 이야기
『운동화 신은 우탄이』는 지금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며 발을 딛고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반려인과 헤어지게 된 개 피피와 함께 살게 되면서 저자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늘 속 동물들과 그 곁에 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입양된 반려견 ‘피피와 호동이’, 골목을 떠도는 길고양이 ‘하양이’, 버려진 장소를 떠나지 않은 유기견 ‘우찬이’, 학대로 상처 입은 유기견 ‘파이’, 동물원 법을 만든 호랑이 ‘크레인’, 동물 쇼를 거부한 오랑우탄 ‘우탄이’. 내 곁의 반려동물부터 골목을 떠도는 유기동물, 위협받는 야생동물, 철창 너머에서 서성이는 동물원 동물까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동물들과 그들의 생명권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린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저자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건 단지 예뻐하며 쓰다듬는 일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바로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기에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동물들의 현실을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마주한 어린이 독자들이 우리 곁의 다른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 출판사 우리학교 『운동화 신은 우탄이』 서평 중 발췌
털숭숭이에게
2022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서아인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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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털숭숭아? 난 네가 나오는 책을 읽고 너무 재미있었어.
난 널 그림책에서 처음 봤을 때 조금 무서웠어. 마시멜롱들과 같은 생각을 가졌어. 그런데 나중에 한 마시멜롱이 널 도와준 다음, 네가 더 귀여워 보이더라. 마시멜롱들에게 큰 오해를 받아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래도 마시멜롱들이 쏜 불이나 화살들에 아무 피해를 입히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리고 한 마시멜롱 덕분에 금방 이를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너는 어떤 세상에서 왔는지 궁금해. 가족은 있어? 마시멜롱 마을처럼 털숭숭이 마을은 따로 있어? 나는 너를 처음 만났을 때는 2년 전 엄마랑 같이 도서관에 가서 체험을 했을 때였어. 이 책을 읽고 검은색 양말로 너를 인형으로 만들었어. 혀를 삐죽 내밀은 표정을 만들었지. 지금도 있어! 너무 귀여워! 양말 안에 솜을 아주 두툼하게 넣었어. 엄청 빵빵해서 그걸로 맞으면 엄청 아플 것 같다.
초록 형광색 천에 검은 점을 그려서 붙여놨어. 걱정하지 마. 깨끗한 양말이니까. 귀랑 손이랑 입을 바느질 하는데 내가 바느질하는 방법을 잘 몰랐어. 그래서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셨어. 요즘 바느질해서 붙인 손이랑 귀가 너덜너덜 해져가지고 솜이 빠지려고 해. 엄마한테 부탁해야겠어.
네가 나온 책의 작가가 ‘이지은’이셔. 그래서 이지은 작가가 쓰신 다른 책도 읽어봤어. ‘팥빙수의 전설’ 그리고 ‘친구의 전설’도 읽어봤어. 다 그림이 귀여워! 체험교실에서 널 만든 애들이 많아서 넌 여러 개였어. 지금 너는 내 침대에 세워져 있어. 다음에 널 또 만들 생각인데 어떻게 만들어 줄까? 일단 엄마한테 바느질하는 방법을 배워야겠어. 눈도 귀엽게 만들어 줄까? 입은 웃고 있는 걸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는 발도 만들까? 지금 발이 없어서 뭔가 조금 이상한 것 같기도 해. 털 색깔은? 난 흰색이 예쁠 것 같아!
생각해보고 꼭 답장해주면 좋겠어. 안녕!
2022년 8월 10일
아마도 네가 강아지인 걸 알아 챈 너의 왕팬이
마시멜로가 사는 평화로운 마을. 풍요로운 먹거리와 폭신한 땅, 느긋해서 잠이 솔솔 올 것만 같은 마을의 동산 너머로 어느 날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이파라파냐무냐무... 이파라파냐무냐무. 소리는 점점 가까이 들리고, 소리를 따라가 보니 산만 한 덩치에 시커먼 털북숭이가 도사리고 있다. 이쯤 되면 제아무리 느긋한 마시멜로들이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데, 대체 저 소리는 뭘까? 냐무냐무? 냠냠? 잡아먹겠다는 말인가? 결국 마시멜로들은 자신들을 잡아먹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털숭숭이를 공격한다. 이때 한 마시멜로가 무슨 뜻인지 알아오겠다고 다가가는데… 누군가를 오해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지은 작가는 특유의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선입견과 오해가 생겨나고 풀리는 상황을 참 다정하게 그려냈다. 누구나 오해를 할 수도, 받을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혹시 ‘오해’는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서로를 이해하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 작가는 그림책 전체를 아우르는 말 한마디, ‘이파라파냐무냐무’로 이야기의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출처 : 출판사 사계절 『이파라파냐무냐무』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