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호 20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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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2022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김라엘 어린이

알록달록한 배경 화면 속 왼쪽에 남자 어린이가 앉아서 웃고 있고, 오른쪽 여자 어린이는 책을 보면서 앉아있는 그림이다.

음성안내

노을이에게. 안녕 노을아. 오늘은 앉아서 책 읽기 딱 좋은 날씨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랑 공감이 많이 됐어. 내가 공감했던 이유가 2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같은 학년이기 때문이야. 4학년이기 때문에 마음이 잘 맞았던 거 같아. 두 번째 이유는 나도 학교에서 부회장이 심찬성형 같은 부회장이 있었거든.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거 같아. 나는 네가 대단한 일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먼저 심찬성형이 혼자 힘들고 외로워할 때 너의 대단한 향기 능력을 이용해 심찬성형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도 많이 해줬잖아. 나 같았으면 나를 괴롭히고 시켜먹던 형인데 그 형이 힘들 때 같이 있어 주고 위로를 해주기 어려웠을 거 같아. 또 나도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지만 누가 누구한테 괴롭히고 때리는 거는 많이 봤거든. 그런데 나서지는 못했어. 하지만 너는 심찬성형이 오소희누나를 괴롭히는 걸 보고 도와주려고 했잖아. 또 너의 다른 능력인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다는 능력. 이것도 네가 잘 활용하고 있는 거 같아. 냄새를 잘 맡으니 다른 사람의 마음도 알 수 있어서 좋을 거 같아. 400년에 한 번 나오는 향기도사가 된 건 정말 기쁜 일야. 노을아! 너는 사람들에게 꽃향기로 남고 싶다고 했지. 나는 사람들에게 구름향으로 남고 싶어. 왜냐하면 구름은 맑고 깨끗한 느낌이잖아. 그래서 이 사람은 뭔가 깨끗하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말이야. 노을아 나한테도 어떤 냄새가 나는지 맡아줘. 이 편지를 읽으면서 말이야. 그럼 노을아 안녕.

노을이에게

안녕 노을아
오늘은 앉아서 책 읽기 딱 좋은 날씨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랑 공감이 많이 됐어. 내가 공감했던 이유가 2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같은 학년이기 때문이야. 4학년이기 때문에 마음이 잘 맞았던 거 같아. 두 번째 이유는 나도 학교에서 부회장이 심찬성형 같은 부회장이 있었거든.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거 같아.

나는 네가 대단한 일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먼저 심찬성형이 혼자 힘들고 외로워할 때 너의 대단한 향기 능력을 이용해 심찬성형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도 많이 해줬잖아. 나 같았으면 나를 괴롭히고 시켜먹던 형인데 그 형이 힘들 때 같이 있어 주고 위로를 해주기 어려웠을 거 같아. 또 나도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지만 누가 누구한테 괴롭히고 때리는 거는 많이 봤거든. 그런데 나서지는 못했어. 하지만 너는 심찬성형이 오소희누나를 괴롭히는 걸 보고 도와주려고 했잖아.

또 너의 다른 능력인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다는 능력. 이것도 네가 잘 활용하고 있는 거 같아. 냄새를 잘 맡으니 다른 사람의 마음도 알 수 있어서 좋을 거 같아. 400년에 한 번 나오는 향기도사가 된 건 정말 기쁜 일야. 노을아! 너는 사람들에게 꽃향기로 남고 싶다고 했지. 나는 사람들에게 구름향으로 남고 싶어. 왜냐하면 구름은 맑고 깨끗한 느낌이잖아. 그래서 이 사람은 뭔가 깨끗하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말이야.

노을아 나한테도 어떤 냄새가 나는지 맡아줘. 이 편지를 읽으면서 말이야.
그럼 노을아 안녕.

『우리아파트 향기도사』

도서 『우리 아파트 향기 도사』의 표지. 연구실로 보이는 공간 안에서 경비원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왼쪽에 안경을 쓴 어린이에게 냄새를 맡게 하고 있다. 마음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냄새 혹은 향기에 대한 색다르고 비밀스런 이야기


냄새만으로 모든 걸 알아내는 냄새 능력자라는 기발하고 색다른 소재로, 일상에서 상처 입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장편 동화이다. 신체적 약점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냄새를 모으는 아파트 경비원 할아버지와 냄새를 매개로 소통하며 용기와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냄새로 서로의 마음을 읽고, 감춰진 아픔을 헤아리며 착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냄새 능력자들의 이야기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시력은 나쁘지만 뛰어난 후각을 가진 주인공 노을이. 두꺼운 안경을 빌미로 반 아이들의 놀림과 괴롭힘이 계속되자 부모님은 부자 동네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노을이를 전학시킨다. 하지만 노을이는 등교 첫날부터 또 다른 괴롭힘과 마주하게 된다. 매콤하고 톡 쏘면서 심장이 찌릿해지는 냄새를 풍기는 전교 회장 심찬성 형의 스마트폰 심부름꾼이 되고 만 것.
어느 날, 노을이는 묘한 냄새를 풍기는 경비원 김향달 할아버지가 냄새로 모든 걸 알아내는 냄새 능력자인 향기 도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는 400년 동안 아무도 몰랐던 냄새를 단번에 알아맞힌 노을이에게 향기 권법을 전수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에게 향기 권법을 하나씩 전수받을 때마다 노을이는 마음의 냄새를 맡는 향기력이 점점 발달하고, 지금껏 참아 왔던 부당한 것들에 용기 있게 맞서 나아가게 되는데…….

출처 : 출판사 함께자람 『우리아파트 향기도사』 서평 중 발췌

2022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최경은 어린이

음성안내

활발한 솔미에게. 안녕? 솔미야! 나는 11살 경은이라고 해. 만나서 정말 반가워. 내가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쓴 이유는 너를 보고 감탄했기 때문이야. 네가 “여자애가 왜 이렇게 기가 세? 둘이 성별이 바뀐 거 아니야?”라거나 “오빠는 얌전한데 넌 왜 이렇게 말괄량이냐?”라며 어른들이 오빠와 너를 비교한다고 했잖아. 넌 그게 잘못된 행동인 걸 알고 “그게 뭐 어때서?”라고 당당하게 말했어. 사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활발하고, 지금도 그렇지만 남자친구들이랑 친하게 지내서 남자아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 하지만 난 너처럼 “그게 뭐 어때서요?”라고 말할 수 없었어. 그런데 넌 말할 수 있었잖아. 그래서 난 널 존경해. 지금은 널 알게 됐으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 달라고 말할 거야. 정말 고마워. 뭐가 고맙냐고? 위에 쓴 것과 같이 널 보고 용기를 얻게 되었고 뭐가 잘못된 행동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잖아. 그게 고맙다는 거야. 또 나는 너도 존경하지만 양성평등한 너희 아빠도 존경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지금 말하는 내용을 너희 아빠께 꼭 전달해 줘. “안녕하세요? 저는 경은이에요. 저는 성차별적인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솔미 아빠를 존경해요. 하지만, 노력에도 고통이 따르는 법! 때때로 솔미 아빠께서도 실수는 할 수 있어요. 솔미 아빠같은 위대한 분은 다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실수를 적어 오답노트를 만들면 성차별적인 말을 아예 안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전 이만,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이건 내가 생각해 본 건데 너희 가족이 성차별적인 말을 하는 사람에게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주잖아. 저번에 우리 엄마께서 “여자아이가 너무 남자답다.”라고 하셨는데 나도 엄마께 옐로카드를 드려야 해? 솔직히 난 기분이 나쁘진 않았거든. 오히려 난 웃었어. 그리고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 옐로카드, 레드카드뿐만 아니라 양성평등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도 카드를 주면 어때? 좋은 말 카드 말이야. 요즈음엔 사람들이 남녀 구분 없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해졌어. 집에서부터 성차별하지 말고 좋은 말 카드를 나누어주며 각자의 재능을 응원해주자! 그러면 앞으로 더욱더 양성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럼 우리 다음번에 또 만나자. 안녕! 2022. 8. 8. (화) 양성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경은이가

활발한 솔미에게

안녕? 솔미야! 나는 11살 경은이라고 해.
만나서 정말 반가워. 내가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쓴 이유는 너를 보고 감탄했기 때문이야. 네가 “여자애가 왜 이렇게 기가 세? 둘이 성별이 바뀐 거 아니야?”라거나 “오빠는 얌전한데 넌 왜 이렇게 말괄량이냐?”라며 어른들이 오빠와 너를 비교한다고 했잖아. 넌 그게 잘못된 행동인 걸 알고 “그게 뭐 어때서?”라고 당당하게 말했어.

사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활발하고, 지금도 그렇지만 남자친구들이랑 친하게 지내서 남자아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 하지만 난 너처럼 “그게 뭐 어때서요?”라고 말할 수 없었어. 그런데 넌 말할 수 있었잖아. 그래서 난 널 존경해. 지금은 널 알게 됐으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 달라고 말할 거야. 정말 고마워. 뭐가 고맙냐고? 위에 쓴 것과 같이 널 보고 용기를 얻게 되었고 뭐가 잘못된 행동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잖아. 그게 고맙다는 거야.

또 나는 너도 존경하지만 양성평등한 너희 아빠도 존경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지금 말하는 내용을 너희 아빠께 꼭 전달해 줘.
“안녕하세요? 저는 경은이에요. 저는 성차별적인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솔미 아빠를 존경해요. 하지만, 노력에도 고통이 따르는 법! 때때로 솔미 아빠께서도 실수는 할 수 있어요. 솔미 아빠같은 위대한 분은 다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실수를 적어 오답노트를 만들면 성차별적인 말을 아예 안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전 이만,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이건 내가 생각해 본 건데 너희 가족이 성차별적인 말을 하는 사람에게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주잖아. 저번에 우리 엄마께서 “여자아이가 너무 남자답다.”라고 하셨는데 나도 엄마께 옐로카드를 드려야 해? 솔직히 난 기분이 나쁘진 않았거든. 오히려 난 웃었어. 그리고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 옐로카드, 레드카드뿐만 아니라 양성평등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도 카드를 주면 어때? 좋은 말 카드 말이야.

요즈음엔 사람들이 남녀 구분 없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해졌어. 집에서부터 성차별하지 말고 좋은 말 카드를 나누어주며 각자의 재능을 응원해주자! 그러면 앞으로 더욱더 양성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럼 우리 다음번에 또 만나자. 안녕!

2022. 8. 8. (화)
양성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경은이가

『양성평등 나부터 실천해요』

도서 『양성평등 나부터 실천해요』의 표지. 초록색 표지 안에 네 사람이 각각 ‘양’, ‘성’, ‘평’, ‘등’이라고 적힌 글자를 들고 서 있다. 아래엔 ‘나부터 실천해요’라고 적혀있다. 나의 작은 실천이 양성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요!
성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하지 않아요.
누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사람이에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요!


『양성평등 나부터 실천해요』는 가정과 학교, 사회에 만연한 성 역할 고정 관념을 살피고, 이에 반하여 양성 평등한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표하는 방법을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성차별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도 한다. 가정에서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성별로 차별하지 않고, 학교에서도 성별로 학업에 제한을 두지 않으니까. 또, 사회에서 여자 우주 비행사, 여자 파이터, 여자 축구 선수 등 금녀의 영역이라 여긴 분야에서 여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많은 수의 여자가 사회에 진출해 경제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에 성차별 문제가 많이 사라졌고, 나아졌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책에서는 솔이와 솔미 가족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마주치는 성차별적인 문제들을 양성 평등한 생각과 행동으로 고쳐 나간다. 집안일은 엄마의 일이라는 성 역할 고정 관념에 반대하며 온 가족이 집안일을 고루 나눠 하고, 명절 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명절 음식을 함께 준비한다. ‘여자니까 이래야 한다, 남자니까 이래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꿈꾸자!’며 친구들과 외치고, 학급에서 힘쓰는 일을 할 때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반 친구들 모두가 힘을 합해 해결한다. 남자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결혼식을 보며, 불평등하고 불필요한 결혼 문화의 대안도 찾아보고, 신혼부부인 고모네 이야기를 통해,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맡아 하는 행복하고 평등한 가정생활을 살핀다. 그리고 여전히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불평등한 문제들을 짚어 보며 그 대안을 찾아본다. 사회와 국가가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살펴본다.

출처 : 출판사 풀빛 『양성평등 나부터 실천해요』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