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은 어린이들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을 누리길 바라며 만들어진
한글 잡지 『어린이』의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특별전 <어린이 나라>를
5월 4일부터 8월 2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린이’라는 개념의 정착, 어린이 문화의 형성 과정,
미래 시대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서의 어린이에 대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실제 어린이 관람객들은 <어린이 나라>를 어떠한 시선으로 들여다보았을까.
한박웃음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동심 가득한 모습으로 웃음꽃을 피우던 전시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1부, 빛처럼 등장해 어린이들의 희망이 된 한글 잡지를 만나다
▲ 1부 전시 전경
쉬운 한글로 쓰인 잡지 『어린이』(1923년 창간)는 일제 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하여 조선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설렘, 그리고 희망을 주는 잡지 그 이상의 존재였다. 전시 <어린이 나라>는 그 가치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각화했는데, 입구에서는 『어린이』 창간호 서문인 「처음에」를 육필 원고로 재현한 설치물과 잡지 부록인 「어린이세상」으로 벽면을 가득 채운 복도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에 발을 들이자마자 마치 『어린이』라는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먼저 ‘1부: 어린이 잡지의 탄생’에서는 1920~30년대 잡지 『어린이』의 편집실 공간을 재구성하여 『어린이』의 창간 배경, 제작 과정, 참여자 등을 소개한다. 전시 공간이 살짝 어두운 것과 어린이 독자들이 보낸 엽서들이 쌓여 있는 부분은 실제 편집실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곳에서는 1920년대 ‘어린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히기까지의 이야기와 당시 아동 교육의 과정, 일제 강점기 주요 아동 잡지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어린이』 창간 배경과 주요 수록 내용, 잡지 제목 디자인 등의 변천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납활자를 이용한 활판 인쇄 과정과 유통에 관련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정보 검색 영상을 통해 『어린이』 연표는 물론, 일제에 검열당해 삭제되어야 했던 잡지 내용도 접할 수 있다.
2부, 인터랙티브 체험 영상을 통해 잡지 『어린이』의 독자가 되어 보다
▲ 2부 전시 전경
‘2부: 놀고 웃으며 평화로운 세상’에서는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영상 작품이 관람객을 반긴다. 이 작품은 『어린이』에 실렸던 방정환 선생의 창작 동화 「사월 그믐날 밤」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꽃들과 동물들이 어린이날을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 설렘과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렇듯 2부에서는 어린이들이 푸른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고 평화롭게 커나가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이는 잡지에 실려 있던 꽃과 동물, 해, 달, 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 당시 어린이들이 잡지를 통해 세계 어린이들이 배우고 노는 모습과 세계 일주 사진을 보며 견문을 넓혔던 모습, 『어린이』를 출판한 ‘개벽사’에서 개최해 20여 개 국가의 아동 작품을 보여준 ‘세계아동예술전람회’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잡지에서는 ‘어린이들이 능동적인 놀이’를 중요하게 생각해 부록으로 ‘말판 놀이법’을 싣곤 했다. 재미와 유익함을 주어 독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았는데, 전시에서는 그중 하나인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어린이』 제7권 제1호 부록, 1929)의 실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관람객의 동작을 인식하여 실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체험 영상 ‘세계 일주 말판’, 『어린이』의 표지 등 대표 이미지의 사진틀에 자신의 사진 담아보기 등 다양한 체험이 있어서 큰 호응을 얻는 공간이기도 했다.
3부, 새 시대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다
▲ 3부 전시 전경
‘3부: 읽고 쓰고 말하는 세상’에서는 세계 명작 번안 동화, 국내 창작 문학 작품, 한글의 역사와 맞춤법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소개한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백설공주, 성냥팔이 소녀, 개구리 왕자, 처녀와 요술할멈(라푼젤), 서울쥐와 시골쥐 등의 1920~30년대 원서 등을 접할 수 있으며, 『어린이』에 실렸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광고들도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와 더불어 은은한 조명과 소파를 설치해 『주간소학생』, 『새소년』, 『보물섬』 등 1940~1980년대 잡지를 직접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독자담화실’, ‘어린이세상’ 등으로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어린이』를 매개로 어린이들의 문화를 만들어 갔던 당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 갑시다.”라는 표어 아래 어린이들이 한글 잡지를 통해 소통하며 힘을 모아 공동체를 이루고, 새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전시장 한 편에는 『어린이』 편집실에 자신들의 글을 보냈던 그 시절 독자들을 상상하며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어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고사리손으로 글씨를 써 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시에서는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주요 전시유물 10점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등 7개 언어로 제공한다. 직접 전시장에 오지 못하더라도 박물관 누리집이나 누리 소통망(SNS)의 정보무늬(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시 유물의 원문과 다국어 번역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장애인들이 전시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점자 안내 책자도 제공하고 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관람객이 관람 후기를 남기고 온라인상에 공유하는 디지털 설치물도 준비되어, 마치 『어린이』 독자들처럼 전시를 매개로 소통할 수 있다.
잡지 『어린이』는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했던 어린이의 권리를 세우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바라며 탄생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던 한글 잡지에서 줄기를 뻗은 이번 전시를 관람하며 우리는 모두 ‘어린이’였음을 기억하고, 미래를 이끌 주역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사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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