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유튜브에는 기획전시, 화요 한글문화 강좌, 어린이 학습 영상 등
다양한 동영상들이 매달 새롭게 게재됩니다. ‘한박튜브’ 코너에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주요 영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7월호에서는 2023년 국립한글박물관 <화요 한글문화 강좌>
제3회차 강연, 한국방정환재단 염희경 연구사업부 부장님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세상”
영상을 정리해 소개해 봅니다.
#01
이번 강연에서는 한글로 쓰인 아동 잡지 『어린이』의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소파 방정환과
『어린이』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먼저 이 잡지가 탄생하기까지의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방정환 선생은 3.1운동의 핵심 세력이었던 천도교의 일원이었습니다. 천도교는 1920년대에 교육·언론·출판 사업을 중심으로 ‘신문화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천도교 계열의 '개벽사'는 계층별 부문 운동과 연계해 여러 잡지를 출판했고, 이 시기 방정환 선생은 다양한 잡지의 편집 및 발행인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된 것 중 하나가 오늘 알아볼 『어린이』입니다.
#02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창간 목적에 대해 ‘조선의 어린이를 살리기 위한 운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 잡지가 어린이들의 즐거운 놀이터이자 배움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편집 방침을 세웠습니다. 잡지 창간호에서는 서양 어린이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어린이들의 감성 해방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방정환 선생이 창간한 『어린이』 이전에도 아동 잡지는 존재했습니다.
다만 학교나 가정교육의 연장선상에서 학문에 도움이 되거나 행실을 바로잡는 등 ‘교훈적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03
『어린이』는 종합 잡지로서 다채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놀이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방정환 선생은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배움과 감화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어린이』는 자유주의 교육, 아동 중심의 교육철학, 천도교의 인내천 사상 등이 담긴
편집 방침에 따라 제작되었습니다.
#04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을 통한 예술적 효과와 정서적 영향에도 집중하여 동화, 동요, 동시, 아동 소설,
동화극 등 아동 문학 장르를 본격적으로 개척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방정환 선생은 다수의 필명으로 여러 장르의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이 밖에도 각 분야의 전문 필자를 육성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고,
소년 문제 연구 단체 색동회를 창립하여 소년 운동가들을 잡지의 주요 필자로 참여하게 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놀이 본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기에 숨은그림찾기,
십자말풀이 등의 놀이를 소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05
당시 『어린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잡지의 부록으로 붙어 있던 말판과
말판 놀이법이었습니다. 그중 방정환 선생이 직접 고안한 ‘조선 십삼도 고적탐승말판’은
잡지에 소개된 놀이법을 응용한 것으로,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민족적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잡지는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13년 동안 통권 122호를 발행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어린이』가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06
당시 사람들에게는 ‘어린이’라는 새말은 굉장히 낯설었기 때문에 처음 잡지를 발행했을 때만 해도 공짜로 준다고 해도 받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잡지 『어린이』와 어린이날, 어린이 운동 등이 신문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어린이라는 말이 알려지자 창간 2년 만에 3만 부를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어린이를 가르침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의 자발성을 옹호하고,
상호 의사소통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밖에도 탁월한 기획력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필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고정 독자층의 지지를
받게 되면서 방정환과 독자층 사이의 강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07
앞서 언급했듯 『어린이』는 독자들의 참여도와 열성도가 굉장히 높은 잡지였습니다.
어린이 독자들은 자발적으로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적어 보냈으며, 잡지를 통한 소통을 넘어 실제로 만나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이에 점차 소년회 조직은 확산하였고 세계아동예술전람회,
동요 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세상’이라는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지면을 넘어 현실의 장으로까지 뻗어나간 『어린이』의 운동성과 현장성은 잡지를
역동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08
한편 『어린이』는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서 우리의 말과 정신이 깃든 이야기와 노래를 전파했습니다.
특히 아동 문학의 말놀이 기능은 모국어를 체화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어린이들로 하여금
우리말과 글의 특성과 재미를 향유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이는 일제 강점기 시절, 민족 운동의 역할을
멋지게 펼친 것과도 같았습니다.
이처럼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세상을 꿈꾸었고 그것을 잡지와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선생님과 『어린이』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국립한글박물관 <어린이 나라>를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요 한글문화 강좌]
3회차 [기획 전시 연계]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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