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속에 전승되어 온 가요인 ‘민요’는 한글과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전통 음악이다.
'샛'은 이러한 전통 음악 속 한글의 미적 아름다움을 전파하고자 하는 전통음악집단으로, 국립한글박물관 7월
문화행사 '문화가 있는 날'에서 한글이 지닌 멋과 맛을 전달할 예정이다.
‘반갑습니다’를 통해 전통음악집단 샛을 먼저 만나본다.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 여러분. 전통음악집단 샛의 대표 이민형입니다. 샛은 ‘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뜻을 더해주는 접두사인데요. 샛은 ‘전통음악을 짙고 선명하게, 제대로 연주를 해보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전통음악집단 샛 이민형 대표(출처 : 전통음악집단 샛)
이번 공연을 통해 국립한글박물관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결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민속악을 기반으로 하는 연주단이다 보니 민요나 무용 반주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통 타악기 연주자이기도 하지만, 서도소리를 함께 학습하고 있어서 특히 민요에 관심이 많습니다. 민요의 노랫말들을 잘 들여다보면 한글이 지닌 멋과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언어적으로 접근한 민요를 관객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7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위해 새로운 공연을 기획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연인가요?
‘나랏말ᄊᆞᆷ민요’라는 공연입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과정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 상황을 설정했습니다. ‘백성을 사랑했던 세종대왕께서 백성의 노랫소리들을 참고해 한글을 창제하시지 않았을까?’라는 역사적 상상에서 비롯돼 공연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출처 : 전통음악집단 샛)
다양한 곡을 연주하실 계획인데, 그중에서도 첫 곡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첫 무대는 아쟁 연주자 배호영 씨가 직접 작곡한 곡인 ‘세종의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이른 아침 궁궐을 거닐며 하루를 시작하시는 세종대왕의 모습을 표현한 곡인데요. 소금과 대금이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평화로운 아침의 모습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청성곡의 선율이 더해지면서 창작곡이지만 국악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어지는 ‘지영희제 대취타’에서도 세종대왕이 등장한다고 들었습니다.
대취타는 왕이 행차할 때 연주되곤 했기 때문에 왕의 행차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지역마다 다른 소리로 불리었을 민요들을 방방곡곡 다니시면서 들으시지 않았을까?’라는 역사적 상상에 기반해서 만든 곡인데요. 다만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께서 예술적 허용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고, 사회자께서 역사적 사실과 구분해 자세히 안내해 주실 겁니다.
지영희제 대취타는 대취타를 기반으로 민속악적 요소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이찬우 씨의 쭉쭉 뻗는 태평소 소리와 함께 세종대왕의 행차를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출처 : 전통음악집단 샛)
민요 속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경기민요’와 ‘서도민요’ 무대도 준비하셨다고요.
경기민요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인 채수현 씨와 함께 연주할 계획이고, 서도민요는 제가 부를 예정입니다. 민요에는 후렴구가 있는데요. 후렴구들을 살펴보면 음율적으로 좋은 말들이 있습니다. 신고산 타령의 후렴 ‘어러럼마 디여라! 어랑어랑 어허야!’ 또는 개성난봉가 후렴 ‘에루화 좋구 좋다’ 등인데요. 품사로는 감탄사라고 할 수 있는 말들이어서 이런 말들이 민요나 국어사전 속에 갇혀 있지 않고 일상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기분이 엄청 좋다’를 표현할 때, 감탄사 ‘에루화’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렇게 된다면 민요 속 단어들이 생명력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무대인 ‘국문뒷풀이’는 어떤 곡인가요?
‘국문뒷풀이’는 모두 열네 개 연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부터 ‘하’까지 각각의 음절로 시작되는 노랫말을 통하여 한글을 가르칠 때 많이 불렀다고 하는데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채수현 씨가 불러주실 예정입니다. 이 곡은 흔히 들을 수 없는 아주 귀한 곡으로, 국립한글박물관 무대와 매우 잘 어울리는 곡이 될 것 같습니다.
공연을 통해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나랏말ᄊᆞᆷ민요’는 민요의 노랫말에 담긴 순우리말에 대해 살펴보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렉쳐(lecture) 콘서트’입니다. 민요의 노랫말에는 한자도 있지만 주로 각 지역의 입말이 살아 있는 순우리말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글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한글이 지닌 미적 감성’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가짐까지 전달해서 관람객들이 한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처 : 전통음악집단 샛)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올 8월에 개인 독주회 ‘전지적 청자시점; 장단의 품격’을 준비하고 있고, 우리 전통음악집단 샛은 인류무형문화유산 사업 ‘들으며 배우는 콘서트 판소리편’을 준비 중입니다. 9월엔 4개 초등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초등학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국악의 소릿결과 늘 함께하는, 전통음악집단 샛의 짙고 선명한 연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에루화, 좋고 좋다!’, 감사합니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