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호 2023.07.

전체메뉴 닫기
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2022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박정연 어린이

알록달록한 배경 화면 속 왼쪽에 남자 어린이가 앉아서 웃고 있고, 오른쪽 여자 어린이는 책을 보면서 앉아있는 그림이다.

음성안내

나루에게 안녕, 나루야? 나는 정연이라고 해! 나는 얼마 전에 너희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었어. <5번 레인>이라는 책이더라.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굉장히 즐거웠어. 내용도 그렇지만 나도 수영하길 좋아하거든. 읽을 때 공감도 많이 되고 두근두근 거렸어. 너희들의 세계 속에 푹 젖은 느낌이야. 나루야, 너는 한강초의 에이스지? 늘 이기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다가 초희에게 져버렸어. 늘 이기다가 갑자기 져버리니깐 아주 충격이 왔을 거야.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나도 우리 반에선 제일 빨랐는데, 어떤 애가 갑자기 빨라져서 따라잡힐 뻔했어. 근데 한 번 그러니깐 되게 조마조마하더라고. 내 자리가 뺏길 것 같고 모두 다 잃어버릴 것만 같았어. 그래서 다리가 부서져라 팔이 빠져라 헤엄쳤는데, 수영이 재미있지도 않고 힘들어졌어.  그래서 난 1년 동안 수영을 쉬었어. 그랬더니 수영이 다시 하고 싶어지더라고. 그래서 다시 하니깐 더 잘하게 되었어. 그래서 네가 ‘왜 수영을 할까?’라고 생각 했을 때 “조금 쉬고 해봐” 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그렇지만 너는 그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수영하는 걸 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너는 정말 멋있어! 역시 수영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고 좋으니깐 하는 거야! 있잖아 나루야, 너는 선수잖아. 대회도 나가고, 그럼 기분이 어때? 막 긴장되고 무서워? 아님 늘 이기니깐 여유가 있으려나. 나는 완전 긴장 될 것 같아. 기록을 잴 때만 해도 막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그래도 재미는 있어. 빨라졌을 땐 뿌듯하고, 다른 오빠들 보다 빠르면 하늘로 날아갈 거 같아. 사실 내가 수영을 쉬고 나서 선수 반에 들어오라고 초대받았던 적이 있는데, 거절했어. 힘들어 보이고 별로 재미가 없어 보였거든. 그리고 나서 수영장을 옮겼는데 그땐 수영이 너무 좋아졌기도 했고 레벨테스트도 쳐보고, 또 실력도 늘고, 선생님들과 같은 반 오빠들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어. 그래서 ‘대회에 나가볼까?’ 하고 많이 생각했어. 그리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까 더 대회에 나가고 싶고, 후회되더라고. 그래서 대회에 나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어. 나루야! 너는 국가대표가 꿈이라고 했지? 나는 대회에 나가보는 게 꿈이야. 나는 수영할 때 즐거워. 승부욕도 생기고 힘들기도 하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행복하고 락스 냄새는 정다워. 다른 친구들도, 너도 나도,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우리 같은 사람들도 그럴 거야. 그러니 우리 함께 꿈을 향해 달려보자! 2022. 8. 13. (토) 정연이가

나루에게

안녕, 나루야? 나는 정연이라고 해! 나는 얼마 전에 너희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었어. <5번 레인>이라는 책이더라.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굉장히 즐거웠어. 내용도 그렇지만 나도 수영하길 좋아하거든. 읽을 때 공감도 많이 되고 두근두근 거렸어. 너희들의 세계 속에 푹 젖은 느낌이야.

나루야, 너는 한강초의 에이스지? 늘 이기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다가 초희에게 져버렸어. 늘 이기다가 갑자기 져버리니깐 아주 충격이 왔을 거야.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나도 우리 반에선 제일 빨랐는데, 어떤 애가 갑자기 빨라져서 따라잡힐 뻔했어. 근데 한 번 그러니깐 되게 조마조마하더라고. 내 자리가 뺏길 것 같고 모두 다 잃어버릴 것만 같았어. 그래서 다리가 부서져라 팔이 빠져라 헤엄쳤는데, 수영이 재미있지도 않고 힘들어졌어.

그래서 난 1년 동안 수영을 쉬었어. 그랬더니 수영이 다시 하고 싶어지더라고. 그래서 다시 하니깐 더 잘하게 되었어. 그래서 네가 ‘왜 수영을 할까?’라고 생각 했을 때 “조금 쉬고 해봐” 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그렇지만 너는 그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수영하는 걸 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너는 정말 멋있어! 역시 수영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고 좋으니깐 하는 거야!

있잖아 나루야, 너는 선수잖아. 대회도 나가고, 그럼 기분이 어때? 막 긴장되고 무서워? 아님 늘 이기니깐 여유가 있으려나. 나는 완전 긴장 될 것 같아. 기록을 잴 때만 해도 막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그래도 재미는 있어. 빨라졌을 땐 뿌듯하고, 다른 오빠들 보다 빠르면 하늘로 날아갈 거 같아.

사실 내가 수영을 쉬고 나서 선수 반에 들어오라고 초대받았던 적이 있는데, 거절했어. 힘들어 보이고 별로 재미가 없어 보였거든. 그리고 나서 수영장을 옮겼는데 그땐 수영이 너무 좋아졌기도 했고 레벨테스트도 쳐보고, 또 실력도 늘고, 선생님들과 같은 반 오빠들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어. 그래서 ‘대회에 나가볼까?’ 하고 많이 생각했어. 그리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까 더 대회에 나가고 싶고, 후회되더라고. 그래서 대회에 나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어.

나루야! 너는 국가대표가 꿈이라고 했지? 나는 대회에 나가보는 게 꿈이야. 나는 수영할 때 즐거워. 승부욕도 생기고 힘들기도 하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행복하고 락스 냄새는 정다워. 다른 친구들도, 너도 나도,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우리 같은 사람들도 그럴 거야. 그러니 우리 함께 꿈을 향해 달려보자!

2022. 8. 13. (토)
정연이가

2022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류지민 어린이

알록달록한 배경 화면 속 왼쪽에 남자 어린이가 앉아서 웃고 있고, 오른쪽 여자 어린이는 책을 보면서 앉아있는 그림이다.

음성안내

5번 레인에 서 있는 수영부 에이스, 강나루에게 안녕? 난 너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듣게 된, 너를 존경스러워하게 된 어느 학생이야. 너는 어디까지나…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신기한 아이야!! 너는 네가 평범한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너는 진실하고 수영을 잘하고 친화력까지 모두 갖췄잖아. 그래서 난 네가 참 부러웠는걸? 특히, 너의 열정! 너의 수영에 대한 열정은 여름같이 활활 불타올랐지. 이젠 갑자기 궁금증이 생길 거야. ‘내 열정은 여름 햇살 같은데, 왜 초희를 이기지 못해서 5번 레인에 섰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너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 그거야! 즐기지 못하고, 승리에만 몰두해서 몸도 덩달아 따라가기 버거웠을걸? 나루야, 대회는 오로지 1등만 빛나는 것 같지!! 그런데 그건 착각이야… 대회에서 2등, 3등, 4등… 같은 다른 선수가 없었더라면 1등은 없었지 않을까? 그러니, 2등이건, 4등이건 다 빛난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 6학년?? 아직 기회는 많~잖아~! 그리고 네 곁에는 항상 힘이 되어주는 비타민 같은 친구들과 든든한 조언가인 감독님이 있으시잖아. 다들 저마다의 빛을 가진 소중한 아이야. 그리고… 내가 너를 가장 본받고 싶어졌던 부분은 참 많아. 하지만 한 가지만 뽑자면, 너의 ‘진실’. 나는 항상 나의 잘못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할 때가 많아. 하지만 너는 나와 많이 달라. 진실을 밝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이 안 오는 아이, 모두의 앞에서 사실을 털어놓은 진실한 아이. 그렇게 너는 ‘초희 수영복 사건’을 훈훈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 너는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2위라는 자리에 도달했어. 수영은 곧, 자신과의 싸움. 넌 너 자신을 이겨낸 거라고! 나는 너희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아.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햇살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물속을 날아다니는 너희. 그리고 너 자신의 몸의 한계, 마음의 한계를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해가는 네 모습. 인어같이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나가는 미래의 수영 선수들. 이 아름다운 순간, 순간을 너를 통해 다시 한 번 보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던 독서, 2시간. 다시 너의 기록을 깨며, 옆 레인 상대를 이겨내야 하는 너희들을 응원하며, 이만 편지를 마쳐보도록 할게. 너의 여름 이야기, 즐거웠어!! 그럼 안녕~~! 2022. 8. 4. (목) 네 이야기가 즐거운 한 학생

5번 레인에 서 있는 수영부 에이스, 강나루에게

안녕? 난 너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듣게 된, 너를 존경스러워하게 된 어느 학생이야. 너는 어디까지나…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신기한 아이야!! 너는 네가 평범한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너는 진실하고 수영을 잘하고 친화력까지 모두 갖췄잖아. 그래서 난 네가 참 부러웠는걸? 특히, 너의 열정! 너의 수영에 대한 열정은 여름같이 활활 불타올랐지. 이젠 갑자기 궁금증이 생길 거야. ‘내 열정은 여름 햇살 같은데, 왜 초희를 이기지 못해서 5번 레인에 섰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너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 그거야! 즐기지 못하고, 승리에만 몰두해서 몸도 덩달아 따라가기 버거웠을걸? 나루야, 대회는 오로지 1등만 빛나는 것 같지!! 그런데 그건 착각이야… 대회에서 2등, 3등, 4등… 같은 다른 선수가 없었더라면 1등은 없었지 않을까? 그러니, 2등이건, 4등이건 다 빛난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 6학년?? 아직 기회는 많~잖아~! 그리고 네 곁에는 항상 힘이 되어주는 비타민 같은 친구들과 든든한 조언가인 감독님이 있으시잖아. 다들 저마다의 빛을 가진 소중한 아이야.

그리고… 내가 너를 가장 본받고 싶어졌던 부분은 참 많아. 하지만 한 가지만 뽑자면, 너의 ‘진실’. 나는 항상 나의 잘못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할 때가 많아. 하지만 너는 나와 많이 달라. 진실을 밝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이 안 오는 아이, 모두의 앞에서 사실을 털어놓은 진실한 아이. 그렇게 너는 ‘초희 수영복 사건’을 훈훈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 너는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2위라는 자리에 도달했어. 수영은 곧, 자신과의 싸움. 넌 너 자신을 이겨낸 거라고!

나는 너희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아.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햇살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물속을 날아다니는 너희. 그리고 너 자신의 몸의 한계, 마음의 한계를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해가는 네 모습. 인어같이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나가는 미래의 수영 선수들.

이 아름다운 순간, 순간을 너를 통해 다시 한 번 보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던 독서, 2시간. 다시 너의 기록을 깨며, 옆 레인 상대를 이겨내야 하는 너희들을 응원하며, 이만 편지를 마쳐보도록 할게. 너의 여름 이야기, 즐거웠어!! 그럼 안녕~~!

2022. 8. 4. (목)
네 이야기가 즐거운 한 학생

『5번 레인』

도서 『5번 레인』의 표지. 하늘색 배경 안에 흰색과 주황색 구름의 형상이 있고, 수영복을 입은 한 여자가 레인 안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그림이다. 열세 살 수영부 아이들의 꿈과 사랑이 그려진, 반짝이는 물빛을 띠는 동화

강나루, 열세 살, 주 종목은 자유형.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척척 따내는, 명실상부한 한강초 수영부의 에이스다. 라이벌 김초희의 등장으로 ‘2등’을 상징하는 ‘5번 레인’이라는 자리에 서게 되고부터, 나루의 마음속엔 의심과 불안, 걱정과 고민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게다가 수영을 왜 하는지 생각해 보라는 코치님의 말은 알쏭달쏭하기만 한데. 이렇게 어지러운 마음으로 올여름 전국 수영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까?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세 살 수영부 아이들의 고락을 그린 『5번 레인』은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에서 드문 스포츠물이라는 점, 그 수영이라는 소재로 ‘몸과 마음의 성장’이라는 주제 의식을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은 심사위원 전원이 특히 한목소리로 찬사를 보낸 지점이었다.

수영에 대한 자신감과 야망을 숨기지 않고 제 마음속 어둠까지도 독자에게 가감 없이 내비치는 주인공 나루는 전에 없이 입체적인 인물상이다. 이처럼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 아동을 만나 볼 수 있게 한다는 데서 이 작품의 의의와 성취를 또 한 번 발견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의 연애를 진지한 시선으로 균형감 있게 다루는 작가의 솜씨 또한 탁월하다. 아무도 없는 학교 수영장의 투명한 물이나 무더운 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맑게 그려진 첫사랑의 순간들은 읽는 이마저 설레게 한다.

“초등학생 시절 반드시 경험했으면 하는 멋진 이야기들의 종합 선물 세트”라는 심사평은 그러므로 정확하다. 열세 살 아이들의 고민과 선택, 좌절과 성장, 그리고 우정과 사랑이 고루 담긴 이 반짝이는 물빛을 띤 동화는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출처 : 출판사 문학동네 『5번 레인』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