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엔 우리가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별(항성)과 행성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빛의 속도로 몇십 년 가야 하는 먼 거리에 한글 이름으로 된 별과 행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한글 이모저모 8월호에서는 한글 이름을 갖게 된 행성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고등학생들이 지어준 이름, ‘마루’와 ‘아라’
지난 6월 머나먼 우주에서 한글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외계행성계에 있는 별과 행성에 한글 이름이 붙은 것인데요.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천문연맹(IAU)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 결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측 대상인 별 ‘WD 0806-661’과 외계행성 ‘WD 0806-661 b’의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마루’와 ‘아라’가 각각 선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 ‘마루’와 ‘아라’의 그래픽 사진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마루’와 ‘아라’는 지구로부터 약 63광년(1광년=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약 9조 4,600억㎞) 떨어진 ‘WD 외계행성계’에 위치한, 남쪽 하늘 별자리인 날치자리에 있습니다. ‘마루’는 태양 질량의 약 0.6배이며, ‘마루’ 주위를 도는 ‘아라’는 목성보다 약 8배 무겁다고 하는데요. 둘의 거리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평균 거리보다 약 2,500배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 국제천문연맹에서 최종 선정한 ‘마루’와 ‘아라’ 포스터 번역본 사진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문연맹은 지난해 10월 ‘마루’와 ‘아라’의 이름을 짓는 공모전을 개최했는데요. 전 세계에서 총 91개국이 참가해 603개의 이름이 제안됐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글로 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두 이름을 제안한 이들은 바로 고등학생들이라고 합니다. 서울 동덕여고 재학생인 이지우, 김수민, 김도연 학생은 “항성과 외계행성 이름으로 하늘이 연상되는 단어인 ‘마루’와 바다가 연상되는 단어인 ‘아라’로 지어, 천문학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2022년 11월 열린 ‘외계행성 이름 짓기 국내 공모전’ 참가자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한글 이름을 가진 첫 외계행성은 ‘백두’와 ‘한라’
‘마루’와 ‘아라’보다 먼저 한글로 이름 지어진 별과 외계행성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2019년 명명된 별 ‘백두’와 행성 ‘한라’입니다. 당시 국제천문연맹은 창립 100돌을 맞아 ‘외계행성 이름 짓기 캠페인’을 개최했는데요. 2015년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대의 망원경으로 발견된 별 ‘8 UMi’와 행성 ‘8 UMi b’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8 UMi’ 외계행성계는 태양으로부터 약 520광년 떨어져 있는데요. 태양보다 1.8배 무거우면서 약 56배 밝은 별 ‘백두’와, 그 주위를 도는 가스 행성 ‘한라’는 북극성이 포함된 작은곰자리에 위치하며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백두’와 ‘한라’의 이름을 제안한 경찰관 채중석 씨는 “별 이름 ‘백두’와 외계행성의 이름인 ‘한라’는 북쪽의 백두산과 남쪽의 한라산에서 착안해, 평화통일과 우리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습니다.
한글 이모저모 8월호에서는 한글 이름을 가진 별과 외계행성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백두’와 ‘한라’, ‘마루’와 ‘아라’를 이어 한글 이름을 갖게 될 행성은 무엇일지 기대됩니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