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23호 2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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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강 앞에 노란 잎이 무성한 나무 두 그루가 있고, 그 앞엔 의자가 놓여있다. 의자 위엔 책을 들고 있는 어머니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있는 그림이 있다. 앞쪽엔 빨간 잎의 나무 두 그루가 그려져 있는데, 왼쪽 나무엔 한 여성이 나무에 등을 기대고 책을 읽고, 그 앞에 강아지가 그 여성을 보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글공감 찬 바람 부는 늦가을,
한글 시집 어때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는 늦가을, 밖에 나가기가 더 귀찮아지는데요.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에 심신이 지친 요즘, 우리의 감수성을 일깨워 줄 시 한 편 집에서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한글공감 11월호에서 늦가을을 맞아 구독자 여러분께 한글 시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박목월·조지훈·박두진 시인의 『청록집』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시집은 1946년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세 시인이 공저한 시집 『청록집』입니다. 『청록집』은 박목월 시인의 시 「청노루」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는데요. 세 시인은 이 시집을 계기로 ‘청록파’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청록집』엔 박목월 시인의 「임」, 「윤사월」, 「청노루」, 「나그네」 등 15편, 조지훈 시인의 「고풍의상」, 「승무」, 「완화삼」 등 12편, 박두진 시인의 「묘지송」, 「도봉」, 「설악부」 등 12편으로 모두 39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박목월·주지훈·박두진 시인의 『청록집』 원본 표지 사진이다. 오래돼 보이는 낡은 책 표지 가운데에 한자로 ‘청록집’이라 크게 쓰여있다.

박목월·주지훈·박두진 시인의 『청록집』 원본 중 조지훈 시인의 「승무」 내용 사진이다. 왼쪽 페이지엔 조지훈 시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엔 시 내용이 들어가 있다.

광복 이전과 이후를 연결하는 시집인 『청록집』은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들이 주로 담겨있지만, 그 속에 담긴 시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문자와 언어의 사용이 탄압받던 상황에서 우리말을 갈고 닦아 만든 시들이라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는데요. 그 시대상을 담은 『청록집』의 원본을 국립한글박물관과 디지털한글박물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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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다음 소개해 드릴 시집은 김소월 시인의 시집 『진달래꽃』입니다. 김소월 시인은 1922년 노래와 함께 현대 대중들에게 더 유명해진 시 「진달래꽃」을 발표하고, 이후 「산유화」, 「초혼」, 「못 잊어」, 「엄마야 누나야」 등 127편의 시를 모아 1925년에 시집 『진달래꽃』을 출간했는데요. 『진달래꽃』은 김소월 시인이 생전에 간행한 유일한 시집입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표지 사진이다. 오래돼 보이는 낡은 책 표지 오른쪽엔 초록빛의 호리병, 흰색 병, 나무 등이 그려져 있고, 왼쪽엔 ‘진달래꽃’과 한문이 적혀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중 「진달래꽃」 내용 사진이다. 낡은 책 양쪽 페이지에 「진달래꽃」의 내용이 적혀있다.

민요 시인으로 등단한 김소월 시인은 일제강점기에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의 정서를 여성적 정조로 표출하였다는 점에서 후대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근대 시에 많은 영향을 끼친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디지털한글박물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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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선집 『풀꽃』

현대에도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글 시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시집은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의 시선집 『풀꽃』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딱 24글자로 이뤄진 시 「풀꽃」은 현대에 가장 사랑받는 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시선집 『풀꽃』엔 「풀꽃」을 포함해 「멀리서 빈다」, 「사는 법」, 「꽃 피는 전화」 등 총 107편의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선집 『풀꽃』 표지 사진이다. 노란색 표지에 풀과 파란색 꽃이 그려져 있다. ▲ 나태주 시인의 대표 시선집 『풀꽃』 (사진 출처 : 알라딘 누리집)

나태주 시인은 시뿐만 아니라 한글을 사랑하기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시인은 지난 2월, 한박웃음 <반갑습니다>를 통해 ‘시를 쓸 때 소재는 감정이고 도구는 언어인데 우리나라의 시인이 시를 쓸 때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고 어떤 말을 사용하는가’라며 시를 쓸 때 한글과 순우리말만을 지향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갑습니다 바로가기

한글 공감 11월호에서는 늦가을을 맞아 감수성을 일깨워 줄 한글 시집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다가오는 휴일,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시 한 편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