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2023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으뜸상)
이서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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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같은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선 인재 발굴가 세종대왕님께
세종대왕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서아라고 해요.
저는 책을 휘리릭 넘기며 관심이 가는 책을 선택하는데 권장도서 칸에 있는 “세종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 책을 휘리릭 넘기다 세종대왕님과 장영실 얘기가 나와 둘의 관계가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겨 책을 읽게 되었어요.
책을 읽다 보니 세종대왕님이 너무 멋진 것 같았어요. 지금 우리 사회의 사람들은 겉모습이 화려하고, 멋진 사람에 대해 호감을 보이고 허름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싶어 하지 않아 하며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만, 겉모습이 멋진 사람은 겉만 멋지고 속은 반대일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나 세종대왕님은 그런 사람들과 달리 장영실같이 천한 신분의 사람도 재능이 있으면 차별하지 않고, 지지해 주고 관직까지 주게 하려는 세종대왕님의 행동이 제 마음을 뜨겁게 달구웠어요. 왜냐하면 천한 신분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못 펼치고 있는 인재들을 직접 찾아내는 게 너무 대단해 보였고, 조선시대에는 지위가 다른 사람끼린 눈도 마주치기 힘들었다고 하는데 천민에게도 기회를 주고, 눈을 마주치고 소통한 세종대왕님의 행동은 숨겨져 있던, 덮여져 있던 인재들에겐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져 젖은 옷과 몸을 말리는 따스한 태양과 바람같이 느껴졌을 거라고 전 믿어요.
또, 왕과 신하가 함께 학문과 정치에 대해 토론하게 하신 게 인상 깊었어요. 왜냐하면 임금이 가진 권력으로 자기 뜻대로 하기 마련인데, 신하들의 의견도 듣고 반대하는 신하는 끊임없이 설득하고 의논하는 모습이 훌륭해 보였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세종대왕님은 백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정말 국민을 위해 한 몸 사리지 않고 바쳐 글을 읽지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우리글, 바로 이 한글을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기며 줄임말, 외래어를 쓰지 않도록 할게요. 한 시대를 이끌어나간 세종대왕님의 용기와 포용력으로 저의 마음에 하늘을 물들이는 무지개처럼 다채롭게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물창고의 인물 시리즈 ‘역사를 바꾼 인물들’에서는 백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성군 세종의 일생과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 ‘한글’이 탄생한 배경을 어린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세종 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를 펴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간결한 호흡과 풍성한 이야기로 세종대왕의 일생을 풀어낸 이 책은 세종대왕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만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세종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는 책벌레 세자 이도가 우리 역사 최고의 임금인 세종대왕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쉽고 재미있게 짚어 주는 책이다. 아이들은 백성을 향한 사랑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으며 살다 간 세종대왕의 일생을 마주하면서 한글과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과 함께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을 새록새록 배워 나갈 것이다. 더불어 인물 정보가 담긴 부록 ‘역사 인물 돋보기’에서는 세종의 여러 치세를 살펴보는 한편, 훈민정음의 우수성과 세종을 도와 조선 초의 기틀을 다진 인물들을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세종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우리 역사의 위대한 지도자이자 발명가였던 세종대왕의 발자취를 되밟아 보기를 바란다.
출처 : 보물창고 『세종대왕, 세계 최고의 문자를 발명하다』 서평 중 발췌
2023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으뜸상)
김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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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에게
안녕 하늬야! 나는 네가 나온 「몬스터 차일드」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
그래서 너에게 이 편지를 쓰게 됐지.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가 뭔지 알아? 바로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이기 때문이야. 너무 많이 읽으면 질리고 감정이 잘 안 들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새로운 부분에서 재미있고 새로운 부분에서 눈물이 나더라? 신기하지?
그런데 계속 읽으면서도 계속 드는 생각이 있었어. ‘너무 멋있다.’ 읽을 때마다 이 생각이 들더라? 물론 처음부터 멋있었던 건 아니었어. 처음에는 네가 너무 의아했었어. 또 다른 내면을 싫어하는 게 이해가 잘 안됐어. 그런데 이렇게 너를 싫어하게 만든 게 바로 사회에 있는 어른들 때문이라는 것에 너무나도 짜증이 나더라? 그냥 내면이 드러나는 건인데 그것을 괴물, 바이러스라는 이상한 명칭으로 부르는 사람들을 보며 화가 났었어.
너는 너의 내면을 숨기고 싶어 했잖아? 이 점이 나랑 닮은 것 같아. 나는 좀 다른 방식으로 은근슬쩍 내 내면을 미워하고 방치했어. 외면이라는 나무는 소중히 키우며 다듬고 보살폈지만, 내면이라는 나무는 내 머릿속 기억에서 없어진 지 오래였지. 외면에겐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며 점점 성장했지만 내면은 그대로였지. 언젠가 엄마한테 지적받은 적은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고. 그래도 너의 이야기를 좀 읽다 보니 마음이 슬슬 바뀌며 조금씩 신경 쓰고 있어. 다행이지?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 중 다음으로 가장 중요시했던 인물이 바로 소장님과 연우였어. 그 이유는 누구보다 네가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해. 너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존재랄까? 소장님을 만나고 나서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너의 모습이 신기했어. 그렇게 계속 닫혀있을 것만 같았던 마음이 열렸을 때 네 기분이 어땠을지도 궁금하다.
내가 너에게 가장 푹 빠지게 된 장면이 있어. 바로바로 경찰서에 가게 된 소장님, 연우, 승아를 구하러 가는 장면이야. 너의 내면을 가장 감추고 싶어 했던 엄마에게서 벗어나 연우를 구하러 가는 모습이 나의 감정을 가장 끌어 올린 장면이었어. 멋지게 구출하는 게 멋있었지만 좀 안쓰럽더라? 도대체 잘못한 것도 없는 소장님이 죄를 뒤집어쓰고 조사당해야 하는 게 이해가 안 됐어.
인간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구나. 이런 사회가 이상하게 느껴졌어. ‘나는 꼭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까지 했다? 정말 신기했어. 그냥 재미로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정말 많은 교훈과 생각을 얻어가게 됐으니까 말이야.
그럼 이제 마지막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 내가 너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지막 이야기는 바로 건우야. 너를 가장 싫어하던 건우가 중학생들에게 괴롭힘 당한다는 걸 알게 된 네가 도와주는 게 정말 너무너무 멋졌어. “신고할 테면 해 보라지! 우린 잘못한 것 없어.” 이 말이 정말 멋있었어. 세상을 향한 나쁜 시선을 다 물리치는 힘이 들어있었다고 느꼈어. 마지막에 “난 오하늬. 몬스터 차일드야.”하고 너를 당당하게 내보이는 것도 정말 인상 깊었어.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가져도 나를 싫어하던 친구를 도와줄 마음을 먹는 게 얼마나 힘들지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대충 예상은 돼.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걸. 나도 용기를 내 보아야겠어. 싫어하는 친구도, 그냥 같은 반 친구도 힘든 상황에 내가 나타나면 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럼 여기서 편지를 마치려고 해. 솔직히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손이 너~무 아파서 말이야~ 그럼 내 편지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너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한 독자가
뮤턴트 캔서로스 신드롬(Mutant Can S), 우리말로 돌연변이 종양 증후군. 하지만 사람들은 이 병을 몬스터 차일드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을 ‘괴물’로 만드는 병이라고. MCS 환자인 하늬와 가족들은 하늬의 병을 숨긴 채 조용한 마을로 이사한다. 평범한 아이가 되는 것이 소원인 하늬는 그곳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는 돌연변이 연우를 만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농장이 정체 모를 괴물의 습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연우를 향한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몬스터 차일드들의 도약이 시작된다.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몬스터 차일드』는 가상의 질병 ‘몬스터 차일드 증후군’을 소재로 삼은 흥미진진한 판타지다. 불시에 털북숭이로 변하는 아이들이 사회적 문제이자 위험으로 취급되는 사회. 자기 정체를 숨기며 살아온 하늬는 일곱 번째로 전학한 학교에서 돌연변이 연우를 만나 처음으로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런데 마을이 정체 모를 괴물의 습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적대적인 시선이 돌연변이들을 향한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 ‘나’와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는 몬스터 차일드들의 모험, 연대와 성장은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또한 ‘보통’이나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압받는 약자들의 모습과 겹쳐지며, 오늘을 돌아보고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만든다. 장르물의 매력과 동화의 미덕,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루 갖추고 있다.
출처 : 사계절 『몬스터 차일드』 서평 중 발췌
2023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으뜸상)
주연우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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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우두머리 수탉에게
우두머리 수탉아, 안녕? 이 편지는 너에게 보내는 초대장이야.
파티 초대장은 아니니 비싼 옷은 준비하지 마. 이건 우두머리 청문회 초대장이고, 주인공은 우두머리인 바로 너야. 네가 헛간의 우두머리잖아? 그래서 내가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잎싹이 처음에는 자신이 폐계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어. 그런데도 헛간으로 들이지 않았잖아. 너 혹시 잎싹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거 아니니? 또 잎싹은 목에 있는 털도 다 뜯겼었잖아. 내가 만약 너처럼 리더였다면 잎싹을 더 받아줬을 것 같아. 잎싹이 들어오면 식구들도 느니까 더 재미있을 것 같고, 잎싹은 족제비도 피할 수 있어서 너도 좋고 잎싹도 좋을 텐데 안 들인 이유가 궁금해.
아! 또 궁금한 게 있어. 나그네인 청둥오리도 들였잖아. 잎싹이 폐계라는 이유만으로 헛간에 안 들인 게 나는 이해되지 않아. 잎싹이 폐계만 아니라면 헛간에 들였을 거니? 네가 있던 헛간의 공간은 사실 자리가 꽉 차지 않았었어. 그림으로 봐도 널널했어. 더불어, 그곳은 음식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데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나지도 않을 건데 왜 잎싹을 들이지 않았니?
나는 너의 행동을 보고, 리더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 내 생각만으로 너를 다 판단하기엔 나의 선입견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네게 직접 리더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어. 나 혼자 궁금한 점을 이렇게 편지로만 쓰니 답답한 마음이야. 그래서 네게 청문회 초대장을 보내는 거야. 꼭 수락해 주길 바라.
2023년 9월 2일 토요일 10시 OO도서관 1층 어린이 열람실 청문회장에서 보자.
2023년 8월 8일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리는 청문회 주최자가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이 자기와 다르게 생긴 아기 오리를 지극한 사랑으로 키운 뒤, 홀로 설 수 있도록 보내 주고 제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어주기까지의 삶과 죽음,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소망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아름답게 그린 장편동화이다.
이 작품에는 암탉 잎싹만큼이나 풍부한 개성과 다양한 삶의 유형을 가진 동물들이 등장한다. 양계장에 갇혀 배부르게 먹고 품지도 못할 알을 낳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난용종 암탉, 마당에서 수탉과 병아리와 함께 만족스럽게 살면서 혹시라도 누가 끼어들어 그 생활을 흐트러뜨리지 않나 전전긍긍하는 관상용 암탉, 한쪽 날개를 다쳤지만 자신의 본성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나그네 청둥오리,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수탉, 자신의 본성을 망각하고 안락한 삶에 안주하는 집오리떼, 기회주의자의 전형인 문지기 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주인공 잎싹이 소망을 굳게 간직하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과 독특하고 개성적인 등장인물의 다양한 삶을 통해 오늘의 어린이들로 하여금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다소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박진감 넘치는 탄탄한 구성과 풍부한 상징성, 독특한 등장인물의 창조, 산뜻하고 감성적인 문체 등 고도의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작품의 깊이는 물론 진한 감동과 문학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출처 : 사계절 『마당을 나온 암탉』 서평 중 발췌